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배우 정혜안입니다.
저에게는 많은 예술 버킷리스트가 있는데요, 그중 하나가 책을 내는 것이에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제가 되든 꼬옥 이루고픈 꿈이랍니다. 그런데? 뉴스레터는 정말 상.상.만. 해보던 일이었어요. 무슨 이유에선지 책을 내는 것보다 범접하기 더 어려운 느낌이 들더라구요.
언제부턴가 ‘글을 쓰는 행위‘로 위안을 받고 있어요. 언제부터였냐면요? 음, 처음 기록을 남겼던 건 2022년 9월 3일 블로그였네요. 그때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냅다 #첫글 태그를 달아 올려버렸는데, 한창 ‘주간일기챌린지’가 유행한 덕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본격적으로 글을 썼던 목적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본격적’이라 말하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무엇이든 상대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제 인생에서 글을 쓰는 행위가 이다지도 본격적일 수 없었습니다.
글을 정리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했어요. 왜, 청소하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는 분들 있잖아요. (진짜요?) 그런 개념이라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글을 마구 쏟아낸 뒤, 하나씩 하나씩 정리하고 다듬어가며 온전히 빠져들어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참 좋더라구요. 그리고 몇 차례 지나고 보니 저의 스트레스 주기가 한 달이라는 사실도 알아챘답니다.
이것도 습관이라면 습관이었을까요?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행위 자체에 호감이 생겨버렸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용이었던 행위가, 점차 나를 표현하고 타인과 나를 연결해 주는 강력한 매개체임을 느꼈어요. 그리고 소수이지만, 저의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도 생겼고요. 인생에서 무언가 시작할 수 있는 용기는 소수의 응원으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나를 믿어주는 몇 사람. 저는 제게 능력이 있다기보다는, 그런 사람들 덕분에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좋은 사람이 되게끔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고요. 덕분에 좋은 사람이 ‘되어지는’ 거라고요.
아아, 뉴스레터를 써보겠다는 말이 이리저리 튀어 길어졌네요. 그래서 결론은, ‘더 본격적으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일주일간 제 주변 온갖 것들을 관찰하고 탐구하고 공부한 내용을 공유해 보려고 해요. 아마 그중 제일은 저에 대한 탐구일 것 같은데요? 저와 저를 둘러싼 세상이 궁금하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일기장’이라는 단어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흐흐.
그럼 저의 일기장을 간간이 훔쳐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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