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피레터 2.0 - 여가와 휴식은 어떻게 다를까?

여가와 휴식은 어떻게 다를까?

여가와 휴식, 이 두 단어는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그 속을 깊이 파고들면 근본적인 차이가 드러난다. 여가는 마치 물 위를 걷는 듯, 자신의 취미와 열정을 탐험하는 과정이라면, 휴식은 물속으로 깊이 잠수하여 내면의 평화를 찾는 여정과도 같다. 이러한 차이를 몸소 경험한 것은 바로 2024년 현실에서 도피하듯 다녀온 두 번의 해외여행을 통해서였다.

누구나 이렇게 사는 것이겠지만 3년차 직장인으로서의 일상은 유독 힘겨워 지는 것 같았다. 그런 나날 속에서, 나는 현실에서의 일시적 도피처, 일종의 '휴식'을 찾아 해외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주, 후쿠오카에서의 발걸음은 그러한 결심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그러나 이내, 나는 한 가지 의문에 부딪혔다. 나의 이번 여행은 과연 여가인가, 아니면 휴식인가?

여가 생활, 즉 '餘暇生活'은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취미 활동에 몰두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이는 '남는' 시간을 활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나처럼 생산성에 중독된 이들에게 여가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계획적이며 생산적인 활동을 통해 에너지를 얻고자 하는 갈망,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견하는 자신만의 즐거움과 성취감은 여가를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든다. 반면, 휴식은 무언가를 하지 않음으로써 얻는, 즉 '비움'을 통해 내면의 평화와 에너지를 회복하는 시간이다.

이번 후쿠오카 여행은 원래 '휴식'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현실의 무게로부터 잠시 벗어나기 위한 도피처였다. 그러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뒤, 이번 여행이 주는 여운은 휴식보다는 그 이상의 의미를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여행은, 새로운 환경에 나를 내던지며 이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으며 , 이는 분명 여가의 본질과 맞닿아 있었다.

결국, 여가와 휴식 사이의 경계는 개인의 내면에서 정의되는 것이 아닐까? 자신이 무엇을 추구하고,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으려 하는지에 따라 그 의미는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후쿠오카에서의 경험을 통해, 나는 이제 여가와 휴식이 서로 상반되지 않으며, 때로는 서로를 보완하며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는 것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이렇듯, 적절한 여가 생활은 팍팍한 현실을 이겨낼 수 있게 해주는 도구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대화, 내면을 탐험하는 귀중한 과정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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