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는 이제 ‘글 쓰는 사람’이다
기록은 시니어에게 새로운 자아를 선물한다.
글을 쓴다는 건 새로운 직업이자 정체성을 형성하는 행위다.
나는 이제 누구인가?
많은 시니어들은 정년퇴직이나 자녀 독립 이후, 정체성의 공백을 경험한다. 오랫동안 ‘작장인’, ‘부모’, ‘교사’, ‘직책’으로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그 역할들이 사라진다. 명함이 없어지고, 아침 출근이 사라지고, 사람들은 더 이상 직업으로 나를 부르지 않는다. 그 공백 앞에서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생긴다.
역할이 사라지면 존재감도 흔들린다
정체성은 단순히 이름이나 나이로 정의되지 않는다. 내가 하는 일, 맡은 역할,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이 곧 나 자신이다. 그런데 시니어는 한평생을 따라온 정체성을 내려놓는 시기를 맞이한다. 이때 혼란이 찾아온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나는 아직도 사회에 필요한 사람인가?”
바로 이때 ‘글쓰기’는 새로운 해답이 될 수 있다. 시니어는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꺼내며, 자신만의 언어를 찾고,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조립할 수 있다. 글을 쓰는 순간, 시니어는 다시 ‘자기 이름’을 가진 사람이 된다.
필명으로 불리는 삶—‘나는 작가입니다’라는 여성 시니어의 이야기
한 여성 시니어는 은퇴 후 우연히 블로그를 시작했다. 처음엔 일기처럼 몇 줄 쓰는 것에서 시작했지만, 글이 쌓이면서 독자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녀는 ‘나는 작가입니다’라는 닉네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젠 누구를 만나든 제 소개를 이렇게 해요. ‘저는 작가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씁니다.’” 직장인은 아니지만, 직업이 생겼고, 사람들은 그녀를 필명으로 기억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며 살아가는 그녀는 더 이상 은퇴자나 노년층이 아닌, 하루하루를 창작자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다.
글쓰기가 정체성을 회복하는 5가지 방식
- 글을 쓸 주제가 있다는 것은 곧 나의 관심사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무엇을 쓰고 싶은가?’는 ‘나는 누구인가?’와 맞닿아 있다.
- 꾸준히 글을 쓰는 일상은 나만의 리듬을 만든다. 하루 중 일정 시간을 ‘내 시간’으로 회복하게 되며, 삶의 리듬이 생긴다.
-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은 나의 존재를 사회에 알리는 방식이 된다. 댓글 하나, 공유 한 번이 외부와의 연결고리를 만든다.
- 글쓰기 과정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정리하며, 미래를 구상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정서적 정돈이다.
- 글을 쓴다는 것은 내 이름으로 목소리를 내는 행위다. 이는 어떤 연설이나 발언보다 강력한 자기 표현이다.
AI는 정체성을 돋보이게 하는 협조자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 AI는 편집자이자 질문자이며 구조화 시키는 조정자 역할을 해준다. 그러나 점차 시니어는 자신의 글을 스스로 구성할 수 있게 되고, AI는 그 과정을 뒤에서 조율해주는 조력자가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가 ‘당신 답게 쓴 글’을 더 명료하게, 더 감동 있게 만드는 데 있다. 시니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중심에 두되, 문장의 톤, 흐름, 단어 선택을 다듬어 정체성을 분명하게 만든다.
‘나는 작가입니다’가 되는 3단계 변화
- 첫 글을 쓴 순간, ‘써보는 사람’이 된다. 자기 이야기를 꺼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막상 써보면 “나는 쓸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 글쓰기가 반복되면 ‘글 쓰는 사람’이 된다. 하루에 한 줄이라도, 주 1회라도 쓰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작가다. 작가란 직업이 아니라 태도다.
- 어느 순간, 누군가가 나를 ‘작가’로 부른다. 블로그 독자, 가족, 친구, 강연 요청자. 그 순간 시니어는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된다.
‘쓴다’는 행위는 곧 ‘존재의 증명’이다
글을 쓰는 시니어는 단지 기록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타인과 연결되며, 세상을 향해 신호를 보내는 사람이다. 글은 기록이 아니라 선언이다. “나는 여기 있다”, “나는 이렇게 살아왔다”,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글쓰기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정체성을 새롭게 입는 방식이다. 누구도 당신의 이야기를 대신 써줄 수 없다. 당신이 쓰는 그 문장이, 당신의 이름이 되고 당신의 존재가 된다.
당신은 글을 쓰는 사람이다—지금부터
글은 자격이 아니라 의지로 시작된다. 누가 허락하지 않아도, 누가 평가하지 않아도, 오늘부터 당신은 ‘글 쓰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글이 쌓이면 그것은 기록이고, 그 기록은 언젠가 누군가의 위로가 되며, 미래의 참고서가 된다.
지금 당신의 이름 옆에 ‘작가’라는 단어를 붙여보라. 당신은 이미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다.
글쓰기는 당신의 삶을 정리하고, 세상에 새 이름을 선물한다. 당신의 정체성은 새롭게 쓰일 수 있다—바로 지금, 바로 여기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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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첫 글을 쓰는 순간 작가가 된다! 너무 좋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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