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속에서 피어난 장미

2024.07.22 | 조회 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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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잘조잘

매일 아침, 당신 곁의 이야기

아이러니하게도 사람이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될 때는, 혼자 골몰하기보다는 남과 부딪힐 때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생각하다보면 옳은지 그른지, 혹은 진실인지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인지 알지도 못한 채 믿고 싶은 것만 믿기 쉽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남과 부딪히는 과정은 괴롭습니다. 인정하기 싫은 스스로의 모난 면을 인정해야만 하고, 알고 싶지 않은 타인의 속내를 알아야만 합니다. 때로는 내가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걸 받아들이기 싫어서 차라리 틀리게 사는 편을 택해버릴지도 모릅니다.

이 간극 속에서 우리는 곧잘 타협하기 일쑤입니다. 굳이 갈등을 만들지 않으면 굳이 싫은 이야기를 할, 또 들을 필요도 없거든요. 모른 체 살아가면 편한 것들이 참 많잖아요. 긁어부스럼을 만드는 까닭을 모르겠는 사람들과, 굳이 긁어부스럼을 만들어서라도 불편한 것들을 줄여가고 싶은 사람들 사이 영영 메워지지 않는 틈이 존재하는 이유기도 합니다.

앞서 스스로에 대해 골몰하다 보면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인지 허상인지 헷갈린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유형의 인간이라고 굳건하게 믿고 있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은 상황을 마주했을 때조차도 그런 스스로를 인지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저 역시 어떤 관계에서는 전자와 같은 스탠스를 취하다가 또 다른 관계에서는 후자의 역할을 맡았겠죠. 혹은 그렇게 맡았다고 믿고 있는 거겠죠. 이렇게나 어느 것 하나 확신할 수 없는 것들 가운데 믿어야만 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다들 말로는 알고 있다고 합니다만, 알고는 있지만 진실로 실천에 옮기기는 어렵습니다. 우리는 평생토록 남의 마음을 알 수 없기에 결국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의 절대선과 악의 기준은 자기 자신에게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견고하게 쌓아올려진 자기 자신이라는 세계의 성은 웬만해선 부서지지 않습니다. 부서진다고 해도 금방 재건됩니다. 이전보다도 더 단단한 벽을 두르고요.

솔직히 몇 번의 벽이 부서지는 경험을 하고 나자, 저 역시도 굳이 부스러뜨리는 말을 할 바에야 입을 다물고 만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내가 쌓아온 성을 부술 바에야 입을 다물고, 굳이 겨루지 않고, 각자의 세계를 존중하고 넘어가는 걸 택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를 위한다는 미명 아래, 무언가를 전하고 싶을 때가 많습니다. 상대에게 해당 이야기를 전하지 않았을 때, 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받을 상대가 걱정되는 마음인데요. 그랬을 때 제가 느낄 죄책감도 죄책감이지만, 어쩌면 제가 생각하는 최고선을 상대도 최고선으로 여겨줬으면 하는 욕심때문일까요. 어렵습니다. 이런 생각을 할 때면 그냥 지구가 멸망해서 더는 쓸데없는 고민을 안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게 끓어오릅니다. 그와중에 혼자 죽기는 싫어서 차라리 인류 전체의 종말을 바라는 소심한 극단주의자입니다^.^

메모 정리를 하다가 예전에 쓴 글이 나왔습니다. 누군가와 다투고 마음 진정용으로 쓴 글인데, 그땐 너무 감정적인 것 같아 그냥 혼자 보려고 놔둔 글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니 충분히 공개해도 될 글인 것 같아 구독자님께 보내드립니다😊 오늘은 감정적이지 않은(?) 하루 보내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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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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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듀

    0
    about 2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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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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