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Shopify의 CEO 토비 뤼트케는 충격을 던지는 사내 메모를 공개했다. “앞으로 회사에 남고 싶으면, AI를 잘 써라.” 이 문장은 그저 내부 지침이 아니었다. AI를 다룰 수 없는 직원은 더 이상 회사의 일원이 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 선언이었다.
그는 모든 업무에 AI를 기본 도구로 통합할 것이며, AI 역량은 선택 사항이 아닌 필수 능력임을 명확히 했다. 이제 기업은 직원에게 능률보다 AI 적응력을 먼저 본다. 문서 작성, 일정 관리, 마케팅 기획, 고객 응대 등 사무직의 거의 모든 업무가 AI를 통해 더 빠르고 처리되는 시대가 되었다.
더 이상 사람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시니어는 어디에 위치해야 할까? 젊은이들만의 변화처럼 보이는 이 흐름은 실은 우리 시니어에게 더 깊은 울림을 던진다.
시니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세대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유선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은행 창구에서 모바일뱅킹으로 전환될 때도 우리는 결국 적응해냈다. 하지만 이번 AI 혁신은 이전과 차원이 다르다.
기계를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는 전환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기술 변화는 도구를 바꾸는 일이었다면, AI는 생각하고 일하고 소통하는 방식 전체를 바꾸는 변화이다. 그래서 시니어는 더 큰 저항감을 느낀다. “이제는 너무 복잡하다.” “그냥 조용히 살고 싶다.” “나는 기술이랑 안 맞는다.” 이런 말들은 점점 더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기술을 못 써서 불편하다는 수준이 아니다. AI를 쓰지 않으면, 사회적 대화에서 완전히 밀려나고 고립된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커뮤니티에서도 젊은 세대가 공유하는 정보 흐름, 문서, 일정, 의사결정 도구는 이제 대부분 AI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모임에서는 회의록을 AI가 정리하고, 어떤 카카오 톡방에서는 AI 비서가 공지를 대신 올린다. 시니어가 이 흐름에 적응하지 않으면, 의도하지 않게 의사 결정의 외곽으로 밀려나게 된다.
그건 단지 ‘모르는 척’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시니어의 지혜와 경험이 조직이나 공동체 안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결국 “내가 말해도 아무도 듣지 않는다”는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AI를 외면한 시니어가 맞닥뜨리는 가장 아픈 현실이다.
그렇다면 AI는 시니어에게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AI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내가 살아온 삶을 다시 표현하고 전할 수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생존을 위한 소통 도구이다.
예를 들어, AI와 대화하듯 질문을 던지고, AI에게 내 경험을 정리하게 하고, 그 글을 블로그나 뉴스레터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내 삶의 흔적이 세상과 연결된다. 이 연결은 곧 지혜의 전달이고, 콘텐츠의 시작이다.
또한, AI는 나의 건강을 챙기고, 일정을 관리하며, 운동 계획까지 함께 점검하는 디지털 비서 역할도 해낸다. 처음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AI는 반복 학습을 통해 시니어의 말투와 행동을 익히는 똑똑한 친구가 된다.
실제로 미국의 70대 은퇴자가 ChatGPT를 활용해 자신의 직장 경험을 정리하고, 수필을 작성해 책을 출간한 사례도 있다. 그는 글쓰기를 어려워했지만, AI의 도움으로 문장을 정리하고, 교정을 받고, 때로는 글의 제목까지 제안받으면서 자신의 삶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시니어도 AI를 잘만 활용하면, 전문가가 아니어도 콘텐츠 생산자가 될 수 있다. 누구보다 삶의 밀도가 높은 세대이기 때문에 경험만 정리해도 수많은 젊은 독자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의지이다. 그 의지 하나면 시작할 수 있다.
AI는 더 이상 기술이 아니다. 이제는 인간의 확장 도구이고, 시니어에게는 생존의 언어이다.
우리가 이 언어를 익히지 않으면, 우리 삶의 이야기는 저장되지 않고, 전해지지 않고, 그저 ‘나만 아는 이야기’로 사라지게 된다.
이 시대는 선택하지 않아도 선택되는 시대이다. AI를 쓰지 않겠다고 결정하는 순간, 세상은 그 사람을 '소외된 사용자'로 간주하고 배제한다.
그건 억울한 일이다. 왜냐하면 시니어야말로, 이 세상에 가장 먼저 말해줘야 할 이야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정주영 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이봐 해봤어?” 이제는 이 질문을 시니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 “이봐 AI 해봤어?” 아직 안 해봤다면, 오늘이 그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스마트폰에 AI 앱을 설치하고, 매일 아침 단 한 문장이라도 질문을 던져보자.
"내일 날씨는?", "미국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나이 들수록 왜 허리가 아플까?", 이런 질문으로도 충분하다. 시작이 반이고, 반복은 능력이 된다.
시니어는 이미 충분히 잘 살아왔다. 그 삶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 이제 AI가 필요하다. AI는 선택이 아니다. 시니어의 생존이고, 소통이고, 확장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지금, 딱 한 번의 클릭으로 시작할 수 있다. 그 첫걸음이 바로 시니어 인생의 제2막을 여는 열쇠가 된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