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한국에 와있습니다. 원래는 여름에 해야할 일도 많고 그래서 부득이하게 못 가겠다고 말씀드릴까 하였는데, 전화기 넘어 느껴지는 부모님의 기대에 결국 오게되었습니다.
부모님의 말씀을 거스르는 것은 참 힘이 듭니다. 곤란하다는게 맞는 표현일까요? 마치 엄청나게 가엾게 생긴 아이가 내게 껌을 사달라고 조르는 기분입니다. 뭐 내일 당장 굶어 죽는 것도 아니고 천원짜리 껌 정도는 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매번 부모님의 말씀을 따릅니다. 누군가를 불쌍히 여기는 마음만큼 나의 행동을 강력히 제한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 세상의 사람들은 왜 이렇게 다 불쌍한 걸까요? 사실 사람만 불쌍한 것이 아닙니다. 가까이 살펴보면 쥐도 벌레도 나무도 다들 어떻게든 아등바등 살아남으려 하고 그것이 참 불쌍합니다. 너의 불쌍함을 살피느라 나를 잃어버릴 수는 없으니, 애써 못본척하며 지나가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오늘 저녁은 집에서 만든 김밥을 먹었습니다.
구르미 올림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