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 106호
🌟 인디&임팩트 106호는 지난 호에 이어 지역영화에 대한 이야기로 준비했습니다! 먼저 전할 소식은 전주에서 열린 포럼 '지역영화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제'인데요. 지역영화의 현황을 점검하고 담론을 확장하기 위해 열린 이번 포럼의 주요 내용을 담았습니다!
🔎 전주포럼에서 발표된 '지역영화 창작자 실태조사' 결과도 함께 살펴볼 예정인데요. 두 소식 모두 지역영화네트워크와 함께 조사를 진행한 미디액트가 글을 써주셨습니다! 지역영화에 대한 핵심 논의들을 인디&임팩트 106호를 통해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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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영화 #지속가능한창작 #실태조사
👏건강하게 오래, 지역영화와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 전주포럼 ‘지역영화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제’와 ‘지역영화 창작자 실태조사’ 요약
들어가며
지역영화 지원 정책이 확장되고 지역영화에 대한 논의가 깊어지며 네트워크가 넘실거리던 시기가 있었다. 코로나가 다시 기승을 부리던 2021년 12월, 지역영화를 주제로 한 서울독립영화제 포럼에서 ‘운동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모두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이듬해인 2022년 6월,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실제로 운동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홍보 영상을 보다 혼자 더 크게 웃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이 기억은 마치 그 시기의 상징처럼 머릿속에 남았고, 지역영화 얘길 나눌 때 한동안 자주 회자되곤 했다.
최근 2-3년 사이,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지역영화 예산과 지역 영화제 소식을 들으며 어렵게 쌓아온 성과들이 무너지진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들었다. 한 달 동안 최대한 빠르게 실태조사를 진행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사 항목을 대폭 줄이지 못하고 끝까지 추가를 이어간 것은 이 같은 위기의식 때문이었던 것 같다. 긴 설문에 과연 얼마나 많은 창작자들이 응답할까 걱정했지만, 예상과 달리 100명을 훌쩍 넘긴 177명이 참여했고, 허투루 하면 안 될 것 같은 부담이 새롭게 생겼다. 설문에서 필수가 아님에도 길게 남겨진 주관식 응답들은 크게 한몫을 했다. 그 안에는 지역영화에 대한 애정과 공동체에 대한 신뢰, 지역영화의 가치에 대한 확신, 그리고 지역영화 활성화를 위한 크고 작은 제안들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지역 섹션 출품 편수 제자리, 지속성을 위한 공동의 노력 필요
지난 5월 6일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열린 포럼 ‘지역영화 지속 가능성을 위한 과제’는 지역영화 현황 점검과 담론 확장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기획과 사회를 맡은 박주환 강원독립영화협회 대표는 패널들을 소개하며 창작자, 지원기관, 협회와 같은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지역영화 환경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영화제 출품 편수는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지역 창작자들이 참여하는 섹션은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라는 점을 짚었다. 전주국제영화제는 국제영화제 중 처음으로 지역 섹션을 도입했다고 밝히며, 단편경쟁 전체 출품작은 2017년 748편, 2025년 1,510편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전북 지역 섹션은 각각 37편, 39편으로 큰 변화가 없으며, 이는 강원과 대구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영화 교육 등을 통해 “1-2편의 작품을 제작한 창작자들이 남아 있지 못하고 떠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며 “다음 과정을 위한 정책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영화 창작자의 성장과 네트워크를 위한 아이디어
2017년부터 강원 원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고승현 감독은 선배들 앞에서 “귀여운 사례를 설명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하며, 8년간의 제작 과정을 공유했다. 영화과가 없는 지역이지만 영화 교육과 워크숍을 통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지역 영화제를 통해 상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지금도 꾸준히 지역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고승현 감독은 초기 40만원으로 시작된 제작지원비는 순차적으로 늘어 최근 1억 규모의 신진 대상 지원을 받아 장편을 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차례로 소개했다. 고승현 감독의 성장 과정은 지역영화 교육과 다양한 기관의 크고 작은 꾸준한 지원의 중요성을 잘 설명하고 있었다. 고 감독은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존재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말하며, 지원 사업의 중요성과 제작 기간을 감안한 “행정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김지연 부산독립영화협회 사무국장의 발표는 1999년 10월 창립한 부산독립영화협회의 주요 변화 흐름을 통해 지역 네트워크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1998년부터 현재에 이르는 27년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각 시기의 주된 고민과 그로부터 파생된 활동의 변화를 소개했다. 긴 역사만큼이나 지역 영화제 개최와 배급, 영화 교육과 제작 지원, 지역 내 협력 사업, 정책 제안, 국제 연대까지 이르는 다양한 활동 유형들이 나왔다. 2004년부터 발간된 부산 지역 독립영화 비평지가 아카이브의 초석이 된 사례나 최근 수상 작품과 늘어난 정기 상영 관객 수를 언급하여 꾸준한 활동의 성과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지연 사무국장은 “정부와 시의 지향점이 영화의 산업적 측면에 편중”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독립영화가 소외되지 않기 위한 거버넌스”에 대한 고민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협회가 “창작자들이 존중받는 환경을 위해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영화인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단계라며 발표를 마무리 했다.
이어진 객석 질문 중 영화제의 역할에 대해 박주환 대표와 고승현 감독은 영화제가 정기적으로 네트워크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장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기도 했다.
지원 방식 다양화와 정책의 지속성 중요
권현준 대구영상미디어센터 센터장은 2019년부터 시작된 대구 지역 지원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며 향후 과제를 함께 언급했다. 먼저 영화 교육을 통해 배출된 72명 중 절반 이상이 대구 경북 지역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2022년 간담회 자리에서 한 참여자가 “건강한 영화인이 되고 싶다”고 밝힌 사례를 들며, “지역영화 환경이 더 건강해지고 그 안에서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끼고 싶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또한 지역영화 활동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지만 지원 방식은 관습화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시기나 이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지원 방식의 다양화가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어서 2~3년 전까지만 해도 지역 영화 정책이 일정한 궤도에 올라 “성과와 효능감을 체감”할 수 있었지만, 중앙 정부의 예산 소멸이 지역 예산 축소로도 이어졌다는 점을 짚었다. “정권 변화와 함께 정책이 와르르 무너졌다”며, “흔들림 없는 지속 가능한 지역 영화 정책과 실질적인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역영화 창작자 실태조사’ 응답자의 주요 특징
- 지역에 거주하는 2-30대 1인 가구, 평균 7.7년 활동, 연평균 수입 1천만 원 이하 30%
이번 실태조사는 지역영화 창작자들의 현황과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2025년 4월 14일부터 10일 동안 무기명 온라인 설문으로 진행하여 총 177개의 유효 응답을 얻었다. 설문 참여자 중 80.2%가 계속 지역에서 거주했으며, 78.5%가 최근 3년 이내 제작을 경험했다. 평균 창작 활동 기간은 7.7년으로, 연출 분야가 57.1%로 가장 많았으며, 장르로는 극영화 61.8%, 다큐멘터리 21.5%, 실험영화/애니메이션/장르 구분 안 함이 16.6%였다.
생활경제 측면에서는 2-30대가 64.4%, 1인 가구가 40.1%로 가장 높았으며 연 평균 수입은 1천만원 이하가 응답자의 3분의 1 수준인 29.9%였다. 주요 수입원은 영화 창작과 무관한 아르바이트가 24.3%로 가장 높았고 영화영상교육이 17.5%로 그 뒤를 이었다. 거주 지역에서의 영화 창작 수입이 없다는 응답이 48.1%였으며, 대다수인 96.6%가 거주 지역 내 영화 창작 수입만으로는 생계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지역에서의 제작과 배급을 통한 경제적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지 않는 점은 제작 및 배급 환경에 대한 만족도에 영향을 미쳤다.
지역영화 창작 환경 악화, 제작과 배급을 연계한 선순환 구조 절실
- 제작비 현실화, 지원 규모 확대, 지원 방식 다양화 필요, “지원 축소 영향 크다” 90.9%
창작자들은 지역영화 환경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배급 환경에 대해 61%, 제작 환경에 대해 51.4%가 불만족에 해당하는 응답을 했으며, 최근 2-3년 사이 환경이 나빠졌다고 인식한 비율도 41.3%에 달했다.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69.5%가 불만족을 표했고, 지원 축소가 창작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응답은 90.9%에 달했다.
이 같은 부정적 인식의 배경은 제작비에 대한 설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지역영화 제작비의 60% 가량이 공적지원이며, 최근작 평균 제작비는 희망 제작비의 절반 수준인 58.2%에 그쳤다. 또한 제작비의 76.9%가 촬영 단계에서 집중적으로 지출되었고, 연출 인건비는 고작 4.6%에 불과했다.
이러한 구조는 지역에서 영화 창작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창작 활동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악순환을 반복하게 만든다. 여기에 더해 지원 방식의 변화로 장벽이 높아지거나, 예산이 거듭 삭감된다면 창작자들의 정책에 대한 불만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먼저 제작비를 현실화하고, 지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제작 배급 단계의 틈새를 메울 수 있는 다양하고 유연한 지원 방식이 요구됨을 시사하고 있다. 실제 주관식 응답을 통해 신진 창작자를 위한 낮은 장벽의 지원이나 이슈나 주제에 대한 내용 중심의 지원, 숏폼 및 단기 프로젝트 지원, 모임 지원, 새로운 형식의 창작자 재교육 등 다양한 유형이 제안되기도 했다.
지역영화의 가치와 지속성을 위한 우선 과제
- 지역 활동 지속 예정 80.8%, 1순위 과제는 지역영화에 특화된 제작비 지원
지역영화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영화의 다양성과 공동체성을 확보’하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지역 공동체 활성화, 지역 고유의 정체성 재현 및 기록, 지방 분권 및 균형 발전 순으로 응답했다.
지역영화를 판단하는 주된 기준으로는 창작자의 지역 거주 여부가 91.5%였으며, 이 중 85%는 내용적 측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스태프보다 연출의 거주 여부를 우선시 했으며, 스태프 비율의 경우 지역 내 전문 스태프가 적은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지역에서 영화 창작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80.8%였다. 이 중 45.2%가 여건이 된다면이라는 조건부 응답임을 감안한다면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모두 지역영화에 특화된 제작비 지원이 1순위였으며, 배급 지원 현실화, 전문성 확보를 위한 교육과 인프라, 실태조사 및 연구, 지역영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장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건강하게 지속가능한 지역영화 생태계 희망
긴 주관식 응답을 통해 영화와 지역에 대한 애정과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지역 생태계와 선순환 구조 마련을 위해 꾸준히 사례를 만들고 연대하며 나아가고 있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실태조사 자체에 대한 의견 중 다수는 창작자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되길 바란다는 것이었다. 꾸준히 쌓아온 가치와 성과를 이어가고 건강한 지역영화 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자원이 더 풍부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지역의 문제의식과 정체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갈래로 열릴 수 있길 바란다. 시대의 흐름과 사회의 현실을 담아온 영화는 다양한 영역의 정책과 연계해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조사에 담긴 소중한 목소리들이 녹아든 정책 실현으로 건강한 생태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길 희망한다.
마치며
포럼 이후 다시 밀려든 일들로 인해 아직 다음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예산 마련이 요원하기에 여러 단위들과 함께 장기간 진행하는 연구나 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기회가 생길 때 조금씩 과제를 해결하며 차근차근 쌓아가는 방향으로 선회하여 방법을 찾아보고자 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오래 활동하다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설문 참여 독려와 홍보, 포럼 기획과 운영, 자료 제공까지 다방면으로 애써주신 지역영화네트워크에 감사드린다. ✨
📌포럼 녹음 자료 제공 - 지역영화네트워크
📌포럼 녹취 자료 제공 - 김지연(부산독립영화협회)
🌊 글쓴이. 최은정
미디액트에서 일하고 있고, 진보적 미디어운동 연구 저널 'ACT!' 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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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미디어 동향과 의제들을 다른 관점과 시선,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로 담아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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