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촌칼국수를 좋아하세요…?

오늘 지명수배에서는 세 곳의 지명을 다룹니다.

1️⃣ 등촌
2️⃣ 염창
3️⃣ 증미

등촌칼국수를 좋아하시나요? 면과 볶음밥, 얼큰한 국물에 환장하는 저로서는 그보다 완벽한 식사를 찾기 힘든데요. 얼마 전 집 앞에 생겨서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사실 등촌칼국수의 '등촌'도 지명인데요. 등촌칼국수는 알아도 등촌동이 강서구에 있다는 건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아요. 등촌동이 실망할까봐 제가 한번 다뤄보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염창'의 유래를 알아봐 달라는 피드백이 두 개나 들어왔길래, 같은 강서구라 가깝기도 하니 함께 다뤄보려고 합니다. 막간을 이용해 설명하자면 강서구는 '강의 서쪽'이라는 뜻이랍니다!

1️⃣ 등촌: 칼국수보다 더 유명한 건 없지만…

칼국수가 더 유명해 슬픈 지명, 등촌은 강서구에서도 동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등촌登村이라는 이름은 이 지역이 산등성이, 즉 등마루登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조선시대 등촌리였던 이곳이 등촌동으로 변모한 것인데요. 산지였기 때문에 나무, 풀숲이 많았고 나무장사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던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2️⃣ 염창: 소금 창고가 있던 곳

염창鹽倉이라는 이름은 이 일대에 소금 창고가 있었다고 해 지어진 이름인데요. 조선시대 서해안의 염전에서 소금을 수송해오던 배가 다니던 길 어귀인 이곳에 창고를 두어 소금을 보관해 두었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예로부터 소금은 귀한 식재료였죠. 국가에 바칠 용도로 수송하던 소금이 암시장에 팔리기도 하고, 배의 침몰로 물에 녹아버리기도 하고, 약탈이 일어나기도 하면서 출발할 때의 50분의 1도 안 되는 양만 남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의 요지경이 어디서 온 건지… 잘 알겠군요.

3️⃣ 증미: 쌀을 건져올리던 곳

염창과 증미는 사실상 한 동네였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염창 인근에서 수송선이 쉽게 침몰했던 건, 증미-염창 일대의 한강 유역이 물길이 좁고 물살이 강했기 때문인데요. 증미拯米라는 이름은 이런 환경과 관련 있습니다. 쌀을 실은 배가 이 인근에서 여럿 침몰하면서 쌀이 많이 쏟아져 나왔고, 부근에 살던 사람들이 쌀을 건졌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인 겁니다. (쌀 미米, 건질 증拯)

또 다른 설도 있긴 합니다. 조선 철종 때의 일이라고 합니다. 조선 후기 영의정을 지낸 김좌근의 애첩 '나합'이 이곳에서 수륙재(물과 육지를 떠도는 영혼을 위로하는 불교 의식)를 올리고는 했는데, 행사가 끝나면 흰쌀밥을 가마니째로 지어 물고기 밥으로 강에 뿌렸다고 해요. 때문에 숨어 있다가 이 쌀가마니를 건져 올려 배를 채우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로 증미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찌됐든 둘 다 '쌀을 건져올렸다'는 의미는 같네요. 쌀이 귀하던 시대에 가마니째라니… 영의정 집안은 스케일이 다르네요!

🛤 오늘의 지명 복습 

등촌: 산등성이로 이루어진 동네라는 뜻.
염창: 소금창고가 있었던 동네라는 뜻.
증미: 쌀을 건져올리던 곳이라는 뜻.

유래가 궁금한 지명이 있나요?
아래 버튼을 눌러서 지명수배 주인장에게 알려주세요!

여기가 궁금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