인하우스 디자이너의 고민

인하우스 디자이너 선택. 후회하시나요?

2023.10.07 | 조회 1.4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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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아주작은 습관

 

회사가 이전했습니다. 

공장들이 모여있는 도시 한가운데로요.

이제 정말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이너로 직종을 변경한 후

제조사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취업을 했습니다.

노트북을 들고 멋지게 디자이너라는 명함을 가지고 회사 생활을 꿈꿨는데

쿵쾅쿵쾅 기계음에 맞춰 공장의 시그니처 컬러인

노란색 선을 따라 초록색 계단을 매일같이 오르게 되었죠.

 

첫 입사 후 계단을 한 칸 한 칸 오르며 했던 생각은 

'난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거지'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이게 최선인가 하고요. 현실을 부정했습니다. 

 

처음 디자인을 배우고 어떤 디자인을 하고 싶은지 정하지 못했어요.

대안은 '여러 가지 일을 해본 후 그 일 속에서 하고 싶은 디자인을 찾자'였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하게 되면 다양한 일을 경험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주위에서 많이들 말리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면접 본 디자인 에이전시에서도

디자이너 길을 선택했다면 그런 곳은 가지 말라더군요.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요. 이때는 잘 몰랐지만 이젠 무슨 의미였는지 알 것같습니다. 

여러 의견들을 들어보며 고민 후 저는 결국 지금의 회사를 선택하게 됩니다.  

 

디자이너인데

택배도 싸고 CS도 해요.

디자이너라며 허리 꼿꼿이 세우고 자존심 부리며 일하기엔

처음 해보는 일이 많았습니다.

모르는 일들이 많았기에 겸손 또 겸손이 필요했죠. 

디자이너이지만 제품 택배도 싸고 CS 업무도 함께 했습니다.

실제로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근무하시는 분들의 흔한 고충인 것 같습니다. 조직이 작고 디자이너가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겨 디자인 작업 외에 부수적인 일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죠. 그럼 나는 왜 여기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들로 휩싸이기 시작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구요. 

 

회사에서 하는게 없다..

걱정과 고민이 가득한 나날들

디자인 업무보다는 부수적인 일들을 더 많이 했다고 생각했고

'물경력'이라는 단어가 제 머릿속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디자이너로 입사했지만 디자인 작업물을 많이 만들어 내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스스로에게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안 할 수가 없었어요.

 

주위에선 얼른 포폴만들고 다른곳으로 가보라고했지만 

포폴에 넣을만한 일을 한게 없습니다. 답답한 마음은 혼자서만 감당해야했죠.

그렇다고 발만 동동 굴리고 있기엔 달라지는 것이 없었습니다.

스트레스도 받았고요.

 

직무를 재정의 하다.

현재 상황을 다르게 정의해 보기로 했습니다.

'나는 디자이너야' 라는 생각에서 시야를 조금 넓게 보고 정의를 내려보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에서 디자이너가 할 수있는 일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디테일이라는 단어를 많이 들어왔습니다.

브랜드에선 디테일은 어떻게 만들어질까라는 궁금증이 이어서 생기더라고요.

여느때와 같이 고객들에게 전달할 택배를 싸다 문득 이런생각을 했습니다.

'가장 사소하고 작은 부분을 섬세하게 신경 썼을 때 디테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고객들이 상품을 주문하고 박스의 모습을 보았을때 그 순간도 고객들은 브랜드를 경험하고 있는 거야. 

그렇다면 택배를 싸고있는 나는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하는 사람이지않을까?

이런 생각으로 택배박스를 포장하니 박스테이프 뜯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고 속도감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그 이후로 전 이곳에서 브랜드 경험을 디자인 하는 사람이다라고 정의를 내리며

업무에 임했습니다. 

늘 해오던 CS 업무 또한 고객과 최전방에서 소통할 수 있는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이 공장, 이 회사에서 고객과 가장 많이 소통하는 사람은 저 뿐이더라구요? 이게 얼마나 중요한 일이야? 라고 최면을 걸며 일을했어요. 

이렇게 CS를 하며 수집된 고객들의 문제와 제품들을 살펴보며 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죠. 그럼 팀장님이 제품에대해 설명을 해주시고 제품에 대해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제품을 제대로 알아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는데요. 고객 응대는 물론 상세페이지 디자인 기획도 가능해지죠. 제품에 대해 공부가 되니 나중엔 신제품 디자인 개발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되며,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진심을다해 CS 업무를 하니 고객들의 컴플레인 패턴이 파악되기 시작했습니다.심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응대법을 고민해 보기도하고 응대 매뉴얼을 만들어 내부 직원들에게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신기하게 컴플레인도 줄어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결론적으로 현재상황을 받아들이니 직무를 재정의 할 수있었던 것같습니다. 

'난 디자이너로 들어왔는데?' 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고 디자인에만 종속되버리면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고 배울 수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되었어요.

 

회사 업무로 인해 고민이 많은 나날을 보내고 계시다면 생각 전환 겸 현재 위치를 재정의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폭포수처럼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올 수 있거든요. 

분명 여러분의 스토리는 많은 작업물보다 바꿀 수없는 가치있는 

스토리가 될거예요. 

 

저도 그렇게 믿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합니다

모두 화이팅 ! 

 

 

 

 

 

by. 정비단의 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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