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업계의 거버넌스 문제

계속되는 스타트업의 비리 문제,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2025.04.28 | 조회 3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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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U입니다. 올해 일본은 유독 벛꽃 시즌도 길고 날씨가 좋아 모처럼만의 봄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일본 스타트업 업계는 좋지 않은 소식이 많아, 오늘은 일본 IT시장의 기업소개 시리즈 대신에 (어쩌면 가십거리라고 생각할수도 있는)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암부에 관한 얘기를 해보자 합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 스타트업이 일으키는 혁신이 우리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미래를 키워나가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정부의 지원등, 스타트업이 아닌 기업들은 받을수 없는 종류의 많은 서포트를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죠.

다만 그러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켜야하는 룰과, VC를 포함해 이를 지원하는 스테이크 홀더들의 Integrity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주 금요일, 일본 스타트업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습니다

 

Alt(알트)의 상장과 분식의혹

지난주 금요일, 일본 스타트업 업계를 술렁이게 한 IR 발표가 있었습니다.

Alt사가 발표한 IR자료
Alt사가 발표한 IR자료

발표내용은 2024년 10월에 190억엔의 시가총액으로 막 상장한 Alt(알트/オルツ)사의 SaaS 제품인 AI GIJIROKU(AI 회의록 서비스)의 매출 내용이 가공거래의 가능성이 있기에 확인이 필요해, 결산 발표를 늦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lt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PAI(Personal AI)의 실현을 비젼으로 내걸고, Digital Human등 사람을 복제하려는 시도를 해온것으로 (그리고 오랫동안 미상장으로 SI 사업을 해온걸로) 유명한 AI 스타트업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상장을 견인한 매출은 실질적으로는 기술에 대한 평가보다는 SaaS 사업인 AI GIJIROKU으로, 주된 판매는 대리점을 통한 판매였는데요, 2023년 기준, 41억엔의 매출에 대해 약 70%가 넘는 부분을 주요 판매대리점 3사가 점유하고 있었다는 점이 지적받았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이 일반적인 대기업이라면 문제가 없었겠지만, 실제로는 직원 20여명에 불과한 작은 광고대리점들 이었고, 상식적으로 몇십억엔 수준의 매출을 낼 만한 파트너사가 아니라는 지적이었지요.

게다가 수상하다고 지적받은것은 매출 41억엔에 대해 광고비가 37.7억엔으로, 약91%가 광고비로 지출되었다는 점입니다.

SaaS 판매의 광고비로는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은 SaaS에 대해 알고 계시는 분들이라면 이해하실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고 많은 이들이 Alt사가 판매대리점에 먼저 광고비를 지불, 해당 금액 내에서 다시 발주를 받는 형식의 순환거래를 한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확한 내용은 Alt사가 설립한 제3자 위원회의 발표를 기다려야 하겠지만, 만약 이 순환거래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일본 스타트업 에코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크게 손상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주시하고 있습니다.

처음이 아닌 스타트업의 부정거래

이번 Alt의 분식회계 의혹이 나오면서 화제가 된것은 2009년에 당시의 마더스 시장에 상장된 FOI라는 반도체 회사의 매출이 실제로는 3억엔에 불가한것을 118억엔으로 분식하였던 사건입니다.

당시 FOI사의 대표와 영업담당 이사는 실형선고를 각각 5년/4년 받았고, 상장 주간사였던 미즈호 증권은 해당건에 관한 익명의 고발이 있었음에도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손해배상 처분을 최고재판소에서 받았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이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반도체 기기등, 특수한 기술을 필요로하는 업계의 매뉴얼을 만들어주는 SaaS를 제공하는 그레이스테크놀로지사는 2018년에 상장했으나, 2022년, 매출의 약 절반이 가공의 거래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심지어 그레이스 테크놀로지는 EY의 회계감사를 받아왔음에도 불구하고 몇년이나 이러한 문제를 밝혀내지 못한것도 하나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본 스타트업과 그 주변 업계에서는 분식/허의거래등의 부정회계가 끊임없이 나왔는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태의 일각에는 VC등의 투자사가 상장압박을 가한것도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습니다.

당연히 스타트업은 엑싯을 해야하고, 그 압박은 크나, 부정을 정당화 할수 있는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적이 있을 정도로 일본 VC 업계도 많은 압박을 스타트업에 가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 지인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부정거래만이 아닌 일본 스타트업씬 사건

스타트업 씬에서의 문제는 분식회계 뿐만이 아닙니다.

최근에 가장 큰 비리는 엘픽셀(LPixel)사의 횡령사건이었는데요, 총 56.7억엔을 조달한 의료계 스타트업인 엘픽셀사의 경리부장이 회사 계정에서 본인의 계정으로 총 33.5억엔을 부정송금하였고, 그 돈으로 FX투자를 하여 손실을 입힌 사건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어이없게도 이때 송금 권한과 실제 경리업무를 맡은것이 해당의 경리부장이었기 때문에 예금 통장과 회계 시스템등,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범인이 조작한것이 사건 발견을 늦춘 요인이라, 이 사건을 통해 일본 스타트업씬의 거버넌스 문제를 제조명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스타트업이 백오피스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은 이때 많은 이들이 엘픽셀사건을 떠올렸다
스타트업 업계 사람들은 이때 많은 이들이 엘픽셀사건을 떠올렸다

엘픽셀 사건은 스타트업 업계의 오타니/미즈하라잇페이 사건에 견줄만 한데, 미즈하라 잇페이 사건은 재현성이 높지는 않아(일단 오타니가 어떻게 또나오겠습니까만) 그냥 이슛거리였다면, 엘픽셀사건은 또 언제 생길지 모르는 일이기에 업계의 큰 교훈이 되었습니다.

일본에서의 스타트업 투자, 어떻게 할까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방지 할수 있을까요? 또한 저희 뉴스레터의 독자분들 중에는 투자업계에 계신분들도 상당수 계실텐데요, 해외 투자자로서 일본의 회계 방식(J SOX)에 익숙치 않은 상태로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란 쉽지 않긴합니다.

다만 이하의 방법을 통해 어느정도의 리스크는 헤지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 믿을수 있는 복수의 독립계 VC와 함께하기

평소에도 가능한 많은 일본의 독립계 VC와 정보교류를 활발히 하여, 어떤 회사의 대표가 Integrity 있게 행동하는지, 또 회사의 거버넌스 체제가 잘 되어있는지 등에 대한 레퍼런스 체크를 할 수 있는 상대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저도 개인적으로 지인이 있는 한국 펀드에서 일본 스타트업에 투자 할 때 레퍼런스 체크 문의를 받은 적이 있고, 제가 아는 선에서 적절한 레퍼런스를 알려드려 조금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2. 투자 실사의 철저

일본 스타트업 투자 씬에서는 미들/레이터 라운드라도 CVC등이 리드를 하는 경우에는 재무 실사를 확실하게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다른 VC의 성격이 어떤지, 또한 그들이 어떠한 실사를 했는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더욱더 철저한 실사를 본인들이 하는것도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렇게 써놓으면 당연한 내용이긴하나, 해외에서 이러한 당연한 일을 하기는 쉬운일이 아닙니다. 해외에서 뭔가를 하려면 커뮤니케이션 코스트도, 또한 실제 비용도 한국에서 하는것 보다 훨씬 많이 드는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좀더 많은 사례를 한국에도 공유하고, 에코시스템 자체를 한일간에서 확장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팬 인사이트 뉴스레터에서는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4명이 각자의 관심분야를 공유드리려고 하며, 저희도 더욱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KH: 일본 VC 관점에서의 스타트업 시장, 투자, IPO 시장에 대해
  • KU: 일본 스타트업 업계 뉴스의 소개와 배경소개,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내부 이야기
  • YJ: 일본시장의 이해, 해외법인 매니지먼트, 브랜딩, 비즈니스 프로세스
  • SA: 일본 채용, 일본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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