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첫 레터를 전합니다. 이번 트랙에서는 10월 마지막 날 [릴콘]중에 있었던 조혜림 평론가(인터뷰어)와 모트간의 이번 EP에 관한 인터뷰 내용을 옮겨 전합니다. 구독자분들중 현장에 계셨을 분들이 얼마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콘서트에 찾아주신 모든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가을이 금방 끝나버릴 것 같았는데 그래도 놓지 않고 붙잡고 있는 것 같아 고마운 계절입니다. 산책도 많이 하고 여행도 다니고 음악도 여유롭게 듣고 그러면 좋겠습니다. 열여덟번째 레터를 시작합니다.
릴콘 : 모트[잔상] Release concert_ 인터뷰
![릴콘 : 모트[잔상] Release concert 인터뷰](https://cdn.maily.so/du/insightindie/202511/1762604594383130.jpg)
10월31일 금요일, 싱어송라이터 모트의 EP[잔상] 릴리즈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공연중에 있었던 대중음악평론가 [조혜림]과 [모트]간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올립니다. 평소 모트의 음악을 좋아하시던 분들이라면 이번 앨범에 관한 인터뷰를 꼭 확인해주세요.
조혜림(인터뷰어, 대중음악평론가) : 먼저 이번 콘서트 자체가 발표한 EP[잔상]을 알리는 자리인데 이번 앨범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모트(motte) : 잔상이라는 앨범은, 이번에 제가 홀로서기를 시작했는데요. 그 전부터 듣는 음악이지만 책처럼 읽히는 앨범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거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첫번째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스토리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을 시작으로 처음으로 혼자 준비하면서 생각보다 재밌었습니다. 발매를 앞두고 이런저런 콘텐츠들을 직접 만들었는데요. 디테일에 꽂혀서 아무도 모르는데 혼자 고민도 많이 했지만 준비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ChatGPT 사용하시나요? 사용하면서 거기서 큰 틀의 아이디어도 얻었습니다(웃음)
조혜림 : 이번 앨범의 작업 기간은 얼마나 되었나요?
모트 : 원래 편곡이 완료된 곡들도 있었고 발매하고 싶었지만 아껴두었던 곡들도 있어서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몇년이 걸리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 EP를 상반기에 발매해야겠다 생각했는데 구체적인 뭔가를 정하지 않으면 시작을 안하잖아요? 그래서 여기저기 말하고 다니며 기정 사실화를 시켜서 마지막에 작업 속도가 좀 빨라진것 같고 하반기 시작하자마자 유통사를 찾아 발매일정을 잡았습니다. 세번째 트랙인 [주고받았던 말들] 같은 경우는 2019년에 처음 쓰기 시작해서 올해 편곡을 마무리했습니다. 곡을 완성시키지 않은 상태로 sns에 올렸더니 곡을 완성시키지 못하겠더라구요. 완성되지 않은 곡은 어디에도 올리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봉봉(반려견)이 한테도 불러주지 않으려구요.(웃음)
조혜림 : 앨범 제목이 [잔상]인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이 앨범의 제목을 들었을 때 '기억의 흔적'이나 '감각의 여운' 이런 식으로 해석을 했었는데 [잔상]이라고 짓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모트 : 말씀하신 것 중에 고른다면 '감각의 여운'에 더 가까운것 같습니다. 전 여운을 길고 깊게 느끼는 편이거든요. 몇년전에 읽은 책들도 어떤 문장이 좋아서 적어놓은 것들도 길을 걷다가도 문득 떠오르고 영화를 보다가도 마음에 드는 대사가 나오면 일기장에 적어놓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로 감각의 여운에 가까운것 같습니다.
조혜림 : 앨범을 들어보면 시간적 서사가 있는것 같아요. '지나가버린 것에 대한 것일까, 현재진행형의 것일까, 어떤 감정들에 대한 것일까'가 궁금했어요.
모트 : 곡으로 서사를 설명하자면 감정이 파도치는 작은 방안을 '파도'로 표현했고, '사실은'은 다정한 말을 해줄 다른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역설적이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고 싶은지는 감정, 세번째 트랙 '주고받았던 말들은'에선 사랑이 필요하다면 그 사람들과 주고받았던 이야기들을 떠올리게 되었고 '아이' 그리고 마지막 트랙 '나다움'은 내가 아이같아 보이던 어른같아 보이던 어떻게 보이던 난 나야 하고 끝맺음 했습니다.
조혜림 : 앨범 전반적으로 '사랑'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공연중에도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랑]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모트 : 함께 있어도 안위가 궁금해지는게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적이든 다른 종류의 사랑이던 '아프진 않을까?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어떤 고민을 가지고 있을까?'등 안위를 궁금해하고 걱정하는 것. 그게 사랑인것 같아요. EP 마지막 곡의 내용처럼 그 사람을 있는 그 자체로 좋아하는게 나로 하여금 그 사람이 빛날수 있고 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나도 빛날수 있는게 건강한 사랑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혜림 : 발매전에 미리 듣고 앨범 소개글을 쓰는데 슬프고 아려서 모트는 어떻게 이렇게 슬픈 이야기를 쓸까 했는데 오늘 만났는데 너무 밝고 사랑스러워서 인지부조화가 살짝 들었는데(웃음), 제가 이번 앨범 소개글에도 썼듯이 [잔상]이란 앨범은 '격한 울음'이나 '서글픈 절규'같은 것이 없어요. 슬픔이나 사랑이 끝난 후의 이야기를 하는데 펑펑 우는것이 아니라 '방에서 흐느끼는 느낌'이 들어 더 마음이 슬프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슬픔이 왔을때 어떻게 해소하는 편이지?
모트 : 좋아하는 영화가 있는데 반 고흐의 생애를 담은 영화예요. 거기서 좋아하는 대사가 있어서 적어 놓은 게 있는데 '때로는 우울한 게 우리를 치료해 줘요.'라는 대사예요. 사실 저는 스스로에 대해서 염세적인 사람이었거든요. 여러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사소한 루틴을 만들었어요. '일어나서 창문열기', '이불 정리하기', 좋아하는 음악듣기'등 아주 사소한 것들을 반복하다 보니 슬픔을 마주하려고 만든 아주 사소한 루틴을 통해 단단해지는걸 느꼈어요. 그래서 이제는 단단해진 제가 오늘 당장 할수 있는 루틴이 아니라 미래를 꿈꾸는 루틴을 적게 되었어요. 멋있죠?(웃음)
조혜림 : 충분히 멋있습니다. '잔상'이란 말이 끝나지만 사라지지 않는 의미잖아요? 이 앨범 만들면서 사라지지 않았던 감정이란게 있을까요?
모트 : 쓸쓸하다는 감정을 느끼던 시기에 손을 내밀어주었던 사람들과 그들의 말이 떠올라요. 공연이 끝나고 나면 뭔가 여운을 길게 가지게 되는 편이예요. 그 여운안에서 공허함이 크게 올때도 많아요. 그럴 때 주변의 진심이 담긴 위로의 말들이 오래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오래 남는 잔상중 하나는 예전 단공을 하는데 관객중에 '충분히 잘하고 있어.넌'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계셨는데요. 당시에 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있던 때였는데 왜인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격해졌어요. 그런 이야기들이 모여서 음악을 계속 이어나가고 무대에 오를수 있게 된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라지지 않는 잔상은 누군가에게 받은 감동인 것 같습니다.
조혜림 : 이 앨범으로 꼭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떤걸까요?
모트 : 1번, 2번트랙에 짙게 나타나는 우울감이 있거든요. 그 우울감을 꼭 담아보고 싶었어요. 왜냐하면, 숨길게 아니잖아요? 요즘의 전 보시다시피 활발하고 그렇지만 뉴스만 봐도 마음의 감기가 걸린 분들이 많다고 느껴져요. 이 앨범에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 '나처럼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네' 같은 공감 가는 가사가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뭔가 울적한 감정에 휩싸여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저도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게 되었으니 이 음악을 통해 다시 용기와 힘을 얻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조혜림 : 마지막으로 릴콘에 오신 팬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모트 : 혹시 오늘 이야기들을 듣고 조금 걱정을 하실수도 있을것 같아서 말씀드리는데. 전 요즘 행복하구요. 시간내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 이야기가 재밌진 않아도 마음속에 음악들로 잔상을 하나 남겨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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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RELEASE
(10.23~11.06)
뉴스레터를 시작하고 종종 새로 발매할 음악을 메일로 소개해 주시는 뮤지션들이 있습니다. 피드백드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찾아 듣고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음악이 매일매일 업데이트가 되고 있습니다. 나름 열심히 찾아 듣고 기록하고 있답니다. 음악창작자분들에게 응원의 한마디는 찾아 듣고 궁금해 하는 시점부터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새로운 감성들과 마주하시길 바랍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음원이나 뮤직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NEW RELEASE에 소개한 곡들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SOUNDOK]이란 앱으로 공유합니다. 지인에게 소개받아 사용을 시작한 앱인데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음악 플랫폼에 만들어 놓은 플레이리스트를 앱에 공유하고 이 앱에서 듣고 싶은 분들이 리스트를 플레이하게 되면 각자 사용하는 플랫폼에서 재생이 되네요. 앞으로 이 코너의 플레이리스트도 같이 공유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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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영하는 싱어게인4 시청하는 재미가 있어요. 오랜 시간 인디씬에서 활동해 온 두 아티스트가 파트너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펑크 스타일로 편곡하여 부른 무대를 보며 뭔가 뭉클해져서 공유합니다. 응원합니다. 로큰롤🤘
인사이트인디
오늘도 인사이트인디를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2주에 한번, 조금은 소소하더라도 구독자님과 나누고픈 인디음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궁금한 내용이나 소개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magic4402@naver.com 으로 알려주세요 🗣️
언제나 구독자님의 이야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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