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가 가진 진짜 경쟁력은 어디에 있는가?
많은 시니어는 ‘은퇴’라는 단어를 듣는 순간 스스로를 뒤로 물러선다. 무대에서 내려왔다는 느낌, 이제는 조용히 살아야 한다는 관성,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낙담. 그러나 그 생각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은퇴는 역할의 변화일 뿐, 가치의 퇴장이 아니다.
젊은 세대가 빠른 기술과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꿔간다면, 시니어 세대는 시간을 통과하며 축적된 삶의 경험으로 그들의 빈틈을 채울 수 있다. 그 경험은 검색해서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니며, 한 세대만의 시행착오로는 축적되지 않는다. 경험은 시니어가 가진 유일무이한 경쟁력이며,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자산이다.
‘기억’이 아닌 ‘기록’이 되어야 자산이 된다
우리는 살아온 삶을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세상과 공유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내 안에만 갇힌 이야기’일 뿐이다. 이제는 그 기억을 기록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손주에게 들려주던 삶의 이야기, 동료들과 나눴던 직장의 갈등 해결법, 1990년대의 물가 변화에 대한 피부감각. 이 모든 것은 AI 시대에 의미 있는 1차 경험 데이터가 된다.
예를 들어, ‘회사 후배를 어떻게 지도했는가’라는 주제는 요즘 조직 문화의 핵심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해법은 시니어들의 30년 근속 경험 속에 녹아 있다. 갈등을 피하지 않고 해결했던 사례, 신입사원을 성과 중심이 아닌 태도로 평가했던 기준, 구성원 간 유대를 만드는 식사 자리의 언어. 이 모든 것이 후배 세대가 갈망하는 진짜 정보다.
직장인의 삶이 책이 된 한 시니어의 기록
32년간 건설업계에서 일한 시니어는 퇴직 후 AI 글쓰기 프로그램을 활용해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누가 이걸 읽겠나” 싶었다. 그러나 10년 전의 프로젝트 기억을 되살리고, 계약당시 중재자 입장에서 한국인과 외국인과의 갈등 사례를 쓰며 점점 글의 구조화에 자신감이 생겼다.
콘텐츠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콘텐츠’라는 말에 주눅 들지 말자. 멋진 촬영 장비, 유명한 플랫폼, 화려한 디자인이 필요한 게 아니다. 콘텐츠는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시작된다. 예를 들어, 매일 아침 일찍 시장을 다니며 채소 고르는 법을 알고 있는 어르신의 이야기. 그것 만으로도 식재료를 고르는 콘텐츠가 된다.
사진 한 장에 “빡빡 머리 모습에 암 투병 위로 받고 싶어요”라는 문장을 붙이는 것. 그것이 콘텐츠다. 손주와 주고받은 편지를 적어두는 것. 그것도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는 이야기다. 중요한 건 ‘이야기할 의지’다. AI는 그 이야기를 정리하고 다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AI는 당신의 기록을 돕는 조력자다
“글을 잘 못 써서 못하겠어요”라는 말은 이제 유효하지 않다. 시니어가 이야기만 꺼내면, AI는 글로 바꿔준다. “이 얘기를 에세이처럼 써줘”, “제목을 정리해줘”, “더 감성적으로 바꿔줘”라고 말하면 된다. AI는 당신의 편집자이며, 비서이며, 기록을 돕는 협력자다.
또한 목소리를 녹음하고, 그것을 텍스트로 전환해주는 앱도 많다. 하루에 한 문장만 말해도 된다. “오늘 아침에 콩나물국을 끓였다.” “이제는 비 오는 날이 허리가 아프다.” 이 문장들은 일기이며, 기록이며, 콘텐츠의 씨앗이다.
당신의 이야기가 세상의 길이 될 수 있다
시니어는 수십 년을 견디고 살아온 생생한 삶의 기록 보유자다. 그 이야기를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실시간 정보보다, 시간에 누적된 삶의 통찰을 더 원한다. 그 이야기를 말하고, 남기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고 기회다.
오늘부터 말해보자. 기록해보자. 사진을 찍고, 한 줄 메모라도 남겨보자. AI가 당신의 이야기를 돕고 정리해줄 것이다. 당신의 경험은 지금, 새로운 콘텐츠가 되어 또 다른 세대의 길잡이가 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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