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만 이루고 나면, 그 다음엔 저것만 이루고 나면...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끝도 없이 불행하더라고요. 결국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누리면서 살아야 하는 것 같아요.
벌써 3년 가까이 함께한 대장님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어요. 우리는 행복을 획득해야 할 대상처럼 좇다가, 결국 더 멀어지며 불행감을 느끼곤 하죠. 오늘은 이 딜레마를 함께 들여다보면 어떨까요? 오늘은 행복을 목표로 삼기보다, 과정 속에서 행복을 연습하는 법을 탐색하려 해요.
목적지가 된 행복, 도착했는데 왜 허전할까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 에서 행복(εὐδαιμονία)이란, 인간 행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자기완결적 목적이에요. 그런데 현대인에게 행복은 '연봉 N억', 'N만 구독자'처럼 일종의 체크리스트가 되어버렸죠. 목적지가 명확할수록 도달의 쾌감은 짧고, 곧 헤도닉 트레드밀*이 찾아와요. 결국 더 큰 목표를 세워야만 같은 자극을 얻는 악순환이 시작되는 거죠.
*물질적인 성취나 즐거움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지만, 그 행복이 일시적일 뿐이고 새로운 목표나 즐거움을 계속해서 추구하게 되어 결국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을 빗댄 말.
행복은 과정을 탁월하게 사는 것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탁월하게(arete) 사는 활동 자체라고 말해요.
- 활동: 매일 반복하는 행동이자 삶의 동사
- 탁월함: 내 능력과 가치를 조율해 ‘잘’ 해내려는 태도
행복은 이 둘이 만나는 순간 경험되는 거예요. 마치 트레킹 중 느끼는 바람, 숲의 냄새처럼요. 이때 행복은 성취물이 아니라 지속되는 감각이 되죠.
행복을 연습하는 세 가지 동사
그렇다면 어떻게 탁월하게 사는 활동을 실행할 수 있을까요?
관찰해요 — 잘 되고 있는 것 기록하기
하루가 끝날 때, 잘 되고 있는 것을 기록하며 스스로에게 10분을 선물해요. 대단한 일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느낀 감정을 함께 기록하면, 뇌가 긍정 신호를 더 빨리 포착해요. 일주일에 한 번, 기록을 다시 읽으며 반복 등장한 테마를 표시한 후 그 경험을 의식적으로 늘려 보면, 행복을 연습할 수 있어요. 핵심은 ‘대단한 사건’이 아니라 ‘느낌’ 자체를 포착하는 거예요. 버스에 앉아 창밖을 바라본 평범한 순간도 충분히 기록할 가치가 있어요.
몰입해요 — ‘해야 한다’를 ‘하고 싶다’로 만들기
지루한 일 하나를 골라 게임처럼 해봐요. 25분 타이머를 켜고 집중하고, 끝나면 보상으로 기쁨을 줘요. 좋아하는 음악을 한 곡 듣거나, 산책을 5분 간 다녀오는 정도면 충분해요. 마지막에 “지금 기분을 1부터 10까지 중 몇 점으로 느끼나요?” 하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몰입 설계가 효과적이었는지 확인해볼 수 있어요.
나눠요 — 감정의 순환 구조 만들기
하루에 한 통, 감사 메시지를 보내는 루틴을 시작해요. 오늘 고마웠던 사람을 떠올려 카톡이나 이메일, 혹은 작은 메모지에 세 문장 이내로 마음을 전하면 돼요. “오늘 네 미소 덕분에 긴장이 풀렸어. 고마워!”처럼 구체적인 행동과 그때 느낀 감정을 함께 적으면 진심이 분명히 전해질 거예요. 또, 일주일에 한 번은 가까운 지인에게 “최근에 기뻤던 순간이 뭐였어?”라고 짧게 인터뷰해 보세요. 상대의 긍정 감정이 전염되면서 관계 온도가 한층 높아질 수 있어요.
이렇게 관찰―몰입―나눔이 하루 곳곳에 자리 잡으면, 행복은 목표가 아닌 리듬으로 돌아와 자연스럽게 흘러가기 시작해요. 작은 실험과 조정을 반복하며 당신만의 ‘행복 연습곡’을 완성해보길 바라요.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리듬이에요
행복을 얻어야 할 상품으로 보면, 우리는 늘 ‘배송 완료’를 기다리며 불안해요. 하지만 행복을 연주해야 할 리듬으로 바라보면, 이미 손끝에 쫀득한 박자가 느껴지죠. 오늘 밤, 머릿속 체크리스트 대신 방 안을 울리는 작은 리듬을 들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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