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려니 하는 마음 한 조각

2024.04.12 | 조회 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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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바쁘다 징징댄 것에 비해선 꽃을 많이도 본 봄이었습니다. 학교가 온통 꽃밭이라 눈만 돌리면 꽃이더라고요. 버스를 타고 있자면 그야말로 바로 관광지의 벚꽃투어 버스가 따로 없습니다.

오며가며 찍은 것만 해도 이정도입니다. 벚꽃을 되게 좋아하는 것처럼 찍어두었지만 사실 전 벚꽃에 큰 감흥이 없습니다. 크고 무성하게 피어난 꽃보다는 돌 틈에서 굳이 피어난 이름 모를 꽃이 더 좋고요. 매년 돌아오는 꽃을 보러 굳이 먼 길을 떠나는 걸 이해 못합니다.

그런데 우습게도 저는 매년 멀리까지 꽃을 보러 가는 사람입니다. 굳이 언덕을 오르고 먼 길을 돌아서 소담스레 피어난 꽃 무더기를 보려고 몇 시간을 걷습니다. 남들이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를 이해 못해서, 그런데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그러는 데는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그 마음을 알고 싶어서 스스로 생각하기에 굳이 싶은 일들을 합니다.

그리고 막상 가면 참 좋더라고요. 여전히 여기까지 와야 하나 싶은 의문은 품지만 그런 생각과는 무관하게도 눈 앞의 풍경은 아름답고, 이걸 보러 내년 이맘때에 또 오고 싶어집니다.

살다 보면 그런 순간들이 참 많습니다. 이걸 왜 하느냐는 의문이 들 때에는 내 생각엔 이걸 왜 하는지 모르겠더라도 이걸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그걸 직접 해 보는 편입니다. 싫어하고 영영 이해 못하더라도 해보지도 않고 지레짐작해서 싫어하기보다는, 기왕 싫다면 싫어할 이유라도 확실히 만들고 싫어하자 싶어서 일단 겪어보는 거죠. 참 재미나게도 그러고 보면 대부분의 것들은 싫지 않습니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고요.

그런 생각으로 살면 좀더 세상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그럴만 해서 그러구나, 하는 마음을 한 조각 안고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얼마나 넉넉해지는데요. 아마 여전히 저는 굳이 인파 속을 헤치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러가는 행위나 벚꽃놀이를 하러 먼 길을 떠나는 걸 영영 이해하지 못할 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그러려니 하면서 그런 행위를 일단 해보기라도 하는 지금같은 시간들이 계속되길 바랍니다. 구독자님, 세상은 아마도 그럴만해서 그러는 걸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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