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호시입니다.
30분만에 끝날 줄 알았던 회의가 3시간이 되는 경험 해보셨죠?
교묘한 회의 빌런 때문입니다.
회의를 간결하게 만드는 프레임이 있어요.
저는 이 프레임을 3D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부릅니다.
단어 - 배경 - 속내의 3차원의 요소가 있거든요.
아주 악질만 모인 회의가 아닌 이상에야,
회의가 길어지는 이유는 딱 셋 중 하나입니다.
세 가지 요소를 차례로 점검하세요.
교묘한 빌런을 퇴치하는 정답입니다!
단어를 정의하세요.
자주 등장하는 단어인데 알고보면 서로 다른 의미를 두는 경우가 많아요.
우선 단어를 명확히 정의하고 공유하세요.
단어는 가볍게 자주 확인하면 좋아요.
“저희 식사 한 번 해요.”
여러분은 어떤 장면이 떠오르세요?
식사의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누군가는 가벼운 커피 한 잔으로 여기고요. 또 다른 사람은 밤새 이어지는 술자리를 상상할 수도 있어요. 식사를 하내 마네 쉽게 정하기 어려워지겠죠. (저희도 정의가 다를 수 있다는 것 눈치채셨나요? 우리 둘인가? 우리 팀 전체?)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테크 스타트업에서 좀 더 흔한 PM의 대화입니다.
짧게 쓰느라 좀 과장되었지만요, 둘은 유저 인터랙션이라는 단어를 서로 다르게 생각합니다. A는 앱화면 UX/UI를 고치고 싶고, B는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말하고 있어요. 지난 회의에서 떠오르는 장면이 있지 않으세요? 한참 얘기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싶은 순간이요.
물어보고, 정의하세요.
단어 빌런은 쉬운 상대에요.
단어의 의미를 물어보면 그만이거든요.
서로 다르게 사용한 걸 알게 되면, 단어와 의미를 분명히 정하고요.
이런 질문을 던져보세요.
배경을 합의하세요.
1차원의 빌런, 단어를 바로 잡았다면 이제 배경을 챙겨야 합니다.
대화가 어디에 놓여있는지를 확인하는 거에요.
배경은 너무 당연해서 잘 보이지 않아요.
“저희 식사 한 번 해요”를 떠올려볼까요?
이 말에는 맥락이 빠져있어요.
언제 하자는 걸까요? 이번 주? 다음 달? 프로젝트 끝나면? 프로젝트 중간?
맥락, 즉 배경이 빠진 대화는 오해를 불러요. 사적인 식사를 하자는 것인지, 프로젝트 참여자 모두 모여서 의기투합하자는 것인지 불분명하죠.
또 다른 예를 볼까요?
서로 다른 배경 위에 있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B는 기획자로서 고객 경험의 관점을 제시했어요. 초기 런칭 시점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죠. C는 개발자 같아요. 리소스 운영 관점으로 보고, 유저가 많아진 성공적인 시점을 고민하죠.
서로의 맥락을 모르고 얘기하면, 각자의 시각에서만 얘기가 겉돌고 오해가 깊어질 거에요. 코끼리 다리와 꼬리를 각각 만지는 사람들처럼요.
반대로 A가 배경을 먼저 짚어두고 시작했다면 어떨까요?
내 의견의 맥락과 배경을 떠올려보세요.
배경은 비교적 까다로운 상대에요. 배경은 바꿔 말하면 이미 깔린 생각 바탕이에요. 나에겐 공기처럼 자연스러워요. 물고기가 ‘물이 뭐에요?’하는 것처럼요. 그래서 상대도 같은 배경 안에서 숨쉰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물고기가 공기를 상상하기 어려운 것처럼, 우리가 상대의 생각 배경을 짐작하기도 어렵고요.
그래서 나의 배경과 맥락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경은 시기, 관점, 목적, 영역 등 아주 많은 요소가 있어요. 서로 다를 가능성이 높은 것부터 차례대로 제안해보세요.
Tip!
배경은 난이도가 높으니까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요! 시각화가 중요합니다. 뭐든 같이 보면서 얘기하면 좋아요. 시기를 얘기할 땐, 캘린더를 열어서 함께 보세요. 화면 구조를 화이트보드에 그린다거나, 종이에 계획을 써보고요. 육하원칙을 떠올리면서 서로 질문해봐도 도움이 됩니다.
속내는 드러내세요.
배경이 숨겨져서 난이도 높다면, 속내는 방어력이 높은 빌런입니다.
속내는 의견 뒤의 표면적인 근거와 달라요. 근거의 이유 그리고 다시 그 이유의 이유.
“마음 깊이 숨긴 진짜 속셈”입니다.
속내를 끌어내는 건 참 어려워요.
“저희 식사 한 번 해요”를 다시 가져옵니다.
단어와 배경을 체크했어요.
A는 B를 맘에 들어하는 것 같네요. B는 A와 함께 프로젝트를 해야하지만, 사적으로 친해질 생각은 없어요. 대화는 또 헛돌기 시작하겠죠.
어떤가요? 속내를 드러낸다면 전혀 다르게 흘러갈 수 있는 대화였겠죠.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속내를 드러내지 않아요. 그래서 방어력 높은 빌런이라고 하는 겁니다.
다른 예를 생각해볼까요?
채널의 한계라는 것은 표면상의 근거이고, 마지막 ‘자신이 없네요’가 A의 속마음입니다. B가 A의 속내를 확인했다면 그에 대한 말을 나누겠지요.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수도 있고,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감’이라는 진짜 이유를 놓치고, 채널에 대한 얘기만 한다면? 서로 허공을 때리는 쉐도우 복싱이 될 거에요.
이유를 더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해요.
속내는 탁 드러나지 않아요.
이유를 깊게 물어보고 탐색해야 합니다.
아래 질문이 도움이 됩니다.
Tip!
속내를 알아내는 질문을 너무 직접적으로 던지면 간혹 반발을 일으킵니다. 누구나 속셈을 들키기 싫어하니까요. 그럴 땐 위의 마지막 질문을 참고하세요. ‘혹시 이런 거 아닌가요?’ 라는 식으로 속내를 넘겨짚어 물어봅니다. 상대의 반응으로 유추할 수 있지요. 정중한 말투는 필수입니다.
평면적인 대화를 한 차원 끌어올리세요.
단어 → 배경 → 속내.
세 가지 차원을 고려하면 대화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평면적인 대화에서 벗어나 입체적인 소통을 해보세요.
회의 시간은 줄어들고, 결과는 더욱 풍성해질 거예요.
그럼, 오늘 레터는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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