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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블록체인의 평행이론
얼마전에 뉴스를 읽다가 요즘 생성 인공지능을 가르켜 "A tool that is looking for a problem”이라고 지칭하는걸 봤습니다. 그 글을 보자마자 제 머리속에 바로 떠오른건 블록체인이었습니다. 블록체인의 hype cycle에 정확히 똑같은 문장을 들었었거든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지금의 인공지능과 그때의 블록체인과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어 정리해봤습니다.
아직 나타나지 않은 비지니스모델
물론 OpenAI나 Anthrophic과 같은 LLM회사들이 돈을 벌고 있긴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서부골드러쉬때 곡괭이와 삽을 회사들이 돈을 버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비디아는 청바지를 파는 회사이고 구글, 아마존, 마소같은 곳은 철도회사가 어울리는 것 같네요 ㅎㅎㅎ 결국 이들 모두 생성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와 실험을 이용해 기반 시설의 역할로 큰 돈을 벌고 있죠.
정작 생성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장기적으로 큰 돈을 벌수있는 독립적인 비지니스 모델을 찾은 곳을 어디일까 고민해보면 당장 떠오르는 곳이 없습니다. 물론 정말 많은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고 대중화된지 아직 1년 반밖에 되지않았으니 곧 멋진 비지니스모델들이 등장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새롭게 등장한 비지니스모델은 없다는게 그 당시의 블록체인업계와 닮은 것 같습니다.
전기 및 GPU를 많이 소비한다
또 한가지, 전기와 GPU를 많이 소비한다는 부분도 닮았습니다. 이러한 특성때문에 이번 인공지능 시대에는 블록체인시대에 이어 새로운 형태의 전기 생산 및 반도체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기와 GPU뿐만 아니라 모델을 만드는데 필요한 데이터 자체도 점점 구하기 힘들어지고 가격이 비싸지고 있기때문에 인공지능 회사들이 모델은 점점 더 키워서 성능을 향상시키기에는 그 한계가 보인다는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Mistral이나 Upstage같은 경우는 대형 언어모델 회사들보다 훨씬 작은 모델로 마켓 최고의 모델 대비 약간 떨어지는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데(참고, 참고) 이는 역으로 말하면 모델이 커지는 것에 대한 ROI가 점점 더 낮아진다고 볼수도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새로운 전력생산과 새로운 반도체 생산이 가능할수도 있기떄눔에 대형 모델에 대한 연구를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중단기적으로는 모델사이즈를 줄이고 앞으로 수요가 늘어날 추론에 특화된 기기들(e.g. Groq)을 만들어 전기와 GPU소비를 줄이는게 더 빠르고 합리적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지난주 금요일에 상장한 샘알트만의 핵융합 스타트업은 이번 사이클의 수혜주라고 할수있는데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지금 상장하자마자는 50%이상의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너무 높은 가치평가
아주 높은 가치평가도 비슷합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그리고 클라우드를 뒷따를 새로운 패러다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시장은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에 어마어마한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죠. 동시에 넘치는 유동성속에서 갈곳잃은 돈들이 몰리기에는 완벽한 곳들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들 중 위너들이 등장할수도 있지만 아닐수도 있다는 부분 (facebook도 첫번째 SNS가 아니었듯이)과 시장이 익숙했던 가치평가를 한참 뛰어넘는 부분이 걱정되긴합니다. 물론 이번엔 다를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는 매번 크게 다르지않았고 지난 블록체인 시절에도 이걸 다같이 경험했었는데 불과 2년만에 이번 인공지능 시절에도 또 경험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네요.
“A tool that is looking for a problem”
"문제를 찾아다니는 도구"라는 평가는 블록체인을 항상 따라다녔었는데 요즘 인공지능도 블록체인만큼은 아니지만 가끔 비슷한 평가를 받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Not a sector, a foundational technology”
섹터라기보다는 기반 기술이다라는 평가 또한 비슷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번 인공지능은 지난 블록체인과는 다르다.
이렇게 비슷한 부분들도 많지만 저는 이번 인공지능 사이클이 지난 블록체인 사이클과는 정말로 다를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이 엄청난 거품과 hype속에 밸류보다는 작지만 명확하게 분명한 가치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생산성 향상이라는 부분입니다.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등등과는 다르게 저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매일 글을 쓰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는등 본인의 일상의 생산성되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제 생각에 이번 인공지능은 테슬라의 FSD와 큰 틀에서 그 결이 같기때문에 미래 또한 비슷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유튜브로 들으셨거나 카톡방에서 아신 분들도 있으실텐데 제가 최신 테슬라 모델 3를 리스했고 FSD를 몇주간 사용해봤습니다. 그 결과 약속한만큼의 "완전 자율 주행"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지만 지금 당장 고속도로에서 아주 훌륭한 "주행 보조 장치"로써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인공지능도 모두가 약속하는 "인류를 위협하는 AGI"까지의 갈길은 한~참 멀었지만 "인간의 감시아래 인간을 보조해 생산성을 향산시켜주는 도구"로써는 아주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고 그 용도가 더 다양화되고 인류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수도 있을거라고 봅니다.
결론적으로 지금과 같은 단기적인 과대평가를 경계해야하지만 반대로 장기적인 과소평가도 경계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이번 인공지능을 지난 블록체인에 비교한 건 제가 생각해도 좀 말넘심했던것 같습니다. 이번 인공지능 사이클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요즘 핫한 A.I. agent는 정말 기회일까?
요즘 제일 많이 들리는 인공지능 토픽은 AI agent입니다. AI Agent는 큰 프로젝트를 연쇄적인 작은 작업들로 나눠 처리함으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인간을 대체하겠다는게 목표인 도구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래 그림이 대략적인 이해에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AI agent의 가장 큰 약점은 아주 사소한 환각조차 최종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얼마전에 관련한 글을 보고 급 한국인들만 이해할수있는 예시가 떠올라서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다시 한번 설명드리면 제가 이해하는 AI agent는 유저가 지시한 큰 프로젝트를 작은 작업으로 쪼갠다음 연쇄적으로 그 작업들을 처리하게 되는데 이 과정속에서 작은 환각이라도 나타나게 될 경우 그 환각이 연쇄적으로 다른 이후 작업들을 통해 확장되면서 마치 스노우볼이 굴러가듯이 커져서 결국 프로젝트의 결과물이 전체를 망치는 경우가 생길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번 인공지능의 환각증세는 버그가 아니라 인공지능의 일부분이기때문에 외부적으로 다른 기술로 어느정도 줄이려는 노력은 할수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현재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알고있습니다.
이런 약점을 한국인에게만 완벽하게 설명해주는 것이 저는 실제로는 본적없는(!) 가족오락관에서 했었던 고요속의 외침이라는 게임입니다. 최초 전달자가 말한 단어가 조금씩 와전되면서 마지막에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가 되어버리는 이 과정이 제가 말씀드린 AI agent의 약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이 부분을 해결해내는 스타트업이 나타날수도 있고 그렇게 된다면 정말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이뤄낼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이번 인공지능은 그 출발과 fundamental이 같은 테슬라의 FSD가 먼저 걸어간 길을 똑같이 걸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AI agent(완전자율주행)보다는 AI assistant(운전보조장치)가 좀 더 현실적인 목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이폰에 ChatGPT 탑재 임박 (애플의 항복?)
애플이 OpenAI와 Google과의 딜을 마무리지어간다는 소문이 돌면서 곧 아이폰의 인공지능 기능을 이들을 통해 탑재할 것이라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애플의 몰락을 보여주는 사건이다라는 평가들도 가끔 들려옵니다.
여러 의견들이 있을수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애플이 LLM을 못만들어서 OpenAI나 Google의 모델을 쓰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메타도, 구글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LLM모델을 만들고 개인들이 오픈소스를 손쉽게 가져다 쓰는 세상인데 애플이 기술이 부족해서 못만든다는게 저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왜 다른 회사의 LLM을 쓰는걸까요?
첫번째는 미완성 기술을 출시하지 않아도 됩니다. 구글이 바드 발표때 망신을 당했던 것 다들 기억하시나요? 애플의 최신기술을 좀 늦더라도 더 완벽하게 만들어서 출시하는 성격상 그런 상황은 어떻게든 막고싶어하고 책임지고 싶어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미완성 기술인 생성 인공지능을 굳이 본인들이 만들어서 이름을 걸고 싶지 않은것이 아닐까라는 추측도 해봅니다.
두번째는 동시에 환각현상에 대한 책임이나 비난을 피할수있습니다. 첫번째 이유와 비슷하지만 앞으로 한동안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이는 환각현상으로 인한 가짜정보(특히 선거철)나 트레이닝에 사용한 데이터에 대한 소송등 다양한 이슈와 노이즈로부터 자유로운 것이죠. 이 모든 것들이 어느정도 윤곽이 드러나고나서 애플의 자체 모델을 만들어도 전혀 늦지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은 노하우를 배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 없어서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다른 곳들보다 늦게 시작했다고 생각하면 굳이 급하게 따라갈게 아니라 아이폰과 하드웨어를 장악한 애플만의 강점을 이용해 다른 회사들의 부품들을 (모두가 들어오길 원하는) 본인들의 제품에 사용하면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이 가능합니다. 이는 앞으로 개발될 애플의 인공지능 모델에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구요.
따라서 저는 애플이 내부에서 인공지능을 만들수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인공지능을 모델을 쓸 인센티브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스플레이는 삼성, 반도체는 퀄컴, 하지만 결국은 애플?
덧붙여 애플이 외부 부품들을 써는건 처음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이폰의 일부만 보더라도 현재 디스플레이는 삼성, 검색은 구글을 쓰고 있고, 반도체는 퀄컴을 쓰다가 아시다시피 독자생산으로 넘어갔습니다. 앞으로는 디스플레이도 자체 생산을 할 예정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결국 애플은 commoditize된 부품들을 경쟁시켜 제일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한 뒤에 이를 잘 조합하여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에 이미 익숙한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만약 그 부품들이 애플의 미래에 중요하고 더 잘 만들수있다는 판단이 든다면 그때 애플의 M-Series Chip들처럼 독자생산을 진행하여 기존의 틀을 뛰어넘어 본인들에게 꼭 맞는 부품을 개발해내는 능력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애플이 지금 OpenAI와 Google 혹은 필요하다면 Anthrophic이나 Microsoft의 모델을 쓴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이 시장이 안정되고 애플에게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충분히 본인들에게 가장 맞는 모습으로 개발할수있는 저력이 있지않을까 생각하고 애플의 인공지능 행보가 앞으로도 기대가 됩니다 (참고로 저 애플 주식 없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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