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은 처음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시는 편인가요?
의미부여를 좋아하는 저는 '첫'으로 시작하는 많은 순간 역시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것에 비해 오래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새로운 처음은 너무나도 많고 첫 기억보다도 강렬한 언젠가의 기억이 또 생겨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머릿속에 선명히 남은 처음이 몇몇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성인 등급의 영화를 본 날입니다. 동네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영화관이 있었는데요. 수능 끝나고 아직 19살이던 겨울, 엄마랑 같이 '내부자들'을 보러 갔습니다. 당시 만약 민증 검사를 하면 어떡하냐며 걱정했지만 괜찮다며 엄마가 손을 잡고 이끌었죠.
결론적으로는 검사 안 당했습니다. 학생들끼리 보러 왔다면 몰라도 보호자랑 와서 굳이 안 했나 싶네요. 아무튼 떨면서 들어가기도 했고 내부자들을 너무 재밌게 봐서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아마 그뒤에 영화관에서 또 봤고, ott로도 매년 봤습니다. CGV에서 한국 영화 100주년으로 재상영해줘서 스크린에서도 또 본 기억이 있네요.
와, 여기까지 쓰고 제가 분명 영화 리뷰 계정에 내부자들 리뷰를 썼을 것 같아서 찾아 봤는데 무려 2017년, 2018년, 2019년 세 번 다 썼네요. 2020년 이후로는 본 적이 없는데 참 저때 어지간히도 좋아했었나 봅니다.
그때의 리뷰를 다시 읽는데 지금과 비슷한 생각도 아닌 생각도 있네요. 하긴 21살, 22살, 23살, 27살의 생각은 많이 달라졌겠죠. 다듬어지지 않은 생각들이라 부끄럽지만 같은 영화를 두고 다르게 쓴 것이 재밌어서 구독자님께도 공유드려요. 제일 하단에 캡처본을 첨부했습니다.
선명한 처음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이미 밑의 글들만으로도 길어져서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같은 영화를 두고 매해 생각이 조금씩 달라진 이야기를 보는 것도 충분히 즐겁지 않을까요😉
동시에 드는 생각은 제가 그 당시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는 그때 남긴 기록으로만 확인할 수 있으니, 요즘의 글들도 더 솔직하게 써야겠다 싶네요. 아울러 아래의 글들은 현재 제 생각은 아니고 최소 3~5년전의 생각이라는 점 꼭 염두에 두시길 바랍니다..! 저도 다시 보니 제가 이런 글을 썼었나 싶어 놀랍네요. 민망하기도 하고요😅
심지어 그 3편의 리뷰 모두 '살면서 처음 본 청불영화'라는 내용이 들어가는데 심지어 2023년에 쓴 글에도 그 내용이 들어가다니... 레파토리가 변하지가 않네요.
구독자님, 설연휴 즐겁게 보내시고 다음주 수요일에 다시 만나요! 맛있는 것 많이 먹고 편안한 시간 보내시길 바라요🥳
정의롭게살고싶다 태그가 너무 충격적입니다... 하필 어제 정의에 관한 말을 주절주절한 게 생각이 나며...^^... 해당 태그는 바로 삭제했습니다.🙃
어쩐지 아직 사춘기를 심하게 앓고 있는 사람이 쓴 것처럼 보이지만 이해해주세요. 21살이었으니까요..^^.. 상당히 오만한 모습이 비쳐서 부끄럽습니다.
의미부여 좋아하는 건 이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군요. 2017년의 리뷰는 정의와 이상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었다면 이때는 조승우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네요. 이때 우장훈 검사라는 캐릭터를 참 좋아했던 기억입니다. 남들이 좋아하는 연예인 물을 때 꼭 조승우라고 답하기도 했네요.
이때는 당시 생각하던 사회적인 문제들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네요. 요즘은 사회, 정치적인 사안에 대한 생각을 밖에 내보이지 않는 데 반해 이때는 적극적으로 써내렸네요. 물론 사리려고 애쓰는 티가 나기는 하지만서도요. 그때의 저는 이런 생각을 하며 살았군요.
3년간의 내부자들 리뷰기, 어떠셨나요. 우선 제가... 정말 조잘조잘 쓰면서 가장 재미있게 썼네요. 다양한 시기의 제가 한 주제에 대해 쓴 글을 모아놓다니.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모습이 보이면 반갑기도 하고 다른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네요. 이 글은 언젠가 다시 봐도 참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제가요🤭
진짜 끝입니다! 이번주는 유난히 글이 길었네요. 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정말정말 진짜 끝으로 새해복 많이 받으시고 설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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