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보름간의 곡물창고 입하 소식 ▧
사랑니 뽑고 다음 날 아침
일요일의 상한 굴
쓰러진 거인의 타액
너무 피곤해서 죽어가는 사람의 냄새가
절망처럼 뒤섞이고 있었다.
마른 꽃잎 하나가
그런데 아저씨를 한다면
그의 어깨 정도
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내게 아저씨 하라는 사람
세상에 아무도 없지만요
김깃, silo
사람을 피하는 고양이 실라에게
나에게 이미 나를 피하는 무언가와 사랑에 빠지기 쉬운 어떤 조건이 있었으리라고 짐작해. 근데 그게 왜 하필 사람을 피하는 고양이인지는 모를 일이야. 정말 모를 일이지. 모를 일들이 일어나는 중이야.
미친풀, 수요일에 쓰는 사람
어언
오늘 세 번째 면접을 다녀왔다. 면접은 항상 좆같은 경험이다. 권고사직을 당한 지 어언 6개월, 행복했던 시간도 실업급여도 슬슬 끝이 보인다. 5개월 정도는 개인사를 돌보는 데 집중했고 이제 좀 진지하게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이 얘기 때문에 부정수급으로 신고당하지 않길 빈다.)
유리관, 교정공기
▧ 창고 깊숙한 곳에서 찾아낸 랜덤 게시물 1편 ▧
시인
극심한 피로를 느끼며, 나는 광장이라 예상되는 곳에 서서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자료 속에서나 마주했던 옛 국가, 옛 도시의 풍경이었다. 첫 시간 여행인 탓에 정신이 매우 혼란스러웠지만 훈련받은 대로 심호흡을 하며 정신을 차렸다. 곧 귓속에 심어둔 번역기를 통해 고대인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가 들리기 시작했다. 과거에 왔으니 이 피로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과거 사람들이 자주 찾던 그것, 커피를 찾아 떠났다.
언, 직업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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