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당순두부와 초당옥수수, 다른 동네 출신? 🌽

오늘 지명수배에서는 두 곳의 지명을 다룹니다.

1️⃣ 초당순두부의 초당
2️⃣ 옥천냉면의 옥천

지난주 강릉에 놀러 갔다 왔습니다. 오랜만에 수평선을 보고 오니 마음이 평온해지더라고요. 강릉에서 '초당동'을 지나갔는데, 직감적으로 '초당순두부'가 여기서 나왔구나, 알게 됐습니다. 두부 요리 식당이 많기도 했고요. 뒤이어 한창 유행했던 '초당옥수수'가 떠올랐어요. 둘이 동향인가? 싶어서요.

그러고보니 지명이 음식 이름과 붙어 고유명사처럼 불리는 경우가 꽤 있네요? 풍천장어, 청양고추, 비엔나소시지, 하와이안피자(?) 까지… 음식에 얽혀 있는 지명 이야기를 다뤄보는 것도 재밌겠다 싶어서 이번 호에 가져왔어요. 이번 편은 한국 음식들이고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외국 음식들도 다뤄보겠습니다.

강릉 사근진해변입니다. 제가 찍은 사진이 맘에 들어 그냥 올려봅니다.

1️⃣ 초당: 순두부와 옥수수, 출신이 다릅니다

초당순두부의 '초당'은 허균과 허난설헌의 아버지인 '허엽' 선생의 호입니다. 강릉시의 초당동도 그의 호를 딴 지명이고요. 허엽 선생이 만든 초당두부는 천일염으로 간을 맞춘 간수가 아니라, 강릉의 깨끗한 바닷물로 만들어 특별히 맛있었다네요. 여하튼 초당두부를 가장 먼저 만든 사람이 허엽 선생이라, 두부에도 '초당'이 붙었다는 이야깁니다. 그나저나 음식도 잘하고 자식 농사(?)도 잘하는 건 반칙 아닌가요..?

2️⃣ 옥천: 옥천군 아니고요, 옥천면입니다

옥천하면 충청북도 옥천군부터 떠올리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옥천냉면의 옥천은 충북 옥천이 아니라 양평군의 '옥천면'입니다. 서울 외곽 양평 쪽에서 큼지막한 냉면 집들을 여러 개 본 적 있으실까요? 평양냉면을 좋아하신다면 직접 가보기도 하셨을 것 같아요. 

옥천냉면은 한국전쟁 당시 냉면집을 하던 황해도 출신 실향민 부부가 양평의 옥천면에 정착하면서 시작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평냉과 함냉의 인지도에 밀려 황해도냉면, 해주냉면이 아니라 '옥천냉면'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수도권 주변에 있다보니 사람들입에 익히 오르내리기도 했겠네요.

사실 옥천냉면은 평양냉면이 아니라 황해도식 냉면입니다. 평양냉면으로 대표되는 평안도 냉면보다 면발이 굵고, 돼지고기 육수를 써 진한 고기 맛을 기초로 둔다고 합니다. 간장과 설탕으로 단짠단짠을 강조한다는데... 사실 저는 냉면을 잘 안 먹어서 별 차이를 모르겠습니다. 제 입맛엔 맨소래담 맛(?)이었어요.

아 참, 음식 얘기만 하다 끝날 뻔했네요. 옥천(玉泉)은 '옥같이 맑은 우물'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유래는 퍽 시시한가요? 

사실 여기는… 초코파이만 한 완자가 찐입니다. 사진 보니까 또 먹고 싶어요.

🛤 오늘의 지명 복습 

초당동: 허균, 허난설헌의 아버지인 허엽의 호에서 온 지명. 초당순두부의 '초당'도 같은 뜻. (옥수수는 다른 동네 출신)
옥천면: 옥같이 맑은 우물이 있었던 동네라는 뜻. 옥천냉면은 옥천에서 시작한 게 아니라 황해도식 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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