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중독이 당신의 뇌를 바보로 만들고 있다

편리함과 바꾼 대가: 사라져 가는 인간의 사고력

2025.08.28 | 조회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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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해 보이는 것들에, 다른 시선을 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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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일어나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당신.


ChatGPT에게 업무 이메일 초안을 요청하고,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오늘의 일정을 묻고, AI가 추천해주는 뉴스만 읽는다. 점심시간에는 AI가 생성한 요약본으로 책의 핵심을 파악하고, 퇴근길에는 AI가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듣는다. 편리하고 효율적인 하루지만, 과연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 것일까?

최근 MIT 연구진이 발표한 충격적인 연구 결과는 우리가 막연히 느끼고 있던 불안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AI 도구에 과도하게 의존할수록 우리의 뇌 활동이 현저히 줄어들고, 기억력과 창의성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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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적 부채'라는 새로운 재앙

MIT 미디어랩의 나탈리야 코스미나 교수팀이 수행한 '당신의 뇌와 ChatGPT' 연구는 AI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연구진은 EEG를 통해 32개 뇌 영역의 활동을 기록한 결과, ChatGPT를 사용한 그룹이 가장 낮은 뇌 활동을 보였고, "신경학적, 언어학적, 행동학적 수준에서 일관되게 저조한 성과"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ChatGPT를 사용해 에세이를 작성하면 "인지적 부채"가 축적되고 "학습 능력의 감소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인지적 부채란 우리가 AI에게 사고 과정을 아웃소싱하면서 발생하는 정신적 능력의 감퇴를 의미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ChatGPT를 사용한 참가자들은 뇌 연결성이 약화되었고, 장기 기억 형성에도 문제가 생겼다. 마치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위축되듯, 뇌도 사용하지 않으면 그 기능을 잃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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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일수록 더 심각한 위험

스위스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거리치 교수가 올해 1월 발표한 연구는 더욱 우려스러운 현실을 보여준다. AI 도구 사용 빈도와 비판적 사고 능력 사이에는 유의미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으며, 젊은 참가자들은 나이 든 참가자들에 비해 AI 도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비판적 사고 점수가 낮았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다.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젊은 세대가 오히려 AI의 덫에 더 깊이 빠져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본 경험이 부족하고,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 기회를 AI에게 넘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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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외주화가 가져온 재앙

"구글링하면 되는데 왜 외워야 해?"라는 말은 이제 일상적인 변명이 되었다. 하지만 인지과학자들은 이러한 태도가 얼마나 위험한지 경고해왔다. AI 도구의 편리함으로 인해 개인들이 기억과 문제 해결 과업을 기술에 전가하는 '인지적 오프로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억은 단순한 정보 저장소가 아니다. 기억들 사이의 연결과 패턴 인식이야말로 창의성과 통찰력의 원천이다. 스티브 잡스가 "창의성은 단지 사물들을 연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듯, 우리 뇌 속에 축적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이 새로운 아이디어의 토양이 된다.

하지만 AI에 의존하는 현대인들은 이러한 토양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전화번호를 외우지 않고, 길을 기억하지 않으며, 심지어 자신의 생각까지도 AI에게 대신 정리해달라고 요청한다. 그 결과는 명백하다. 독립적 사고 능력의 퇴화다.

논리력 실종 시대의 도래

더욱 심각한 문제는 논리적 사고력의 약화다. "AI를 사용해 이메일 응답을 생성하거나, 대신 질문에 답하게 하거나,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제공받는 것은 근본적으로 당신이 그러한 작업을 생각하고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변화시킨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논리력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마치 온도계의 수은처럼 서서히, 그러나 확실히 떨어진다. 처음에는 복잡한 수학 문제를 AI에게 맡긴다. 그 다음에는 간단한 계산도 귀찮아한다. 결국에는 "2+2=4"라는 기본적인 연산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실제로 많은 직장인들이 이미 이러한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머릿속으로 척척 해내던 업무 계산을 이제는 엑셀이나 계산기 없이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프레젠테이션 자료의 논리적 구조를 짜는 것조차 AI 템플릿에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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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의 종말, 복제 인간의 탄생

가장 무서운 것은 창의성의 획일화다. 수백만 명이 같은 ChatGPT를 사용해 비슷한 프롬프트를 입력한다면, 그 결과물들은 어떨까? 겉보기에는 다르지만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사고 패턴을 보이는 '복제 인간'들이 양산될 위험이 크다.

MIT 연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각 그룹 내에서 개체명 인식(NER), n-그램, 주제 온톨로지 등에서 일관된 동질성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즉, AI를 사용한 참가자들의 글은 서로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는 뜻이다.

이는 교육계에도 심각한 시사점을 던진다. 학생들이 AI로 과제를 수행하면 표면적으로는 다양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알고리즘이 생성한 변형들에 불과할 수 있다. 진정한 개성과 독창성은 사라지고, AI의 편향과 한계가 그대로 인간에게 전이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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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가소성을 역이용당하는 인류

인간의 뇌는 놀라운 가소성(plasticity)을 갖고 있다. 환경에 따라 신경 연결이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이 특성은 인류가 진화할 수 있게 해준 축복이었다. 하지만 이제 이 축복이 저주가 되고 있다.

MIT 연구에 따르면 AI 지원을 받아 에세이를 시작한 학생들의 뇌 연결성과 장기 기억 형성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우리의 뇌는 AI 사용 패턴에 맞춰 자신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복잡한 사고는 필요 없고, 깊은 기억도 불필요하며, 창의적 연결도 AI가 대신해주니까 굳이 발달시킬 이유가 없다고 뇌가 판단하는 것이다.

신경과학자들은 이를 "사용하지 않으면 잃는다(Use it or lose it)" 원칙으로 설명한다. 뇌의 특정 영역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해당 기능이 퇴화한다는 것이다. AI 시대의 우리는 이 원칙의 무서운 실험 대상이 되고 있다.

디지털 치매의 전염병

이미 '디지털 치매'라는 용어가 일상화되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연락처 없이는 가족의 전화번호도 모르고, GPS 없이는 집 근처 길도 헤매는 현대인들. 이들은 아직 젊지만 치매 환자와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문제는 이것이 단순한 기억력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보를 기억하고 연결하고 응용하는 전체적인 인지 과정이 퇴화하고 있다. 마치 근육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사람이 계단 몇 개만 올라가도 숨이 차듯, 현대인들은 조금만 복잡한 사고를 요구 받아도 금세 AI에 의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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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 의도적 인지 훈련의 필요성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AI를 완전히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하지만 의도적인 노력을 통해 우리의 인지 능력을 보호하고 강화할 수 있다.

먼저 '인지적 금식(Cognitive Fasting)'을 실천해보자. 하루 중 몇 시간은 AI 도구 사용을 금지하고 오직 자신의 뇌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간단한 계산, 길 찾기, 글쓰기 등을 의도적으로 AI 없이 수행하면서 뇌의 기본 기능들을 유지해야 한다.

둘째로 '사고 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 매일 일정 시간을 할애해 복잡한 문제를 혼자 힘으로 풀어보거나, 책을 읽고 요약해보거나, 창의적인 글을 써보는 것이다. 마치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을 하듯, 뇌도 의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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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선택

우리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AI의 편리함에 완전히 굴복해 사고하지 않는 존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인간 고유의 사고력을 지켜낼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MIT 연구가 CNN, Nature, The New Yorker 등 주요 매체들에서 다뤄지며 "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뇌 활동과 기억 회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핵심 발견이 주목받고 있다는 것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방증한다.

편리함과 바꾼 대가가 우리의 사고 능력이라면, 그 거래는 과연 합리적인가? 아직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의식적으로 우리의 뇌를 사용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며, AI와 공존하되 지배당하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당신의 뇌는 아직 살아있다. 하지만 언제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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