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일을 맡겨보니, 결국 필요한 것은 ‘기준’이었습니다

AI에게 일을 맡기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맞고 틀린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갖는 일입니다.

2026.09.15 | 조회 4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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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넥스트

HOW NEXT LETTER #002

AI에게 일을 맡겨보니, 결국 필요한 것은 ‘기준’이었습니다

AI에게 일을 맡기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이 맞고 틀린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갖는 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서승범입니다.

지난 HOW NEXT LETTER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에서,다음에는 어디까지 AI에게 통째로 맡겨볼 수 있을까?”

그래서 지난 일주일 동안 실제로 여러 가지 일을 맡겨봤습니다.

글 한 편을 써달라고 하는 정도가 아니라 하나의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만들어보는 방식으로 말입니다.

그중 하나가 제가 운영하고 있는 퓨처매핑 프로그램의 랜딩페이지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전체 구조를 잡고, 문장을 만들고, 페이지의 흐름을 정하고, 도식을 넣고, 모바일에서 어떻게 보일지까지 AI와 함께 만들어봤습니다.

예전 같으면 기획자, 카피라이터, 디자이너, 개발자가 나눠서 했을 법한 일입니다.

AI 덕분에 혼자서도 꽤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작업을 계속하다가 조금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AI에게 일을 맡기는 것보다더 어려운 일이 있었습니다.

무엇이 맞는지를 판단하는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퓨처매핑에는 한 주를 돌아보는 고유한 흐름이 있습니다.

FUTURE → NOW → QUESTION → MOVE → EXPERIENCE

그런데 AI가 만든 도식에서는 순서가 조금 다르게 표현돼 있었습니다.

보기에는 그럴듯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이건 아니다.”

순서 하나가 달라지면 제가 퓨처매핑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고의 흐름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부분에서는 AI가 설명을 아주 친절하게 많이 넣었습니다.

내용 자체는 틀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모바일 화면에서 보니 도식 안에 글자가 너무 많이 들어가 오히려 핵심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설명을 밖으로 꺼냈습니다.

어떤 곳에서는 더 설명했고, 어떤 곳에서는 과감하게 지웠습니다.

AI가 결과물을 만들었지만 최종적인 선택은 계속 제가 해야 했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능력은 단순히 프롬프트를 잘 쓰는 능력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AI에게 무엇을 시킬 것인가.

그 결과 가운데 무엇을 남길 것인가.

무엇이 틀렸는가.

무엇이 빠졌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를 판단하는 힘.

이것이 더 중요해지고 있는 것 아닐까요?


저는 이 힘이 의외로 우리의 경험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랫동안 일을 해본 사람은 설명하기 어려워도 압니다.

“이 고객은 지금 가격 때문에 고민하는 게 아니다.”

“이 회의는 여기서 더 이야기해봐야 소용없다.”

“이 문장은 맞는 말인데 사람을 움직이지 못한다.”

“이 숫자는 이상하다.”

“지금은 밀어붙일 때가 아니다.”

이런 판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요?

대부분 책에서 읽은 지식만으로 생기지 않습니다.

수많은 일을 해보고, 실패도 해보고, 사람을 만나고, 결정을 내리고, 결과를 확인하면서 생긴 것입니다.

그동안에는 그것을 그저 ‘경력이 쌓였다’고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조금 다른 이름으로 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만의 판단 기준.

혹은 제가 요즘 자주 사용하는 말로 하면,

경험자산입니다.


AI가 점점 더 많은 일을 대신할 수 있게 될수록,

사람에게 남는 일은 모든 것을 직접 만드는 일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무엇을 맡길 것인지 결정하고,결과를 판독하고,방향을 수정하는 일.

그런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이 질문도 해봐야 합니다.

“나는 무엇을 보고‘이건 맞다’ 혹은 ‘이건 아니다’라고판단할 수 있는 사람인가?”

그 답 속에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의 가치가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주에는 저도 하나 더 시험해보려고 합니다.

AI에게 단순한 작업 하나가 아니라 ‘완성해야 하는 일 하나’를 더 크게 맡겨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제가 어디에서 개입하는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어디에서 “아니다”라고 말하는지.

어디에서 방향을 바꾸는지.

어디에서 제 경험이 작동하는지.

그걸 기록해보면 제가 가진 경험자산도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주에 한 가지 일을 AI에게 조금 더 크게 맡겨보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결과를 보면서 이 질문을 한번 던져보세요.

“나는 어디에서 AI의 결과를 수정했는가?”

그 지점에 당신만의 기준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경험에서 다음 한 수를.

서승범 HOW NEXT 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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