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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은 싯가, PT는 정가 6화

헬스녀 조안나의 이상한 아르바이트

2026.02.26 | 조회 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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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지?”

경찰서로 출근하면서 박서우가 조안나에 물었습니다.

“응, 오랜만에 학교에 가려니까 긴장되네. ”

“요즘 중딩들 만만치 않아. 괜히 사고 치지 말고. “

“걱정 마. 내가 아직도 그러는 줄 알아?.”

“아무렴.”

“??”

조안나가 박서우를 쳐다봅니다. 20년을 친구로 지냈어도 무표정한 얼굴에서 그녀의 속마음을 알 수 없습니다. 역시나 박서우는 쌀쌀맞은 목소리로.

“조윤희(조안나의 본명입니다), 너 혹시 그 남자 회원한테 딴마음 있는 건 아니지? 애 보는 거 질색하면서 선뜻 맡겠다고 하는 게 수상해.”

“뭐가? 그리고 유부남도 아닌데 썸탈 수도 있지.”

“애초에 썸이 목적이 아니고?”

“아니라고는 말 못 하겠네. 흐흐.”

한심하죠. 솔직한 건지. 순진한 건지. 박서우가 한숨을 쉽니다. 어디가 부족해서 저렇게 흘리고 다니는 건지.

“잘해봐. 지난번처럼 피트니스클럽에서 도망치듯 쫓겨나고, 이사 가자 조르지 말고.”

“안 그래! 이번에는 확실히 조사했어. 직장은 A&A 파트너스 투자 자문회사, 연봉은 3억 이상, 50평 아파트는 자가소유, 부인은 사별했고, 자식은 중3 딸 하나, 중3 딸은 공부밖에 모르는 모범생.”

첨부 이미지

조안나는 의뢰인이 빌려준 하늘색 포르셰를 몰고 그의 딸이 기다리는 ✩✩중학교로 향했습니다.

기분이 터집니다. 액셀을 밟을 때마다 표범처럼 갸르릉 거리는 엔진소리를 입으로 흉내 내며 팔을 창 밖으로 내밀었습니다.

‘아 가슴까지 시원해!’

그녀 인생에 꿀꿀했던 우기는 끝났죠. 이제 그녀 인생에도 블루라이트가 들어왔습니다.

✩✩중학교 앞에 도착했지만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근처 골목을 기웃거리던 조안나, 중학교 앞 외진 골목에서 익숙하게 벌어지는 풍경이 심기를 거슬렸습니다.

몇몇 중학생들이 여중생 하나를 둘러싸고 몹쓸(?) 짓을 하고 있는 중이었죠. 차에서 내려 다가갔습니다.

“니들 뭐 하니?”

“아줌마는 가던 길 가시고 신경 끄시지.”

남자애가 먼저 말을 깝니다. 싹수없음에 속에서 자그마한 불꽃이 일어나려 했지만 박서우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중학생들하고 주먹질을 해서 뭐가 남겠습니까?

“그래, 그러면서 크는 거지. 적당히들 해라. 일 커지면 수습하기 쉽지 않다. 아니다. 맘대로 들 해. 크게 당해봐야 사회 무서운 줄 알지.”

못 본 체 돌아서는데 폭행당하는 여중생 얼굴이 의뢰인에게서 받은 사진 속 얼굴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겠지만 확인해서 나쁜 건 없었죠.

“잠깐만.”

그 순간 여중생을 손가락으로 쿡쿡 밀치던 가해 여중생이 냅다 따귀를 날렸습니다. ‘짝’

따귀를 맞은 여중생의 얼굴이 휙 돌아가며 정면샷이 조안나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확실히 사진과 비슷합니다. 이제 남 일이 아닌 것이죠.

“전부 동작 그만! 거기서 한 발씩 물러나.”

조안나의 말을 들을 애들이 아니었죠. 괜히 중3입니까? 들은 척도 안 하고 양쪽 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또 한 번의 경쾌한 효과음을 만들었습니다. ‘짝’

더는 못 참죠. 조안나는 전광석화처럼 맞고 있던 여중생 앞을 가로막고 때리는 일진스타일의 여중생 팔목을 잡았습니다.

‘화장한 것 봐라. 완전 풀 메이컵이네. 널 누가 중딩이라 하겠니?’

“팔모가지 부러뜨리기 전에 힘 빼!”

때리다 팔목 잡힌 여중생이 매섭게 쏘아봤지만 조안나는 신경 쓰지 않고 맞고 있던 여중생에게 물었습니다.

“니가 혹시 한예진이니?”

한예진, 조안나가 일주일 동안 지켜야 할 소중한 의뢰인의 딸 이름이죠. 그런데 양쪽 뺨이 빨갛게 부풀고 있어요. 이걸 어쩝니까?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이참에 이 학교 다니는 모든 여중생들의 뺨을 때려서 모든 여중생의 뺨은 이 모양으로 생겼다고 우기든가 아니면.. 뭐.. 아니면.. 뭐.. 뭐가 있지?

“너 뭐야?”

팔목 잡힌 여중생이 빠져나가려고 온몸에 힘을 주며 조안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그 여중생을 여왕처럼 호위하던 2명의 남중생이 사태 수습을 위해 조안나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둘 다 키는 제법 커서 사이즈만 보면 어른이라고 할 수도 있었죠. 꼴에 남자라고 대충 으스대면 조안나가 쫄 거라 생각한 게 실수였습니다.

‘빠박’

초장부터 의뢰를 망쳤다 생각한 조안나의 분노가 엉뚱한 곳으로 발산됐습니다. 남중생 2명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기도 전에 우스꽝스럽게 엎어졌습니다.

“네가 한예진 맞냐니까? 입 없어? 어서 대답해!”

맞고 있던 여자애가 공포에 질려서 손가락으로 조안나를 가리켰습니다.

“왜 나를 왜 가리켜?”

그러나 여중생이 가리킨 건 조안나가 아니었습니다. 조안나가 곧 부러뜨릴 예정으로 잡고 있던 팔목의 주인이었습니다.

“내가 한예진인데. 아줌마가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혹시 아빠가 보냈어?”

망했습니다. 한예진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였던 것입니다. 공부밖에 모르는 모범생은 개뿔!

 

20분 후,

맞은 여자애는 어찌어찌 집에 보내고 조안나는 잘해서 썸 타려던 남성회원의 ‘모범생’이라던 딸과 그녀의 똘마니 남중생 둘을 데리고 학교 앞 분식집에 갔습니다. 대충 김밥 떡볶이 먹여서 합의해 보겠다는 거였죠.

중딩 남자 놈들은 집에 보내려고 했으나 한사코 따라오겠다는..

“니들은 집에 가라니까. 한 대씩 더 맞고 갈래?”

조안나의 살벌한 표정만으로도 이미 움찔움찔.

“공부 안 해? 학원 안 가? 여튼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벌써부터 여자애 뒤나 쫓아다니는 꼴이 커서 뭐가 되려고.”

사고는 이미 쳤고 수습은 해야 하는데 방법은 모르겠고, 애꿎은 남자애들만 연신 구박.

“쟤들이 우리 학교 전교 1등 2등이에요. 집도 부자라서 공부 안 해도 되거든요?”

“말도 안 돼. 언니가 그렇게 순진해 보이니? 그런 걸 믿게?”

“그럼 믿지 말으시든가. 재호, 순호 너네는 어서 집에 가! 나중에 톡 할 게.”

“너 혼자 괜찮아?”

재호인지 순호인지 한놈이 걱정스럽게 한예진에게 물었습니다.

“걱정 마. 내가 누구야? 서초동 비욘세 한예진이야!”

헐, 비욘세 다 죽었습니다.

그런데 한예진이 집에 가라고 하니 두 남자 놈은 시키는 대로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서 분식집을 나갔습니다. 전교 1.2등이면 뭐 합니까? 완전 쭈글이들인데.

드디어 조안나는 한예진과 둘만 남았습니다. 기싸움이라면 저 본 일이 없는 조안나지만 왠지 기 빨리는 느낌입니다.

“기분 탓인가? 여기 좀 덥지 않니?”

“그렇게 옆차기를 해대니 당연히 덥지. 재호 아빠가 누군지나 알고 그런 거예요? 모르죠?”

“내가 어떻게 알아? 뭔데? 경찰쯤 돼?”

“서울중앙지검 검사. 순호 아빠는 로펌 대표 변호사. 언니는 이제 인생 X 됐어요.”

“흐미, 역시 사립 중학교라는 건가? 무슨 부모들 스펙이.”

“그러게 전후사정도 알아보지 않고 때리면 어떻게 해요? 엄마 아빠한테도 한번 맞아본 적 없는 애들을. 뭐, 그래도 내가 말만 잘하면 해결 방법이 없는 것도 아니긴 한데.”

조안나가 눈치를 보니 예진이는 협상을 원하는 것 같았죠. 부모들이 검사, 변호사라는 말에 쫄린 건 아니지만 신경도 쓰였고요.

“그래서 니 조건은 뭔데?”

“일단 아빠한테는 비밀!”

“어느 부분이 비밀인데? 네가 애들 패고 다니는 거? 아니면 전교 1.2등 한다는 남자애들을

똘마니처럼 끼고 다니는 거?”

“나, 원래 애들 안 때리거든요. 비폭력주의자라고요!”

“국어공부부터 다시 해야겠다. 비폭력 뜻도 모르는 거 보니.”

“걔가 먼저 내 인스타에다가 도발했다고요. 재호 순호한테 양다리 걸친다고 소문 퍼트리고 다니고. 그래서 따끔하게 경고만 하려는 것이었는데 뻔뻔스럽게 아니라고 우기니까.”

“뉘에, 뉘에, 그러시겠지.”

“아, 진짠데.”

예진이는 억울했는지 금세 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좀 예쁘긴 합니다. 화장발인가?

“연기력 좋으시고. 너네 아빠도 연기력에 속은 거겠지. 모범생이라고 찰떡같이 믿고 있으시던데.”

“대학은 갈 거예요. 요새는 아이돌도 좋은 대학이 필수니까.”

“돌아이가 아니고 아이돌? 연예인 되시게? 그거 참 잘 되겠다. 너 이렇게 애들 패고 다니면, 나중에 혹시라도 떴을 때 아까 걔 같은 애가 너 학폭으로 찔러서 바로 X 돼. 뉴스 봐봐. 그런 뉴스 얼마나 많은데.”

“아니라니까요!”

예진이가 벌떡 일어나 분식집을 뛰쳐나갑니다. 조안나는 급후회. 자기 학창생활은 뭐 얼마나 모범적이었다고, 아니 모범과는 정반대로 살았으면서 처음 만난 여자애한테 잔소리나 해대고.

잡으러 나갔더니 예진이는 제법 전속력으로 멀어지고 있었죠.

‘또 뛰어? 힘 빼기 싫은데.’

준비 운동도 필요 없이 고무공 같은 탄력을 가진 조안나가 달리기 시작하니 몇 초 되지 않아 예진이는 뒷덜미를 잡혔습니다. 그리고 대롱대롱 매달렸죠.

“얘, 너 운동 좀 해야겠다. 이런 체력으로 무슨 연예인. 내가 그 바닥 좀 아는데..”

“이거 안 놔요? 아빠한테 다 이를 거예요.”

아빠,라는 말에 조안나의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예진이는 이렇게 함부로 목덜미를 잡아채 끌고 다녀도 괜찮은 애가 아니었습니다. 모범생이든 아니든, 의뢰인이 맡긴 소중한 딸이니까요.

“놔주면 내 말 듣기다!”


그 시간, 캘러한은 해결사 사이트를 뒤지며 일거리를 찾는 중이었습니다. 언제나처럼 김동훈 씨는 그걸 훔쳐보고 있었죠.

“이번에는 또 무슨 사고를 치게?”

“사고라니? 내가 언제?”

“기억 안 나? DIY 가구 조립! 내가 그걸 맞추느라 얼마나 개고생 했는데. 맞다. 그때 조립비로 받은 5만 원, 그거 왜 안 줘?”

“다 썼는데?”

“그걸 왜 네가 쓰냐고? 내가 조립했으니까 당연히 내가 받아야지!”

“에이, 왜 이러셔? 내 덕분에 그 처자랑 사귀게 됐잖아. 오늘 데이트한다고 하지 않았나? 어이구, 벌써 차 막힌다. 어서 나가봐. 늦겠다.”

김동훈 씨는 시계를 보더니 하는 수없이 튀어 나갑니다.

잠시 후, 김동훈 씨가 헉헉대며 다시 올라왔습니다.

“당신, 내 차 탔지?”

캘러한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합니다.

“응, 택시가 안 잡혀서. 그런데 치과, 그 차 괜찮던데 계속 주차장에만 놔두는 이유가 뭐야? 아깝지 않아?”

“야이, 백수킬러야. 왜 남의 차를 타고 XX를 해? 이 XX를 해서 XX를 해도 시원찮을 XX야!”

“그냥 욕을 하지. 왜 XX라고 하는데? 치과의사는 욕하면 안 되는 건가?”

“몰래 차를 탔으면 최소한 기름은 넣어놔야지. 불 들어오게 해 놓으면 어떡해?”

“그거 불 들어와도 40킬로는 거뜬히 가. 서울 시내 40킬로면 충분하지.”

그냥 어이가 없습니다. 패버릴 수도 없고, 쫓아낼 수도 없습니다. 약속 시간은 이미 늦었고, 쫄보인 김동훈 씨 성격에 노랗게 주유등 들어오는 차를 타고 나갈 배짱은 전혀 없었죠.

“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름 안 넣어 놓으면, 진짜 끝인 줄 알아! 농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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