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
아홉 번째 한 권, 소개 편지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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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로 고른 책은,
데이비드 이글먼의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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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이번 달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러, 다소 서둘러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대개 추천 편지는 월초에 쓰다 보니, 월초가 지나고 나면, 머릿속에서 '당연히 보냈겠거니' 하고 지워지는 현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뇌가 월초와 월말 같은 것에 대한 패턴을 기억해두고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월초에 해야할 일, 혹은 아침에 해야할 일, 연초에 해야할 일 같은 것은 하지 않으면, 뇌도 어련히 했겠거니 하고 더 이상 생각도 하지 않게 되고, 이미 뇌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 버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그 때 해야할 일은 그 때 하자, 라는 생각이 들면서, 변명 아닌 변명 같은 것을 하게 되었네요.
사실, 이렇게 '뇌 이야기'로 편지를 시작한 건 이번에 소개해드리는 책이 뇌에 대한 책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저는 뇌과학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는데, 이 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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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에 관심이 생겼던 건 조나 레러의 <사랑을 지키는 법>부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나 레러의 여러 책들을 찾아본 이후, 점점 관심이 생겼는데 <우리는 지금 문학이 필요하다>라든지 <도파민형 인간>, <길 잃은 사피엔스를 위한 뇌과학> 같은 책들을 모두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히 최근의 시대는 뇌과학의 시대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인간 심리나 두뇌 건강 등 인간과 관련된 신체부터 마음까지 너무 중요한 것들이 뇌과학과 핵심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는 저에게 뇌과학의 기초랄 것을 제대로 알려준 첫 책이었습니다. 그 이전까지 산발적으로 가지고 있던 관심을 한 데 모아준 셈이었죠.
이 책을 읽고 정말 놀랐던 것은 '생후배선'이라는 개념이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미성숙하게, 미완성으로 태어나서 이후 상황에 맞게 끊임없이 생성하고 성장한다는 개념인데, 마치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뇌의 절반을 잘라내도 나머지 뇌는 필사적으로 그 상황에 적응을 해서 어떻게든 제 역할을 해내는 방식으로 다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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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뇌에 대해 알아가면서, 뇌 활용법이나 뇌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런 와중에 읽게 된 책이 <건강의 뇌과학>,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같은 책들인데, 혹 뇌와 관련하여 실용적인 지식을 당장 원한다면 이 두 권의 책을 추천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사실, 이런 실용서의 결론은 늘 비슷하듯이, 운동 열심히 하고, 근육을 만들고, 좋은 음식을 챙겨먹고, 열심히 배우면서,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 두뇌에도 좋다, 그런 정도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실용적인 접근 보다는, 뇌 자체에 대해 기본부터 알아가는 접근이 좋은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책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를 추천드린 거고요.
무엇이든 기본부터 알아가는 지식이 힘이 세지 않나 싶습니다.
가령, 철학을 공부할 때도, 쉽게 쓰인 철학사 책 한 권은 읽고 나면 거의 남는 것 없이 다 잊어버리지만, 한 명의 철학자에 대한 책을 제대로 읽고 나면 확실히 내 삶에 영향을 주는 지식이 된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당장의 실용적인 지식보다 근본부터 접근하는 게 오히려 돌아가지 않고 정확하게 지식을 삶으로 만드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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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책으로 만나시길 바라며 남겨두겠습니다.
다만, 한 마디만 남기자면, 뇌는 태어날 때부터 결정된 게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에 대해 노력하느냐에 따라 생성되어 간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사실은 우리 삶에 중요한 희망을 주는 것 같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만들어가는 존재이고, 달라질 수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말입니다.
그 사실만 기억 하더라도, 우리는 조금 더 나은 삶을 향한 여정을 이어갈 수도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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