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레터 24호
🪔 올해 4월 16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입니다. 4월의 인디&임팩트 미디어 뉴스레터는 사회적 참사를 기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세월호 참사와 장애인 차별 철폐 운동을 기록했던 故 박종필 다큐멘터리 감독과 故 문지성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문종택님의 '기록'을 마주하는 다큐멘터리 <스탠바이, 액션!>,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이야기와 참사의 진실을 위한 목소리를 기록하고 있는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미디어팀의 활동을 통해 '참사'와 '기록'의 의미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극장에서, 일상의 공간에서 영화를 통해 기억하고 위로하고 연대할 수 있도록 세월호를 담은 9편의 독립예술영화를 모았습니다.
인디&임팩트도 기록하고 기억하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 목록
- 기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다큐멘터리 <스탠바이, 액션!>
- 159개의 별들이 내는 길을 따라 :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미디어팀
- 세월호를 담은 독립예술영화 9편
#1. 기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다큐멘터리 <스탠바이, 액션!>
다큐멘터리 <스탠바이, 액션!> 작업을 시작한 지 햇수로 3년이 흘렀다. 다큐멘터리 제작 집단 ‘다큐인’으로 작업했던 박종필 감독이 세상을 떠난 지 5년이 지났고, 박종필 감독이 기록했던 세월호 참사는 9년, 장애인 차별 철폐 운동은 21년이 흘렀다.
다큐멘터리 <스탠바이, 액션!>은 꼭 세월호 참사를 다룬 영화는 아니다.
요즘 가장 뜨거운 장애인 권리 예산 투쟁으로 지하철을 점거하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대표와 세월호 참사 피해 당사자로서 카메라로 세월호 참사를 기록하고 있는 단원고 2학년 1반 문지성 학생의 아버지인 문종택님을 기록하고 있다.
오히려 지금 제작하고 있는 <스탠바이, 액션>은 장애인 차별 철폐 운동과 세월호 참사를 기록했던 박종필 감독의 못다 한 작업을 이어나가는 영화이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목포 신항 세월호 육상 거치 현장을 기록하던 박종필 감독이 세월호를 배경으로 "스탠바이 액션"을 외치며 시작한다. 그 장면을 찍었던 사람이 이번 영화의 주인공 중에 한 명인 4.16 TV 문지성 아버지 문종택님(이하 지성 아버지)이다.
필연적으로 영화는 박종필 감독이 기록했던 세월호 참사 현장을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된다.
진도 팽목항을 시작으로 세월호 유가족이 농성했던 광화문, 세월호 수습 현장이었던 동거차도와 세월호를 육상으로 올려서 미수습자 발굴 및 유품, 사고 원인을 조사했던 목포 신항까지 세월호 참사 현장 현장마다 박종필 감독의 카메라와 지성 아버지의 카메라가 함께 했다.
세월호 참사가 9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세월호 현장에는 더 이상 박종필의 카메라는 없다. 나는 박종필 감독과 목포 신항에서 사고 수습을 함께 기록했던 이유로 그가 남기고 떠난 세월호 현장과 기록물을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더불어 아직까지 현장을 지키고 있는 지성 아버지의 현재를 기록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를 기록했던 현장은 시간의 흐름을 따라서 풍경이 많이 변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수습했던 팽목항은 진도 국제항이라는 이름으로 변해가고 있다. 얼마 전 제주도로 향하는 고속 훼리호가 출항을 했고 팽목항 기억 공간이 자리잡고 있는 곳에는 제주도로 향하는 여행객들에 차를 주차하는 주차장과 임시 매표소가 생겼다.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되어 임시로 서울시 의회 앞으로 옮겨 갔다. 세월호가 육상 거치 되어 있는 목포신항은 케이블카가 생기고 듬성듬성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다. 하지만 녹이 잔뜩 쓴 세월호는 아직도 목포의 모진 바닷바람에 방치되어 있다.
풍경은 변했지만 아직 지성 아버지의 카메라는 멈추지 못하고 녹화 버튼을 누르고 있다.
여전히 배를 타고 사고 현장을 감시했던 동거차도 언덕을 카메라를 메고 오르고 있고, 팽목항 노란 리본이 붙어 있는 빨간 등대 앞에서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부르며 절규하고 있다.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이 철거 되는 날에는 보수 유투브에 혐오 발언에 깊은 한숨을 쉬었으며 세월호 참사 책임자들에 재판이 있는 날이면 법원 앞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지성 아버지는 이따금 세월호가 거치되어 있는 목포 신항을 찾는다. '스탠바이, 액션'을 외쳤던 박종필 감독이 카메라로 기록하며 지켰던 박종필 감독의 마지막 현장이다.
텅 비어 있는 세월호 안에서 카메라를 들고 서 있는 지성 아버지가 나에게 말을 건다.
“종필이가 나에게 마지막 숙제를 내줬어. 우리는 무얼 하는 사람이냐고. 종필이가 가난한 사람들, 장애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상처 받았던 사람들을 기록했잖아. 아직도 종필이가 내준 숙제에 답을 찾고 있어.”
나도 그가 기록했던 공간과 사람들을 기록하면서 지성 아버지처럼 기록하는 사람으로서 박종필 감독이 남긴 숙제의 답을 찾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9년이 다가오고 있다. 그 사이 이태원에서 또 다른 참사가 벌어졌고, 아픔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그런 세상에서 기록자로서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걸까?
📹글쓴이. 안창규
카메라를 들고 부당한 세상과 싸우는 사람들을 기록하고 있다. 기록으로 연대하는 기록 연대자이다.
#2. 159개의 별들이 내는 길을 따라 :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미디어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미디어팀(이하 미디어팀)은 시민대책회의가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에 제안을 하여 구성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용산 참사, 밀양송전탑 투쟁, 세월호 참사, 차별금지법 제정운동, 박근혜정권퇴진촛불 등에 있어 미디어팀으로 함께해 온 연분홍치마에 시민대책회의 구성원들이 미디어팀을 제안했고, 이에 첫 출범 기자회견부터 49재를 지나 지금까지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의 다양한 활동의 순간에서 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처음 미디어팀에서 편집하게 된 영상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49재 당시, 희생자들의 사진과 영상, 이름과 유가족들의 한마디를 담은 희생자 추모영상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 직후 국가가 만든 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의 이름도, 영정사진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은 일주일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 후, 이름도 영정도 없는 분향소에 가서 분향을 했고, 이 모습은 유가족들에게 또 하나의 상처가 되었습니다. 쏟아지던 2차 가해 속에서 희생자들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더 많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49재 당시의 희생자 추모영상은 유가족들이 느끼던 안타까움, 분노, 용기가 함께 모인 영상이었습니다. 음악감독으로 활동하시던 유가족분께서 밤새 음악 작업을 하여 영상을 완성해주시기도 하였습니다. 유가족분들이 내어주신 용기의 첫걸음에 영상 작업으로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어서 분향소가 녹사평에 차려지고, 시청으로 옮겨가고,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행진하고, 여성대회에 참가하는 등의 순간마다 미디어팀은 함께 촬영으로 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10.29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전국을 순회한 '1029진실버스'의 여정에 함께 하며, 길 위에서 유가족분들이 나누던 위로와 연대, 기억의 순간에 함께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소중한 연대의 기억입니다.
49재 이후, 2차, 3차 시민추모대회, 100일 추모제, 159번째 희생자의 100일 추모제, 159일 추모제 등 집회에서 상영되는 영상 편집 역시 미디어팀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159일 추모제 티저의 경우 미디어팀에서 적극적으로 기획하여 촬영, 제작한 광고 형식의 티저 영상입니다.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하는 국가가 자신의 책임을 “축제와 이태원, 이태원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돌리는 현 상황에 대한 비판을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담아 티저 영상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는 노래하며, 춤을 추며 애도할 것입니다” “축제는 계속되어야 합니다”라는 메시지에 중점을 두어 영상을 제작하였습니다. 앞으로도 미디어팀은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 제작을 통해 “미디어로 저항하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찾아가고자 합니다.
팬데믹 시대가 지나고, 많은 1인 미디어들이 생겨난 상황에서, 미디어팀의 역할이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 후원이 있다면, 보다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현장의 소중한 순간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언제든 미디어팀에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1029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 흐름에 많은 시민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미디어팀 1029itaewonmedia@gmail.com
🌈 글쓴이. 빼갈
1029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 미디어팀 팀장
#3. 세월호를 담은 독립예술영화 9편
세월호 참사가 9주기를 맞았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사회적 재난을 기억하며, 세월호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독립예술영화들을 모아본다. 극장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에서 영화를 통해 떠나보낸 이를 기억하고 남은 이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전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장기자랑 The Talent Show
이소현 | 2022 | 다큐멘터리 | 92분 58초 | 12세이상관람가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들로 구성된 4·16가족극단 <노란 리본>의 세 번째 연극 ‘장기자랑’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제주 수학여행을 가게 된 고등학생들이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연극에서 엄마들은 아이들로 분해 무대 위에서나마 아이들의 작은 꿈을 이뤄낸다. 2023년 4월 5일 개봉. 극장 상영 중
📌당신의 사월 Yellow Ribbon
주현숙 | 2019 | 다큐멘터리 | 86분 11초 | 전체관람가
참사의 목격자도 당사자일 수 있지 않을까? 쓰러져가던 배를 바라보며 슬퍼하던 교사, 대통령을 만나러 온 유가족을 보며 말 한마디 못 건넨 카페 사장, 유가족 곁을 지키며 버텨온 인권활동가, 사고 해역에서 시신을 수습했던 기억에 힘들어하는 진도 어민, 수업 시간에 소식을 접하고 그저 뉴스를 바라본 학생... 세월호 참사 이후 5년의 시간 동안 외롭게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온, 구글플레이무비, U+모바일tv 등에서 시청
📌그날, 바다 Intention
김지영 | 2018 | 다큐멘터리 | 110분 | 15세이상관람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월호 출항부터 침몰에 이르기까지 세월호에 어떤 일들이 발생했는지 분석하고 재현을 통해 추적한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20억 이상의 후원금을 모으며 화제를 모았던 작품. 네이버 시리즈온, 씨네폭스, U+모바일tv 등에서 시청 가능
📌봄이 가도 After Spring
장준엽 | 2018 | 드라마 | 75분 | 12세이상관람가
사라진 딸아이를 잊지 못하는 엄마,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가장, 아내 없이 무기력하게 사는 남편. ‘사랑하는 가족의 상실과 아픔’이라는 거대한 슬픔과 마주한 뒤에도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든 이들을 격려하는 옴니버스 영화.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웨이브, 구글플레이무비, 네이버 시리즈온 등에서 시청 가능
📌눈꺼풀 Eyelids
오멸 | 2016 | 드라마 | 85분 | 15세이상관람가
산 자와 죽은 자가 만나고, 바다에서 죽은자를 위한 씻김굿이 벌어지는 고립 된 섬. 어느 날부터 섬에서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떡을 찧는 절구가 망가져 망자들을 배웅할 떡을 만들 수 없게 된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죽음을 대하는 인간의 고통과 슬픔을 담아내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애도하는 영화.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상영작. 구글플레이무비, 웨이브, 티빙, 네이버 시리즈온, 씨네폭스 등에서 시청 가능
📌업사이드 다운 Upside Down
김동빈 | 2015 | 다큐멘터리 | 65분 | 12세이상관람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명의 아버지와 16인의 전문가가 그 날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화는 세월호 사건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오랜 모순을 입체적으로 살피며, 우리가 왜 지금 변화해야 하는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질문한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상영작. 티빙, 왓챠,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온 등에서 시청 가능
📌나쁜 나라 Cruel State
김진열, 이수정, 정일건 | 2015 | 다큐멘터리 | 119분 6초 | 12세이상관람가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의 삶을 1년 동안 기록한 다큐멘터리.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들과 동행한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가 제작하고 소셜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이 마주한 국가의 민낯을 보여준다. 왓챠, 티빙 등에서 시청 가능
📌부재의 기억 In The Absence
이승준 | 2018 | 다큐멘터리 | 26분
2014년 4월 16일, 당시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그 날의 참사 현장에 집중한다. 구조가 방기된 참사의 현장을 통해 국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다큐멘터리상 후보작. 유튜브 공개
📌 빅 피쉬 Big fish
김정석, 박재범 | 2017 | 애니메이션 | 8분
딸 미카를 찾기위해 빅 피쉬의 뱃속으로 들어간 엄마 요나의 이야기.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아이와의 재회를 통해 그 날의 슬픈 기억을 더듬어 보는 영화. 현실은 바꿀 수 없어도 서로 사랑하는 엄마와 아이의 마음만은 변하지 않을 것. 정동진독립영화제, 인디포럼 상영작. 왓챠, 유튜브에서 시청 가능
🏀 글쓴이. 김희영
미디어와 문화예술로 작당하는 것을 좋아한다. 과로사 하는 백수 생활을 잠시 접고 현재는 독립예술영화 유통배급지원센터 인디그라운드에서 일하고 있다.
본 뉴스레터는 미디어운동에 대해 새롭게 질문하고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여러 사람들이 함께 고민하고 찾아가기 위해 발행됩니다.
미디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각종 담론과 현상이 범람하는 가운데 과연 우리가 주목해야 할 대상은 무엇인지,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어 정작 중요하게 필요한 미디어의 변화는 무엇인지 관점을 제공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앞으로 2주마다 다음과 같은 내용을 가지고 여러분께 찾아갈 예정입니다.
- [동향] 독립 미디어 분야와 관련한 국내외 소식이나 정보
- [이슈] 독립 미디어 분야에서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의제나 이슈, 자료 브리핑
- [기획연재] 미디어 활동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기획연재나 열린 간담회 자리 등
이름에 맞게 ‘임팩트’ 있는 뉴스레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구독과 주변 홍보를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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