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시회에서 돈버는 방법

여러분의 돈, 전시회 바닥에 뿌리지 마세요

2025.10.29 | 조회 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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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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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Insight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보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U입니다.

지난주에는 일본에서 IT Week라고하는 일본 국내 최대규모의 IT관련 전시회가 있었습니다. 관련해서 한국에서 참가하셨던 분들도 많았을듯 합니다.

오늘은 이에 관련해서 지난주에도 얘기했던 일본에서 마케팅을 함에 있어서 어떻게 예산을 보고 집행할까에 대해 조금더 얘기해 볼까 합니다.

 

왜 일본에서는 아직도 ‘전시회’인가

흔히 얘기하듯, 일본은 대면 문화가 강한 나라입니다. 코로나 때에 원격근무 중심이었던 일본도 현재는 모두 출근 문화로 전환되었고,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마케팅이 주류가 된 지금도 일본에서는 ‘전시회(EXPO)’가 가장 중요한 B2B 접점이죠.

실제로 전시회가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도쿄 빅사이트·마쿠하리메세 등 주요 전시장 일정은 연간 1,000건 이상있다고 합니다. (오사카등 간사이 및 나고야 쪽에서 열리는것 까지 포함하면 더 늘것으로 보입니다)

이 배경에는 일본의 BtoB 시장이 신뢰를 중시하는 것이 크게 작용합니다.  온라인 광고나 세일즈 이메일보다, 직접 만나 대화하고 부스의 규모나 그에 관한 준비의 수준, 또한 전시회에서의 키노트 강연에 등단했는지등에 대한 브랜드 검증 등을 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전시회는 단순한 프로모션의 장이 아니라 “리스크가 없는 벤더/파트너인가”를 검증하는 무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가장 흔히 저지르는 실수가 있습니다. “일단 제일 큰 IT Week에 나가보자.”라는 것이죠.  IT Week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곳에 오는 사람들의 목적이 제각각이라는 점이죠. 내방객은 SI 업체, 대학 연구소, 지방 공공기관, 취업준비생까지 한데 섞여 있습니다. 명함은 쌓이지만, 정작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리드의 질은 낮을 수 있습니다.

첨부 이미지

실제로 JApan IT Week에 관한 설명문에도, "일본최대의 시스템개발/운용/보수에 관한 종합전시회"라고 쓰여있고, 이 뜻은 즉슨, SI 문화의 전시회라는 뜻이죠. 스타트업에 최적화된 전시회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전시회를 골라야 할까요?

 

‘누가 오는가’보다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위에도 말씀드렸듯이, 일본에서는 연간 1,000개 이상의 전시회가 열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방문객들도 같은 업계의 전시회라 할지라도 Pick을 할 수 밖에 없죠. 그렇기 때문에 일본 전시회는 '많은 사람을 만나는 곳’이 아니라 ‘올 사람만 오는 곳’이 효과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즉, “얼마나 핫한/큰 전시회인가”가 아니라 “나의 고객은 누구인가”로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IT기업이라면,

  • 보안 솔루션을 한다면 “Japan IT Week”의 한 코너보다는 Security Show(보안 전문 전시회),
  • 클라우드 인프라나 데이터 관리라면 “Interop Tokyo”,
  • 제조업용 IoT 솔루션이라면 “Manufacturing World Japan”

등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들 전시회는 ‘문제의식이 있는 고객’이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보안을 고민하는 담당자, 공장 자동화를 추진 중인 관리자, 실제 도입 의사결정을 하는 엔지니어가 직접 찾아오는 전시회이기 때문입니다. 즉, 방문객의 관심도가 깊고 가지고 있는 과제도 구체적이죠.

그렇기 때문에 한가지 중요한 부분은 고객들의 디테일한 질문에 잘 준비해두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프로덕트의 구체적인 스펙과 대응가능한 케이스, 비용등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십니다.

얘를 들어 제가 판매하던 센서제품의 경우, 대응 주파수 대역은 물론 제조한 회사와 들어간 기반등, 솔직히 말씀드리기 애매한 부분까지 물어보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만, 이러한 부분을 잘 대답해 드리는것이 신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물론, 전시회가 무료다보니 너무 디테일한 것을 물어보시는 시간 많고 할일 없는 은퇴하신 아저씨가 오시는 경우도 종종있습니다. 그런분들은 그냥 상냥하게 잘 대해주세요. 의외로 대기업 OB이신 경우도 있습니다...후후)

그리고 위 내용과 중첩되는 부분입니다만,  만약 여러분의 고객이 ‘제조업’이라면, IT 전시회보다 제조업 전시회에 참여하는 것이 나을수 있습니다. 그리고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죠.

예를 들어 보안기업이라면 “공장 보안에 특화된 솔루션”으로 메시지를 세분화하고, 자동차 산업이 주요 타깃이라면, 자동차 관련 박람회에 “車載向け(차량용)”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하는 방식입니다.

일본기업은 기술 그 자체보다 “이 기술이 우리 업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봅니다. 그래서 커뮤니케이션 포인트도 업계별로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합니다.

같은 시큐리티 솔루션이라고 하더라도

  • 제조업 전시회라면 “라인 멈춤 리스크 감소”
  • 유통업 전시회에서는 “현장 인력 효율화”
  • 공공기관 대상이라면 “정보 유출 방지 및 규제 대응”

등으로 바꾸는것이 필요합니다.

반대로, 전시회에서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것이 무엇인지를 캐치하여 다음 전시회나 웹사이트의 QA페이지등, 우리 회사의 마케팅을 유연하게 바꾸어 날을 가는것도 중요하죠.

 

비용 구조로 본 ‘효율의 차이’

그럼 비용면에서는 어떨까요? Japan IT Week 같은 경우는 최소한의 전시 비용은 대략 이하와 같습니다.

출처: 페파코미사 블로그(https://pepacomi.com/youtube/japanitweek/)
출처: 페파코미사 블로그(https://pepacomi.com/youtube/japanitweek/)

한국 기업의 경우 여기에 출장비용과 현지 통역등의 채용등을 생각한다면 대략 200만엔은 들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장식비도 위 사례는 정말 최소한의 금액이기 때문에 효율이 좋은지는 한번 더 생각해 봐야할것 같습니다. 

업계 특화형 전시회는 어떨까요? 대략 이하와 같습니다.

전시회명규모/부스 크기부스 임대료
Tokyo Game Show (게임·엔터테인먼트 전시회)3 m×3 m (9 ㎡)스페이스 Only: JPY 385,000 엔 · 패키지 부스: JPY 495,000 엔 (エクスポート展示会)
Auto‑ID EXPO Tokyo (자동인식 기술 전시회)최소 유닛 1.98 m×1.98 mJAISA 회원사: JPY 231,000 엔, 비회원사: JPY 264,000 엔 (autoid-expo.com)
SEMICON Japan (반도체/제조업 전시회)3 m×3 m 부스회원사: JPY 540,000 엔, 비회원사: JPY 792,000 엔 (semiconjapan.org)
JIMTOF (공작기계/제조업 전시회)9 ㎡ 플랜 (약 3 m×3 m)일반: JPY 360,000 엔 (+세금) 총 JPY 396,000 엔 / 회원사: JPY 210,000 엔 (+세금) JPY 231,000 엔 (JIMTOF)
Interstyle (아웃도어·보드문화 전시회)3 m×3 m (9 ㎡)1부스 JPY 250,000 엔 (세금 제외) → JPY 275,000 엔 (세금 포함) (interstyle.jp)
ENEX・Offshore Tech Japan 등 에너지·환경 산업 전시회3 m×3 m (9 ㎡)JPY 418,000 엔 (일반) / JPY 319,000 엔 (패키지 등) (en.www.low-cf.jp)

전반적으로 IT Week의 비용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결국 RX Japan을 비롯한 전시회 주최측은 모객력을 베이스로 고객들에게 비용을 제안하기 때문에, 규모가 큰 전시회 일수록 비싸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얘기한바와 같이 IT Week는 꼭 Right Person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아닐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ROI는 중시한다면 큰 전시회를 선호하는 사고방식에서는 벗어나는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장소입니다. 가을 Japan IT Week는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리는 행사입니다. 이게 어떤 장소일까요? 한국으로 치면 KINTEX와 같은, 수도권에는 있지만 수도권이 아닌, 좀 애매하게 먼 거리에 있습니다. 그런곳까지 바쁜 대기업의 임원이나 파트너사의 의사결정자 분들이 가시기는 어렵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전시회에 출전하신다면 그 장소의 Location이 어떤지는 꼭 확인해 보시는것을 추천드립니다. 대부분은 빅사이트에서 열리지만, 유라쿠쵸의 국제포럼등, 도심부에서 열리기도 하는 전시회도 의외로 주변 대기업분들이 참석하기도 한다는 점도 덧붙입니다.

 

진짜로 돈벌수 있는 전시회의 활용: ‘후속 설계’

일본에서 한국기업의 강점을 말할때 흔히 얘기하는것은 의사결정 속도입니다. 전시회에서 한국 대기업 임원이 부스를 견학한 후에 바로 그 자리에서 발주가 확정되는 사례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일은 한국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으나 일본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한국이라도...?)

정말로 일본 전시회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것은 리드 획득 후에 빠른 후속 대응을 하는것이 중요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명함에 메모를 해두고(당사자 앞에서 하시는건 실례이니 조심!), 바로 상담시에 했던 얘기를 토대로 간단한 제안을 포함한 메일을 보내두시면 확율이 올라갑니다.

참고로 한국에서도 일부에서 유명한 키엔스는 자료신청후 1분후에는 연락이 오는것으로 유명할정도로 속도를 중시하고, 라쿠텐의 초기 회사 이념인 5개신조(일본 초기 스타트업은 의외로 이런게 많습니다)중 하나가 "스피드!!스피드!!스피드!!"일 정도로 일본 사람들은 일상의 업무에서는 속도를 중시합니다 (그러면서 하나같이 의사결정이 느린건 왜냐)

라쿠텐의 5개신조. 5번째가 스피드!!스피드!!스피드!!
라쿠텐의 5개신조. 5번째가 스피드!!스피드!!스피드!!

 

맺으면서: 한국 스타트업은 일본에서 돈쓰는 법을 배워야한다

전혀 다른 맥락이기는 하나, 이러한 전시회에 허투루 쓰이는 돈(일부러 이런 표현으로 하겠습니다)이 생기는 이유는 결국 지원금으로 매꿔지고 있는 부분도 적잖아 있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한국관, 한국 스타트업 파빌리온등, 정부에서 부스를 구매하고 그 안에서 스타트업이 부스를 운영하거나 부스 운영을 각단체에서 지원하는 형태일 경우, 신청하는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돈이 크게 나가는게 아니기 때문에 부담없이 지원합니다. 

문제는 결국 한국의 해외지원 보조금이 이러한 전시회 출전 비용으로 ROI를 잘 따지고 해당 회사에 잘 맞는지, 정말 도움이 되는지를 음미하고 쓰여지고 있는지라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사실 더 큰 문제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이러한 정부지원에 너무 익숙해져있어, 정작 본인들이 해외에서 어디에 어떻게 돈을 써야할지 배우지 못한채 나가고 있다는게 아닐까 싶은 점인데요, 실제로 본인들이 부스를 운영하려고 할때는 생각치못한 비용부담에 대해 이도저도 아닌 경우가 되는 것을 많이 봅니다.

전시회는 한번만 나간다고 뭔가 신박한 일이 생기기는 어렵고, 매년 꾸준히 나가서 눈도장을 찍는것도 "아 이 회사는 그래도 사업을 지속해 나아가고 있네"라는 브랜딩이 되어, 업계에 지인도 하나둘 생기고, 회사가 커가는 하나의 과정으로 녹아들아 갑니다. (그렇다고 타성에 젖어 매년 나가야하는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전시회에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갈지, 한번 정도는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재팬 인사이트 뉴스레터에서는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대해서 조금은 다른 관점의 이야기, 현지의 생생한 이야기들을 다룰 예정입니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서 10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5명이 각자의 관심분야를 공유드리려고 하며, 저희도 더욱 공부하고 성장하기 위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이 일본 스타트업 시장에 관심있으신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KH: 일본 VC 관점에서의 스타트업 시장, 투자, IPO 시장에 대해
  • KU: 일본 스타트업 업계 뉴스의 소개와 배경소개, 일본 스타트업 시장의 내부 이야기
  • YJ: 일본시장의 이해, 해외법인 매니지먼트, 브랜딩, 비즈니스 프로세스
  • SW: 일본을 중심으로 한 엔터프라이즈 세일즈, 글로벌SaaS에 대해
  • SA: 일본 채용, 일본 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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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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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out 1 month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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