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이 생각하는 집은 어떤 공간일까?

🧐 Summary

1️⃣ 더 나은 집에서의 생활을 위해 필요한 니즈는 주도권, 안락함, 안전함, 돌봄, 소속감, 즐거움, 성취감, 희망 입니다.

2️⃣ 집에서의 더 나은 삶을 위한 8가지 니즈를 방해하는 3가지 갈등은 '더하기 vs 덜하기', '함께하기 vs 프라이버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 vs 비용효율적인 삶'입니다.

3️⃣ 한국 사람들에게 집은 휴식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에 '덜하기'를 선택했어요.

4️⃣ 한국 사람들에게 집은 정체성을 맘껏 표현할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기 때문에 '프라이버시'를 선택했어요.

5️⃣ 한국 사람들에게 집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없는 선에서 내가 건강하게 사는 공간이기 때문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과 '비용효율적인 삶' 사이의 균형을 선택했어요.

3월이 이사 성수기라죠. 우리는 집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해 어떤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할까요? 이케아의 라이프 앳 홈 2023 보고서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어요. 이케아는 매년 집에서 사람들의 생활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올해는 10회를 맞아 그동안의 연구 결과를 다 합쳐서 사람들이 집에서의 생활에서 어떤걸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그걸 방해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분석했습니다. 보고서에는 미래 집에 대한 방향성도 있었는데 내용이 많아서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다루지 않았어요.

라이프 앳 홈 (Life at Home) 보고서가 뭐지?

이케아에서는 2014년부터 매년 '라이프 앳 홈 (Life at Home)'이라는 집에서의 생활 연구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2023년 연구 조사 결과와 2014년부터 2022년까지 9년동안의 인사이트까지 통합해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 40개국의 25만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량조사, 사용자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가정 방문 등을 하면서 연구한 대규모 프로젝트에요.

10년간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해서 '더 나은 집에서의 생활을 위한 8가지 니즈'를 정의했죠. 이 관점에서 데이터를 살펴보니 집에서 더 나은 생활을 누리는것을 방해하는 3가지 갈등 요소가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집에서의 생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재밌는 결과였는데요. 한국 조사 결과에 대한 하이라이트도 따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전 세계 사람들의 결과와 비교해보니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아서 우리 뉴스레터에서는 한국 조사 결과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봤습니다.

집에서 더 나은 생활을 위한 8가지 니즈

더 나은 집에서의 생활을 위해 필요한 니즈는 주도권, 안락함, 안전함, 돌봄, 소속감, 즐거움, 성취감, 희망 입니다. 이걸 다시 묶어보면 일상의 필수 요소, 평상시의 연대감, 의미있는 순간들, 미래 계획으로 정의할 수 있어요. 집에서의 생활이 일상적인 필수 감정을 만족시켜주고, 나 자신과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의미 있는 순간들을 느낄 수 있으며, 미래를 긍정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이런 니즈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실제로 그 니즈를 채우고 있다고 느끼진 않죠. 한국 사람들은 집에서의 생활에서 성취감, 희망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생활에서 이것들을 채우고 있다고 느끼는 것의 차이가 컸습니다. 이런 격차는 집에서의 더 좋은 생활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죠. 43%의 한국 사람들만이 현재 집에서의 생활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낀다고 하네요 (전 세계 차하위, 전 세계 사람들은 60%가 긍정적으로 느낌).

니즈 충족을 방해하는  3가지 갈등

우리는 매일 집에서의 더 나은 삶을 위한 8가지 니즈를 방해하는 3가지 갈등('더하기 vs 덜하기', '함께하기 vs 프라이버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 vs 비용효율적인 삶')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이러한 니즈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것을 충족하기에는 어렵기 때문이죠. 한국 사람들은 이런 갈등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 = 같은 문항에 대한 전 세계 사람들의 답변)

1.  더하기 vs 덜하기 

🇰🇷 덜하기 : 집은 쉬는 공간이지 

더하기는 집에서 생산성 있는 일을 더 학고 싶은 마음이고, 덜하기는 집에서 쉬고 싶은 마음이에요. 더하기에서 충족되는 니즈는 주도권/성취감이고, 덜하기에서 충족되는 니즈는 주도권/돌봄/즐거움 이에요. 

한국 사람들에게 집은 다양한 일들을 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공간보다는 긴장을 풀고 휴식하는 공간입니다.

✅️ 58% 이상적인 집은 긴장을 풀고 편히 쉴 수 있는 곳 (😮전 세계 2위, 🌍43%)

✅️ 53% 집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요소는 휴식 (😮전 세계 1위)

✅️ 52% 독서, 음악감상, TV 시청 등으로 휴식을 취하며 돌봄의 니즈를 충족한다고 느낌 (😮 전 세계 1위)

✅️ 8% 자녀/손주를 가르치며 성취감을 느낌 (🙄전 세계 최하위, 🌍22%)

집에서 휴식하는 것 중에 수면은 '덜 하기'의 핵심적인 활동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의 20%가 낮잠을 집에서의 즐거움이라고 답했는데, 한국 사람들의 답변은 좀 더 높은 28% 였어요. 질 좋은 수면은 감각적인 요소들도 많이 작용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수면환경이 중요하다고 답했어요.

✅️ 30% 홀로 자는 것이 숙면의 핵심 (😮전 세계 1위)

✅️ 12% 잠자리 들기전 사랑하는 사람에게 인사하기 (🙄전 세계 최하위)

2. 함께하기 vs 프라이버시

🇰🇷 프라이버시 : 집은 나만의 공간이지

함께하기는 집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연대감을 만들고자하는 마음이고, 프라이버시는 재충전을 위한 개인적인 공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입니다. 함께하기로 충족되는 니즈는 소속감/즐거움/안전함이고, 프라이버시로 충족되는 니즈는 안락함/주도권/즐거움 이에요.

한국 사람들에게 집은 나의 정체성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가 보장된 공간입니다. 그래서 나를 위한 공간을 원하고, 젊은 세대 일수록 프라이버시에 대한 니즈가 크게 나타났어요.

✅️ 40%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가장 큰 즐거움 (😮전 세계 1위)

✅️ 36% 적당한 프라이버시는 집에서의 만족도를 높임

✅️ 34% 집은 구성원 모두를 위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하고 있음

전 세계 사람들의 답변과 한국 사람들의 답변을 비교해봤을 때, 한국 사람들에게 함께 사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집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소속감에 미치는 영향은 낮았습니다.

✅️ 14% 함께 사는 사람들과 웃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 (🙄전 세계 최하위, 🌍33%)

✅️ 18% 가족과의 좋은 관계가 집에서의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 (🙄전 세계 최하위)

✅️ 9%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집에서의 소속감을 느낌 (🙄전 세계 최하위)

3.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 vs 비용 효율적인 삶

🇰🇷 둘 사이의 균형 : 집에서 건강한 생활도 비용 효율적인 생활도 하고 싶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은 지구와 개인의 웰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고, 비용 효율적인 삶은 생활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입니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으로 충족되는 니즈는  돌봄/희망이고, 비용효율적인 삶으로 충족되는 니즈는 안전함/주도권/안락함 입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지속가능성을 지구와 사람을 포함하는 큰 개념으로 인식하는 반면, 한국 사람들은 자신과 가족이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 35% 이상적인 집은 지속가능한 삶이 가능한 집 (😮전 세계 1위)

✅️ 33% 이상적인 집은 신체적,정신적으로 도움이되는 집

✅️ 46% 집에서의 신체적 건강이 가장 걱정됨 (😮전 세계 1위)

사실 누구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원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죠. 한국 사람들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집에서 건강하고 지속가능 삶을 실천하기 어렵다고 답했어요. 집에서의 생활에 대한 의사결정(예를 들면 집에 필요한 물건이나 음식을 사는 것) 주도권을 방해하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돈이 충분하지 않아서, 재정적으로 독립하지 않아서라는 것이 상위 답변이었습니다.

✅️ 22% 집을 관리할 돈이 충분하지 않을때 집에서의 삶을 주도하지 못한다고 느낌

✅️ 19% 재정적으로 독립적이지 않을 때 집에서의 삶을 주도하지 못한다고 느낌

✅️ 32% 집에서의 생활에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가계 재정과 가처분 소득 (내가 번돈에서 세금을 빼고 남은 금액)

이케아가 정말 열심히 집을 연구하고 있었네요. 저는 한국인들의 생각하는 집과 전 세계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집의 모습이 많이 달라서 보고서를 더 집중해서 읽어보았습니다. 국가와 상황에 관계 없이 모두와 쉽게 연결되는 이 시대에도 여전히 국가에 따라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참고자료 리스트에서 보고서 원문을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10년간의 연구결과가 집약되어 있고 대규모 파트너들이랑 협력한 결과들이어서 디자인/트렌드 리서치의 기본 구조가 잘 짜여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국계 디자인 컨설팅 업체에 리서치를 맡긴 정석 결과물 느낌이라고 할까요. 다양한 종류의 많은 데이터를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쉬운 카테고리로 간결하게 나눈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UX디자인 뿐만 아니라 리서치를 해보신 분들은 아실꺼에요. 자료를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래서 리서치 결과나 디자인 컨셉 자료를 잘 정리해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려요.

공간 경험 디자인이나 리서치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이번 뉴스레터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주에 만나요!

Reference

[1] 라이프 앳 홈 보고서 2023 : 글로벌 주요 조사 결과 (페이지 하단에서 보고서 다운로드 가능)

https://www.ikea.com/kr/ko/life-at-home/

[2] 라이프 앳 홈 보고서 2023 : 한국 주요 조사 결과 (페이지 하단에서 보고서 다운로드 가능)

https://www.ikea.com/kr/ko/life-at-home/life-at-home-2023-korea-pub8d91c2c0

[3] https://www.ikea.com/kr/ko/newsroom/corporate-news/2023-pub8a265c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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