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역미디어정책 국회세미나 개최]
'장소성'에 대한 이론적 제시를 포함해 지역미디어 이슈 논의와 정책 방안 모색

2026년 8월 11일(화), 국회 제6간담회의실에서 오후 2시부터 2026 지역미디어정책 국회세미나가 열렸다. 이 날 세미나는 한국언론정보학회 지역미디어교육위원회(위원장: 남인용 국립부경대 교수) 주관으로 조경태 국회의원실(국민의힘), 문대림 국회의원실(더불어민주당), 서울대 SSK <포스트펜데믹 시기 디지털 소통과 지속 가능성> 연구단이 공동 주최 했다. 세미나의 뜨거운 분위기는 논의로 이어져 국회 직원들의 퇴근 시간에 맞춰 저녁 6시 직전에 마무리되었다.
이 날 세미나에 관한 언론 보도는 그러했다. 각 지역 언론은 해당 지역 관련 정보 중심으로 접근했다. 모 지역 신문사의 경우 해당 지역 인사 중심으로 다루었다. 모 방송사의 경우 정치부에서 취재했다. 그래서인지 지역미디어정책 세미나 뉴스의 초점이 정치인에게 집중이 되었다. 한 미디어비평 저널의 경우 지역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 이뤄졌다. 또 다른 특징은 이 세미나에 참여한 언론사들은 자사 보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체적 구성은 현재 지역 언론에 대한 비판에 초점이 있지는 않았다. 세미나의 내용은 다양한 지역미디어 연구 이슈들을 압축했다. 시작은 지역이 단순히 공간적 문제인가, 그 지역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당면한 삶과 관계, 기억의 '장소성'이라는 이론적 틀을 어떻게 새로 정립하고 적용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지역언론의 지역적 책무에 대한 문제 의식과 함께, 디지털 환경에서 지역 가치를 어떻게 발견할 것이며, 지역 선거를 언론에서는 어떻게 보도하는가가 다뤄졌다. 또한 인공지능 시대에 지역 신문의 현실은 어떠하며, 지속 가능한 지역 미디어가 되기 위해서 어떻게 담론적 생태계를 만들어갈지에 대한 논의들이 이어졌다.

상세한 세미나 현장 영상 풀버전은 아래의 국회 정책영상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vplatform.assembly.go.kr/video/seminar/FULL?cid=99729&sid=144753
세미나의 구체적 내용은 세미나 현장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쉴새 없이 노트북 키보드를 두드렸던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의 기사로 대신한다.
https://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6400
이번 세미나를 함께 주최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조경태 국회의원은 앞으로 지역미디어 정책을 적극 제안해주면 입법과 예산 등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언론학 박사인 이효은 보좌관(문대림 국회의원실) 역시 지역미디어와 관련된 이슈를 인지하고, 앞으로 학술적 논의를 함께 하고 정책 연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026 지역미디어정책 세미나의 기획은 지역미디어 연구가 연구자들만의 담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관련 주체들이 모여 구체적인 정책 제안과 실현으로 연결되고자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참여자들을 강원부터 제주까지 전국의 비수도권을 다양하게 포괄하고자 했고, 미디어 연구자뿐만 아니라 현직 지역 언론인, 국회의원실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자 했다.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지역미디어 연구자들이 매년 국회에 모여 지역미디어정책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에서 부족했던 점은 다음 지역미디어 정책 세미나의 보완 과제로 남겨두고자 한다.
(글: 강주현 한국언론정보학회 지역미디어교육위원회 총무간사)
[AI? 인공지능?? 어떻게 생각해???]
생성형 AI와 방송 및 미디어 제작의 전환 ①
장편 비디오 생성 기술이 바꾸는 창작, 노동 그리고 신뢰
올해 한국언론정보학회 뉴스레터에서는 매호 AI와 관련된 내용을 연재해왔고, 올해 11월까지, 편집자가 바뀌기 전까지는 계속 그러할 예정입니다. 다만 뉴스레터 운영을 위한 원고 섭외가 쉽지 않아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이번 호와 다음 호에는 방송 현장에서 AI 자문을 담당하는 광운대 서영호 전자재료공학과 교수의 AI 기고 글을 나누어 연재합니다.
<요약>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은 방송과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제작 도구 하나가 더해진 정도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한 뒤 유통하는 전반적인 과정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의 생성형 AI는 텍스트나 이미지를 만들거나 수 초 길이의 짧은 영상을 생성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상황이 상당히 달라졌다. 시나리오와 스토리보드를 해석하고, 여러 개의 숏을 만들며, 서로 다른 장면에서도 동일한 인물과 공간을 유지하고, 촬영과 편집 과정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장편 비디오 생성 기술이 있다.
장편 비디오 생성은 단순히 긴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나리오를 Scene과 Shot으로 구조화하고, 인물, 배경, 카메라, 조명과 미장센을 여러 장면에 걸쳐 일관되게 유지해야 한다. 또한 생성된 결과를 실제 방송·영상 제작의 타임라인 안에서 다시 수정하고 편집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흐름을 보면 AI는 하나의 영상 생성기에 머무르기보다 제작자의 의도를 해석하고 촬영과 편집을 지원하는 새로운 제작 주체로 점차 역할을 넓혀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방송과 미디어 분야에 여러 사회적 질문도 던진다. AI는 제작비가 많이 드는 영상 콘텐츠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개인이나 소규모 창작자의 표현 가능성을 넓혀줄 수 있다. 반면 기존 창작 노동의 역할을 바꾸고, 제작 노하우를 데이터로 전환하며, 소수의 플랫폼과 AI 기업에 대한 의존을 높일 가능성도 있다. 저작권이나 학습 데이터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무엇보다 실제 촬영 영상과 생성 영상의 경계가 흐려질수록 방송 콘텐츠가 어디에서 만들어졌으며 어느 부분이 생성되었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본 고에서는 최근 장편 비디오 생성 기술의 발전을 살펴보고 이를 단순한 기술 혁신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과 미디어 생산체계가 변화하는 과정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특히 AI와 인간의 협업, 창작 노동의 변화, 콘텐츠 생산의 민주화, 미디어 신뢰와 투명성이라는 네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앞으로 방송·미디어 산업이 준비해야 할 과제를 살펴본다.
생성형 AI는 미디어의 ‘도구’에서 ‘제작 주체’로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미디어 산업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부터 자동화 기술은 이미 여러 제작 과정에 활용되고 있었다. 기사 요약이나 자막 생성, 음성 합성, 이미지 제작처럼 제작자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업무 가운데 일부를 기계가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이 주된 관심사였다. 자동 저널리즘에 관한 초기 연구에서도 알고리즘은 정형화된 데이터를 이용해 반복적인 콘텐츠를 빠르고 비교적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되었다[1]. 다만 이러한 시스템은 무엇이 일어났는지를 기술하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그 일이 왜 일어났는지 해석하거나 복잡한 맥락을 구성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었다[1].
생성형 AI의 등장은 기존의 인간과 자동화 시스템 사이의 관계를 조금 다르게 만들고 있다. 오늘날의 AI는 이미 존재하는 정보를 분류하거나 정리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텍스트, 이미지, 음향과 영상을 직접 만들어낸다. Diakopoulos는 알고리즘이 뉴스 생산 과정에 깊이 들어오면서 인간과 알고리즘이 함께 일하는 형태가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2]. 방송과 영상 제작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I가 인간 제작자를 일괄적으로 대신하기보다는 기존 제작 과정의 일부를 맡고, 제작자의 역할이 그에 맞추어 다시 나뉘는 형태가 현실적인 변화에 가깝다.
영상 생성 기술의 발전 과정은 이러한 변화를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다. 기존 Text-to-Video 모델은 하나의 프롬프트를 입력해 수 초 정도의 짧은 영상을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러나 방송, 영화, 광고와 같은 콘텐츠는 한두 개의 좋은 장면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수십 개, 경우에 따라 수백 개의 숏이 이어지면서 하나의 이야기가 만들어진다. 앞선 숏에 등장했던 인물이 다음 숏에서도 같은 얼굴과 의상을 유지해야 하고, 카메라 방향이 바뀌더라도 공간 구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이야기의 감정 변화에 따라 조명과 화면 구도, 컷의 길이와 편집 리듬도 달라진다.
이런 이유로 최근 AI 비디오 기술의 관심은 ‘한 장면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서 ‘여러 장면을 얼마나 자연스럽고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 Runway Gen-4는 참조 이미지를 바탕으로 여러 장면에서 캐릭터와 객체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강조하고 있으며[3], LTX Studio는 아이디어와 시나리오에서 출발해 스토리보드, 장면 생성, 편집까지 이어지는 제작 환경을 제공한다[4]. Dreamina Octo 역시 캐릭터와 환경, 스토리보드, 비디오 생성, 타임라인 편집을 하나의 작업 공간 안에서 연결하고 있다[5]. 결국 AI가 더 이상 개별 영상을 출력하는 생성기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앞으로의 AI는 시나리오를 읽고 장면을 나누며 카메라 구도를 제안하고, 앞선 장면에 등장한 인물과 공간의 특징을 참고한 뒤, 문제가 있는 숏을 다시 만들어내는 일종의 제작 에이전트(production agent)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장편 비디오가 바꾸는 것은 영상의 길이가 아니라 제작 방식이다
장편 비디오 생성 기술을 단순히 ‘긴 영상을 만들어주는 AI’로 이해하면 이 기술이 가져올 변화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 실제 방송이나 영상 제작 현장에서 장편 영상은 하나의 긴 파일을 한 번에 만들어 얻는 결과물이 아니다. 여러 개의 Scene과 Shot이 촬영되고, 이들이 다시 편집 과정을 거쳐 하나의 콘텐츠가 된다. 감독은 시나리오를 장면으로 나누고, 촬영감독은 각 장면에 필요한 샷 사이즈와 앵글, 렌즈, 카메라 움직임, 조명을 정한다. 배우의 움직임과 배경, 미장센 역시 이 과정에서 함께 설계된다. 이후 편집자는 촬영된 숏을 시간의 흐름에 맞춰 다시 배열한다.
결국 AI가 장편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려면 단순히 영상을 잘 만들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이러한 ‘영상 문법’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카메라가 인물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것과 뒤로 물러나는 것은 같은 장면에서도 다른 감정을 전달한다. 클로즈업과 와이드숏 역시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정보가 다르다. 조명과 색감, 화면 안에서 인물이 차지하는 위치도 이야기의 의미를 구성하는 요소이다. 따라서 촬영감독이나 연출자가 오랜 경험을 통해 익혀온 암묵적인 판단을 데이터, 메타데이터, 프롬프트 등의 형태로 표현하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현실 촬영 기법을 반영한 장편 비디오 생성 및 편집 기술’도 바로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콘텐츠에서 자주 사용되는 카메라 움직임과 구도, 조명, 미장센, 인물 배치 등 전문 촬영자의 지식을 데이터화하고 이를 시나리오-Scene-Shot 구조와 연결해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한 숏 안에서 프레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뿐 아니라 서로 다른 숏 사이에서도 인물, 객체, 배경이 갑자기 바뀌지 않도록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연구 대상이다. 여기에 생성된 영상을 기존 편집 환경에서 수정하고 재배치할 수 있는 기능까지 포함된다.
이런 기술이 실제 제작에 적용된다면 방송 제작 과정도 지금과는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PD가 “주인공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는 느낌으로 바꾸고, 카메라는 천천히 앞으로 들어가게 해 달라”고 주문했을 때 AI가 이 문장을 단순한 텍스트 프롬프트로만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장면의 숏 구성과 전후 맥락을 살펴 카메라의 움직임과 렌즈, 인물의 화면 크기, 조명 등을 함께 조절할 수 있다. 촬영이 끝난 뒤에도 “이 장면을 조금 더 넓은 구도로 바꾸자”거나 “앞 장면과 배경의 위치를 맞춰 달라”는 요구에 맞추어 일부 숏을 다시 만들 가능성도 생긴다. 이렇게 되면 촬영과 후반 작업 사이에 존재하던 경계도 지금보다 약해질 것이다. 지금까지는 촬영 단계에서 결정한 카메라 위치나 구도를 후반 작업에서 크게 바꾸기 어려웠다. 그러나 3차원 공간 정보를 활용하는 world-consistent 비디오 생성 기술이 발전하면 촬영 후에도 일정 범위 안에서 다른 카메라 시점을 만들거나 기존 숏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실사 촬영, CG, VFX, 생성형 AI의 구분은 지금보다 훨씬 모호해질 가능성이 크다. <편집자 중략>
이 원고의 <편집자 중략> 내용은 다음 호 게재 예정입니다. 내용은 첫 번째 변화: 콘텐츠 제작의 민주화, 두 번째 변화: 제작 노동은 사라지기보다 다시 구성된다, 세 번째 변화: 콘텐츠가 풍부해질수록 ‘진짜’의 가치가 커진다, 네 번째 변화: 방송사의 역할은 콘텐츠 생산자에서 ‘신뢰를 설계하는 기관’으로 확대된다 등입니다.
생성형 AI의 등장은 방송과 미디어 제작에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하나 추가되는 정도의 변화는 아니다. 텍스트를 이미지로 바꾸고, 이미지를 영상으로 만드는 기술에서 출발한 생성형 AI는 이제 시나리오를 읽고 여러 숏을 구성하며, 인물과 배경의 연속성을 관리하고, 촬영과 편집 과정에서 제작자의 판단을 지원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장편 비디오 생성 기술이 갖는 의미도 바로 여기에 있다. 몇십 초나 몇 분짜리 영상을 자동으로 생성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감독, 촬영감독, 편집자가 담당해왔던 영상적 판단의 일부를 AI와 함께 수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영상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과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 동시에 창작 노동의 구조를 바꾸고 촬영과 연출 과정에서 축적된 전문성을 데이터로 전환하며, 실제 촬영물과 생성 콘텐츠 사이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 수도 있다.
생성 기술이 발전할수록 콘텐츠의 양이 많아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 콘텐츠가 어디에서 만들어졌고 누가 책임지는지를 확인하는 일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것이다. 따라서 AI 시대 방송·미디어의 경쟁력이 가장 성능이 좋은 생성 모델을 확보하는 데에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간의 창의적 판단을 AI와 어떻게 결합할 것인지, 기존 창작자의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콘텐츠의 출처와 제작 책임을 시청자에게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할 수 있을지가 함께 중요해진다. AI가 모든 제작자를 대신하는 미래보다 현실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 모습은 제작자가 AI와 함께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더 다양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미래일 것이다. 그렇다면 언론학과 미디어 연구가 앞으로 던져야 할 질문도 “AI가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AI와 인간이 함께 만든 미디어가 사회 안에서 어떤 의미를 형성하며, 그 과정에서 창작과 노동, 권력과 책임, 신뢰의 관계가 어떻게 새롭게 구성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생성형 AI 시대의 방송과 미디어가 마주한 보다 본질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1] Graefe, A. (2016). Guide to Automated Journalism. Tow Center for Digital Journalism, Columbia Journalism School.[2] Diakopoulos, N. (2019). Automating the News: How Algorithms Are Rewriting the Media.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https://doi.org/10.4159/9780674239302[3] Runway (2025). “Introducing Runway Gen-4.”[4] LTX Studio. “The AI Platform for Video Production.” [5] Dreamina. “Meet Octo: Dreamina’s AI Creative Agent for Stunning Creation.”
(글: 서영호 광운대학교 전자재료공학과 교수)
[우리 학회 회원을 소개합니다]😊
강주현 한국언론정보학회 총무이사 |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1년동안 KCI 논문 20편을 게재했다고?
2023년 KCI 논문 20편을 게재했다. 사람들은 놀라면서도 믿기 어려워 의심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다른 학술지였고, 동일 원고, 동일 데이터는 없었다. AI도 갓 소개될 때라서 별 도움 안 되었다. 그 해 심사 원고 수정과 답변도 대부분 직접 작성했다. 다만 전년도부터 열심히 활동한 연구물들이 그 해 한꺼번에 출판된 점은 있다. 또 대부분 공동 저자 논문이었고, 주로 사범대 대학원생들과 함께 작업했다. 물론 대부분의 자료 수집, 논문 투고와 심사 답변서 작성 등은 직접 담당했다. 심사답변서가 20편 X 3에, 다음호 재심에, 재투고까지 하면 도대체 몇 건? 연구와 일만 집중했던 그 해의 생활 리듬은 해가 뜰 때쯤 연구실을 퇴근해서, 오전에 잠들고 오후에 연구실에 출근하는 패턴이었고, 주말까지 그렇게 살다보니 그 후유증으로 한동안 거북목과 어깨 치료 등 병원 신세를 졌다.
물론 부끄러운 점도 있다. 그 해 20편 게재라는 목표에만 매달리다보니 우수 등재 논문들도 있었지만, 완성도가 부족한 논문들, 다듬어지지 않은 페이퍼 수준의 논문들도 운 좋게 게재되었다. 그 때는 목표를 채워 좋았지만, 어떤 논문들은 부족하다 판단되어 저자에서 빼고 싶기도 하다. 그동안 게재한 어떤 논문들은 대학원에서 교재로 쓰이고, 어떤 경우는 잘 모르는 학부생이 논문을 읽었다며 질문을 던지는 이멜을 보내고 그런 논문이 더 뿌듯하고 좋다. 그런데 또 이것도 웃긴게, 고생해서 어렵게 쓴 논문들보다 쉽고 얇게 쓴 논문이 연구자 인용수가 훨씬 많은 경우가 있어서 아해해한 연구 세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그렇게 실적 쌓아도 순간 기분은 좋았지만 당장 별 달라질 것은 없었다. 소고기 한 번 구워먹는 정도? 이제까지 게재한 논문 약 60편(조만간 돌파), 임용 지원시 보통 KCI 35편을 실적 입력해도 서류 전형에서 무수히 떨어지기도 했으니까. 그래도 임용 지원에서 지역의 주요 대학 총장 면접을 두 번 가본 적 있으니 아예 도움 안되었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리고 그 때의 다작과 무수한 심사 위원들과 주고 받은 의견과 토론들은 어디서도 얻기 힘든 보물이기도 했다. 인생에서 한번 쯤은 도전할만한 시도이지만, 그럼에도 다시는 그러한 무모한 목표는 세우지 않으려 한다. 실적보다는 건강과 워라밸이 우선이고, 대신 깊이 있는 연구를 갖고, 국제적 성과를 만들고자 한다.
인문학적 사유와 현장 중심적 사고가 연구에 미치는 영향
몇 달 전 플로피 디스켓 드라이버를 구입했다. 30여 년 전 학부시절 디스켓들을 열어보기 위해서였다. 많은 자료들이 있었다. 어설프게 제출했던 과제들도 있었고, 학생회 회의 자료들도 있었고, 여기 저기 쓴 글들도 있었고,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들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찾고 싶었던 그 파일은 그 시절, 학부시절에 썼던 작품들이었다. 낭만의 시절? 학교 수업보다는 시도 쓰고 소설도 썼다. 달콤하기도 했고, 아프기도 했고, 고민이 묻어 있었다. 파일 하나를 열었다. 90년대 후반 한 예비역 대학생은 김옥균, 갑신정변을 소재로 역사 장편소설을 쓰고 있었다. 당시 유일했던 갑신일록 번역본도 정리했고, 북한역사 자료도 열람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원고를 다시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잘 썼군, (지금의) 나보다 낫네? 50이 다 된 연구자는 그렇게 20대의 과거를 다시 만났다.
나는 글 쓰는 사람이었다. 작가가 되고 싶어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고, 대학 졸업 전 등단이 목표였다. 학교 공부는 큰 흥미가 없었지만 문학 작품들도 많이 읽고 많은 글을 썼다. 글은 발로 쓰는 것이라는 어느 작가의 말이 와닿아 현장 경험, 삶의 이야기를 매우 중요시했다. 그 시절 학우들과 함께 전국의 크고 작은 집회에 참여하고, 늘 다른 생각들과 공개적으로 논쟁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 시절, 강의실에서 없던 그런 경험과 고민들이 연구자에게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잘 쓴 글은 지식이 아니라 매끈한 기교나 표준화 된 문법을 잘 지킨 글이 아니라 글 특유의 아우라와 사유 능력에서 나온다. 그 사유 능력의 기초를 키워줬던 시절이 작가를 꿈꾸던 학부 시절이었다. 문학을 함께 고민했던 학우들과, 수배 생활을 했던 학우들과 나누던 사회적 고민들이, 대자보를 붙여가며 격렬하게 주고받던 논쟁들이 고등학생의 모범생에 갇혀 있던 나를 알 밖으로 꺼집어냈다. 그 때 당시 사회에서 보면 불순했던 생각들이 오늘날 사회에서는 흔하다 못해 "또 그 이야기야?"가 되었다. 가끔 안타나 홈런을 쳤던 나의 연구물들은 학부 시절의 고민에서 출발해 10년, 20년이 지나 다듬어지면서 성과를 얻었다. 석사 논문도 학부시절 관심을 가졌던 장애문제에서, 심지어 박사논문도 학부 시절 무수한 온라인 논쟁에서 경험하고 관찰했던 것을 떠올리며 쓸 수 있었다.
지역의 한 대학원에서 시작한 미디어 공부
대학을 졸업 후 곧바로 대학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나의 인생 계획에 연구자가 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 때 선입견으로 연구자는 명문대 출신에 공부에 날고 기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운 좋게 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꿈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취업 준비는 하나도 안 되어 있으니 진로를 준비할 시간도 필요했다. 나에게 당시 대학원은 그 정도 의미였다.
하지만 참 맞지 않았다. 한국어 문헌들보다 영어 원서 중심의 수업들은 나에게 큰 벽이었다. 대학 들어갈 당시엔 어렵게 출제한 수능 영어 1개 틀린 정도였지만, 오랫동안 손 놓았던 영어에, 우리말 우리글 사랑하는 국문학과 정서에, 양키 고홈 했던 전국 학생운동의 주축이었던 민족주의 학생회에... 가능하면 영어 안 쓰고, 우리말로 바꾸려 했는데, 그것이 전공 공부를 더 힘들게 만들었다. 번역이 사전적 해석이니 대학원 첫 수업 시간에 고성에, 발제문이 던져졌고 "다시 해와!" 몇 번의 수업이 살벌한 분위기와 함께 그렇게 종료되었다. 오늘날 같으면 AI로 금세 번역하는 것에 불과한데... 요즘 학생들에게 그렇게 하면 난리나는 것이지만 그 때는 그러했다. 수업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영어와 씨름해야 했던 석사 시절...
지금 생각하면 당시 젊은 교수들의 의욕에 비해 '교육'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 말과 글로 학습자에게 교과 내용을 이해시키며 고민을 던지고, 그 다음에 다양한 학습 자료 가운데 하나로 영어 문헌을 활용하며 확장하고, 주입식 지식 전달과 확인보다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 설계가 필요했다. 어쨌든 그런 영어 논문들이 조금씩 익숙해지니 읽을 줄 알게 되고, 우째 석사 졸업을 했고, 학위논문은 한국언론학회 대학원생 컨퍼런스에서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논문을 잘 썼다기보다 학부시절에 고민했던 ‘장애인’이라는 주제가 당시 우리나라 미디어 연구에 별로 없었고, 심사위원들의 공감을 얻은 것 같다.
빨리 끝내고 치우려던 박사 과정에 긴 세월 붙잡힌 인생
석사를 마친 후 국어논술 학원을 세웠고, 그럭저럭 먹고 살만하게 되었다. 수업하다 보니 늘 새롭게 나오는 수능 언어영역 지문들도 재미있었고, 대학 논술에 출제되는 유명한 서적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한 권씩 한 권씩 읽고 자료집처럼 몇 년간 요약 정리를 했다. 그렇게 안정된 생활을 만들다 권태기에 빠져들 때쯤 수강생들이 빠지며 망할 위기를 겪었지만 기사회생했다. 그 때 돈만 보며 살면 안되겠다는 점을 깨닫고 공부를 해야겠다 생각했다. 하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은 깊지 않아 로스쿨 시험이나 교육학 전공을 고민하며 준비했다. 그런데 가벼운 마음으로 학교 올라갔다가 반겨주던 분들 만나고 얼떨결에 그냥 석사 학위도 있는 박사를 빨리 마치자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이 즉흥적 판단이 훗날 인생에서 얼마나 큰 실수(?)였는가를 그 때는 몰랐다.
박사 과정에 들어가니 참 신기했던 것이 석사 시절에는 어렵고 재미없던 문헌들이 왜 이렇게 쉽지? 재미있지?였다. 그렇게 생각했다. 삶과 사회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 그것과 관련된 문헌을 다시 만날 때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빨려 들어왔다. 질적연구방법론, 내용분석방법론, 통계 등 연구방법론을 정리했다. 매스커뮤니케이션 이론을 재미있게 공부했다.
박사 2년차 때는 서울대 교류학생을 신청했고, 1년간의 교류학생 기간은 대학 입학 후 통틀어 내 인생에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다. 그 때 배웠던 담론분석 방법론을 활용하여 훗날 쓴 논문은 한국언론학회 우당신진학자 논문상을 받았다. 어떤 수업에서는 매주 시험과 과제로 연구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매일 오전 7시 이전에 출근하셨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전공의 교수님은 매주 제출한 과제에 피드백을 꼼꼼히 주셨다. 또 다른 디지털 전공 교수님은 인문학적 관점에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바라볼 수 있게 통찰력을 주셨다. 매주 서울부산을 오가며 몸은 고달팠지만 내가 가장 즐겁게 가장 열심히 재미있게 공부했던 시절, 학부석사박사 통틀어 가장 학점이 좋았던 시절이기도 했다.
다시 부산으로 컴백. 4~5년 생각하고 시작한 박사공부였지만, 우여곡절 끝에 예상보다 훨씬 늦게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년 인생이 흘러갔고, 다른 선택들에 비해 기회비용이 참 커졌다.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강의 한 과목, 할 일도 없었다. 기초수급자 신청을 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신청 조건이 되지 못했다. 그렇게 박사 후 3년여는 가장 배고프고 힘들던 시기였다. 사실 그 때 연구자의 생명은 끝이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농사 지으며 새 출발을 위해 이주 계획까지 세웠는데 우연히 한 사범대 연구소의 연구교수 채용 공고를 보고 마지막으로 혹시나 싶어 지원했다. 10명이 지원했고, 절반이 유학파였고, 막판까지 유학 다녀온 교육학 박사와 경합을 벌이다 채용이 되었다. 감사했던 마음만큼 정말 잘 뽑았다 소리 나오게 열심히 했다. 거기서 거둔 연구 활동과 성과들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초중고 교육의 심장부인 한국교원대학교까지 들어가서 연구하고 강의했다.
오랫동안 밥 먹여 주었던 교육 분야 연구 활동
한동안 교육 분야에서 연구교수 등으로 밥 먹으면서, 미디어 연구를 할 때는 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업무 시간과 예산을 써야 했기에, 미디어 연구가 우리 조직, 우리 사업과 무슨 상관이죠? 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그나마 융합할 수 있는 영역은 AI, 메타버스 정도였다. 그럼에도 같은 연구자들인지라 전공을 배려해 결국 양해를 해주었고, 나도 과학교육 논문도 쓰면서, 꿋꿋이 미디어 연구를 병행해왔다. 그것도 미디어 분야에서 채용도 하지 않는 지역 미디어 연구를 붙들고 있었다. 지역 미디어 연구는 나에게 일종의 탈식민지 독립운동 같은 신념이기도 했다. 그러나 하고 싶은 연구가 조직 업무에서 공식적인 승인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취미 활동처럼 별도의 시간을 할애할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 쉴 틈이 없었다.
실제 신방과 박사 학위를 받아도, 더군다나 지방에서는 더더욱 먹고 살기 쉽지 않다. 경쟁할 자리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는 좋은 자리들은 해외 유학파나 서울지역 학교 출신들로 채웠다. 지역국립대는 그 대학 출신 교수의 비중이 높음에도 미디어학은 예외였고, 다른 학과들과 달리 교수직을 전혀 배출하지 못했다. 지역 언론사 취업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고등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학과지만 현실은 학부든 대학원이든 졸업하면 아주 극소수 외에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역을 떠나 서울로 서울로 하는 듯 했다. 이러한 악순환의 반복 상황에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고, 누구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본교 전공생이 대학원에 진학하지 않았고, 그러다 본교 타과생들도 진학하지 않았고, 그러다 한국인 학생들이 존재하는 것도 반가워지고, 그 자리를 중국인 유학생들로 채웠다. 이것이 지역에 대한 무책임이 가져온 교육과 학문 생태계의 붕괴였다.
하지만 교육 분야는 미디어 분야와 달리 지역의 같은 대학이라고 하더라도 학문 생태계가 잘 유지되었고, 먹거리가 있었다. 지방대는 한국인 대학원생 찾기 어려워진 적 오래라지만, 어떤 사범대는 현직 교사인 대학원생들도 많았고, 전업 대학원생들은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월 200~300만원의 급여를 받았고, 연구 조사비, 게재료 등이 지원될 수 있었고, 그것이 연구 성과로 이어졌다. 대학원 석박사 과정 재학하며 제대로 된 지원이나 프로젝트 없이 연구했던 나에겐 낯선 풍경이었다. 물론 그만큼 사범대 교수들이 밤낮 일했고, 각종 연구 사업에 공모를 해서 제자들을 먹여 살리고 양성했다. 그렇게 사범대는 국내 지방대 박사이지만 전국으로 제자 교수들이 배출되었다. 연구 생태계의 시작은 물적 토대와 그것을 갖추기 위한 연구 공동체의 노력과 경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또 교육학 분야에서 일하면서 지식 전달과 교육은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연구자들이 강의실에서 지식 전달하는 활동을 교육으로 생각하지만 입시와 교육이 구별될 수 있듯 참된 교육의 의미는 주입식 지식 전달과 다르다. 교육 분야 어떤 훌륭한 분들은 제자들에게도 존대를 쓰고 존중할 정도로 인품이 훌륭하고, 만나면 뭔가 충전되는 느낌에, 따르고 싶고, 자주 뵙고 싶게 만들고, 사유를 자극한다. 또한 같은 지식이라도 어떻게 해야 학생들이 이해하고, 학생들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삶을 바꿔나갈 수 있게 할지 그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또 교육이기도 했다. 특히 연구는 지식 따라하기 성실성보다 사유에 근거해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창조적 발상이 더 중요할 수 있다.
교육 분야에서 앙트러프러너십 교육, 융합교육, 디지털 PBL 교육 등도 배우고 연구했지만, 결국은 시대적 필요에 따른 인재상, 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목표와 구체적 실현 방법, 그리고 성과의 증명, 이것을 고민할 수 있어야 시험 끝나면 다 잊어버릴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라 학습자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 교육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학문 분야의 융합 역량이 새로운 기회들을 열어주더라

나는 흔하고 넘치는 지방대 박사에 유학도 다녀오지 않았지만, 나와 유사한 조건에서 가장 멀리 간 연구자인 것 같다. 그리고 박사 8년 만에 나이 50이 되어서야 교육 분야가 아닌 미디어 분야에서 연구로 밥을 먹게 되었다. 처음부터 연구자를 꿈꾸지 않았는데, 작가를 꿈꾸던 문학도가 어쩌다가 연구자가 되었고, 하다보니 미디어 분야와 교육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남기는 연구자가 되었다. 최근에는 교육학 분야와 미디어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구자 분들과 함께 연구하면서 배우고 더 성장할 기회를 갖고 있다. AI와 메타버스를 공부했고, 인문사회 분야와 또 다른 공학 논문을 쓰기 시작했고, 앞으로는 공학 연구까지 걸치게 될 것 같다. 연구 주제들이 너무 광범위했는데, 시대의 화두 '융합'이라는 키워드로 정리가 되긴 했다. 그냥 그렇게 또 남들이 가보지 않은 길로 가본다.
청년시절의 방황과 사유는 연구 아이디어의 샘솟는 원천이 될 수 있었고, 학문 세계에서 축적된 이론들은 그 아이디어들을 포장하고 발전시키는 도구가 되었다. 또한 후학들에게 존경받는 연구자는 자신만의 연구 업적이 아니라 연구 공동체, 생태계를 책임지고 설계하는 리더라는 점을 깨달았다. 그것은 내가 연구자로 계속 살아간다면 훗날 과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
주요 약력
- 現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디지털 소통 SSK 연구단) 선임연구원, 한국언론정보학회 총무이사, MBC 본사 시청자위원, 한국교원대 대학원 융합교육전공 강사
- 前 한국교원대 융합교육연구소 전임연구원(연구교수), 부산대 지역혁신역량교육연구센터 연구교수, 한국언론학회 연구이사, 한국지역언론학회 기획이사
- 學 부산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석사/박사, 부산대 정보융합공학과(컴퓨터공학) AI전공 석사과정 수료
[우리 학회 회원들의 책을 소개합니다]📖
박한우(2026). <AI 시대의 디지털 자산과 신뢰의 운영체제>
한국언론정보학회 회원들은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미디어 교수가 무슨 ‘디지털 자산’이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자산 경제를 다룬 책인가?”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러한 판단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니다. 이 책에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거나 직접 투자해 봤을 법한 암호화폐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책의 일부일 뿐 전체는 아니다. 커뮤니케이션북스 문고판으로 출간돼 한나절이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큰 장점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AI), 디지털 자산, 신뢰 운영 체제(Trust Operating System, TOS)라는 3가지 핵심어로 구성된다. 여기서 디지털 자산은 AI 미디어와 신뢰 운영 체제를 매개하는 분산형 네트워크다. 언론정보학 분야의 익숙한 용어로 설명하면 블록체인 토큰은 홈페이지 중심의 웹1, 소셜 미디어 중심의 웹2, AI 미디어 중심의 웹3으로 이어지는 발전 과정에서 신뢰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인프라다.
이 책은 앞서 출간한 《나만 모르는 웹3 밈코인 소통론》(2024)과 《웹3 기술과 민주주의》(2024)의 후속작으로 웹3와 AI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스스로 판단하고 거래하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미디어 환경을 조망하고, 자율형 AI 시대에 안전한 거래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신뢰 운영 체제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자칫 사악한 시대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AI를 포토샵, 엑셀, 워드와 같은 개별 기능의 차원에서만 설명하지 않는다. 개별 기능이 아니라 업무 단위 전체가 AI로 넘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에는 인간이 직접 클릭하면서 작업했다면 이제는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 “AI의 의사 결정과 업무 자동화를 믿어도 되는가?” 책에서도 설명했듯이 AI는 점차 인간이 직접 요청하지 않은 일까지 처리한다. 일정 추천, 투자 판단, 글쓰기, 상담까지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3가지 태도를 강조한다. 첫째, 맡기되 확인해야 한다. AI는 빠르지만 틀릴 수 있다. 둘째, 최종 판단은 인간이 해야 한다. AI는 책임지지 않으며 책임은 결국 인간에게 남는다. 셋째, AI를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하는 파트너로 바라봐야 한다. 책의 서문에서 제시한 제주도 서핑의 비유를 떠올려 보자. 우리는 파도를 이길 수 없지만 파도에 올라탈 수는 있다. 결국 필요한 태도는 다음과 같다. “AI를 이용하되 AI에 지배당하지 않는다.” <편집자 중략>
둘째, 검증 체계다. 단순한 조회 수나 좋아요 수가 아니라 콘텐츠가 얼마나 신뢰할 만하고 검증됐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그러나 모든 콘텐츠를 완벽하게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여기서 AI 강화 탈중앙화 자율 조직(AI-enhanced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AIDAO)이 등장한다. 인간과 AI가 함께 콘텐츠를 검증하는 구조다.
셋째, 보상 구조다. 책에서 설명한 토큰 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좋은 콘텐츠에는 보상하고 조작된 콘텐츠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가 누구에게 보상할 것인지, 즉 보상의 주체와 객체를 설정해야 한다. 몰트북과 유사하게 인간이 직접 참여하거나 인간을 대리하는 에이전트를 설정할 수 있다. <편집자 중략>
이 책에서 강조하는 핵심 문장 가운데 하나는 “판단은 곧 권한이다”이다. 생성형 엔진 최적화(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GEO) 시대에는 기자의 역할도 달라진다. 데이터 시각화와 분석, 자료 요약, 속보 정리와 같은 업무는 AI에 맡길 수 있다. 이러한 영역에서는 AI가 인간보다 빠르게 대량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자가 AI에 넘겨서는 안 되는 권한도 있다. 무엇을 기사로 다룰 것인지 결정하는 의제 설정, 사건을 어떤 맥락에서 이해할 것인지 판단하는 해석, 보도의 결과를 감당하는 책임이다. 이 3가지 권한까지 AI에 넘기면 기자는 정보 생산 과정뿐 아니라 저널리즘의 핵심적인 판단 권한도 잃게 된다.
따라서 GEO 시대의 기자는 단순한 정보 생산자가 아니라 신뢰 관리자다. 신뢰는 디지털 데이터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루어지는 대면 만남과 대인 커뮤니케이션도 신뢰의 중요한 토대다. 기자가 사람을 직접 만나고 관계를 형성하는 역할을 포기한다면 기자와 AI를 구분하는 경계도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 책은 AIDAO 개념을 제시한다. AIDAO를 쉽게 설명하면 인간과 AI가 함께 운영하는 조직이다.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AI가 최고경영자의 일부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는 탈중앙화 자율 조직이다. AIDAO는 AI 에이전트, 블록체인, 탈중앙화 자율 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 DAO)이라는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AI 에이전트는 주어진 목표에 따라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한다. 둘째, 블록체인은 AI 에이전트의 판단과 실행 과정을 기록해 임의로 조작하기 어렵게 만든다. 셋째, DAO는 인간 참여자들이 집단적으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구조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DAO가 독립적인 법적 조직으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편집자 중략>
이를 위해서는 3단계의 대응이 필요하다.첫째, 학습 데이터를 점검하고 정제해야 한다. 편향된 데이터는 학습 전에 수정해야 하며 특정 결과가 왜곡인지 사실의 반영인지도 검토해야 한다. 둘째, AI의 판단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 AI가 왜 그러한 결과를 생성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특정 집단을 부당하게 왜곡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사회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면 정보의 투명성과 해석의 맥락이 중요하다. 셋째, 중요한 의사 결정에는 반드시 인간이 개입해야 한다. <편집자 중략>
AIDAO가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미래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3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신뢰 인프라다. AI 에이전트의 판단과 실행 과정을 추적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기록 체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와 공동체가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는 소버린 체인(sovereign chain)도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한국을 대표하는 소버린 체인은 뚜렷하지 않다.
둘째, 권한 분리다. 판단·실행·책임의 권한을 하나의 AI 시스템에 집중하지 않고 서로 분리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간도 새로운 리터러시를 갖춰야 한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은 기본이다. 더 나아가 행위자로서의 AI 에이전트와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이어리를 꾸미듯이 자신에게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구성하고 AI를 인간의 능력과 인류애를 확장하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태도도 필요하다.
셋째, 글로벌 거버넌스다. AI에는 국경이 없다. 영국 정부와 팔란티어(Palantir)의 계약 사례는 AI 주권 문제를 보여 준다. 한 국가가 AI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핵심 데이터와 결정권은 외국 기업이나 다른 국가가 통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공동 주권(shared sovereignty)의 개념이 중요해진다. 국가만으로 구성된 국제연합(United Nations)을 넘어 국가와 AI 에이전트가 함께 참여하는 ‘국가 에이전트 연합(United Agents of Nations)’까지 상상할 필요가 있다.
많은 사람은 블록체인을 코인이나 토큰과 동일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블록체인을 투기 수단이 아니라 신뢰를 생산하는 기술로 바라본다. 책에서 다루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도 단순한 디지털 화폐가 아니다. 기존의 장부와 거래 구조를 바꾸는 기술이다. 코인과 토큰이 인터넷에 도입되면서 인터넷은 문서를 중심으로 한 정보 네트워크(웹1)와 지인을 중심으로 한 인간 네트워크(웹2)를 넘어 분산형 검증과 신뢰의 AI 네트워크(웹3)로 변화하고 있다.
이 책은 AI가 인간의 판단을 대신하는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의 해법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신뢰 운영 체제와 AIDAO를 제시한다. 그러나 모든 것을 증명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체계가 만들어지더라도 코드로 완전히 변환할 수 없는 인간의 영역은 남는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신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있다. 그리고 그 방향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다.
(글: 박한우 영남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 International Communication Association Fellow, Quality & Quantity Editor-in-Chief)
[경축] 이근옥 회원, <문학나무> 신인추천작품상 수상
우리 학회 정회원인 이근옥 충남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가 문학 계간지 <문학나무> 가을호 신인추천작품상 시 부문 당선자로 선정되었다. 추천작품은 농부에서 휴지공장 노동자로, 다시 연탄배달부로 유전하던 아버지의 고단한 삶을 표상한 “낙하”외에 “잔지바르 섬”, “나의 백석”, “세상 물정”, “강가” 등이다.

심사평을 맡은 김종회 문학평론가는 “이근옥의 응모작들은 대상과 시대를 응시하는 밀도 높은 언어 감각을 거쳐 격조 있는 서사성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자기 삶의 근원과 그에 대한 기억을 정직하게 대면함으로써 우리 시단에 결핍되어 가던 뜨거운 숨결과 서사의 복원을 보여준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근옥 회원은 고교시절 부터 시를 쓰기 시작한 이래로 아름다운 현상과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을 때 그 감흥이 휘발되기 전에 시로 표현하는 잉여짓을 해왔다고 한다. 이제 독립적인 시 쓰기 자격증을 얻었으니 우리 사회 공동체 갈등을 관찰하고 이를 완화하는 시를 써보고 싶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신인 시인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한국언론정보학회 27-28대 집행부 워크숍 안내]
◆ 8/27(목) 1일차 ◆
~12:50 순천역 도착, 집결 / 13:00~ 점심식사
14:30~17:30 AI 시대 언론윤리 워크숍/ 순천만국가정원 및 순천만습지 탐방
18:00~ 저녁식사 / 21:00~ 숙소 이동
◆ 8/28(금) 2일차 ◆
08:00~ 아침식사
09:00~11:00 문화탐방(선암사) / 12:00~ 점심식사
13:00~ 학회 운영방안 논의
15:00~ 일정 종료 및 귀가, 순천역 이동(만대재 기준 15분 소요, 8km)
📢 『커뮤니케이션학개론』복간 기념 토크콘서트 개최
<커뮤니케이션학 개론>(차배근, 1976) 복간 기념
토크 콘서트(9/5 토 15:00, 경기 이천시 ‘처음책방’) 안내

차배근 지음 『커뮤니케이션학개론』
제1권 커뮤니케이터론/ 제2권 커뮤니케이션 메시지론/ 제3권 커뮤니케이션 매체론
제4권 커뮤니케이션 수용자론/ 제5권 커뮤니케이션 효과론
달지(達支) 차배근(車培根)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님의 [커뮤니케이션학 개론](상하 2권)은 1976년 9월 5일에 처음 간행되어 오랫동안 많은 학자와 학생, 전문가 독자의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올해, 초간본 간행 50주년을 맞이하여 주로 주요 책과 잡지의 초판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판매하는 <처음책방> 출판사에서 최근에 이 책의 복간본이 간행되었습니다. 이를 기념하여 우리나라 언론학의 역사를 회고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커뮤니케이션학 개론] 복간 기념 ‘토크 콘서트’를 아래와 같이 개최하고자 합니다. 이 토크 콘서트 모임에 참가를 희망하시는 분께서는 9월 1일(화)까지 아래의 연락 담당에게 알려 주세요.
1. 모임 일시: 2026년 9월 5일(토)
1) 토크 콘서트: 오후 3시~5시 2) 이후 인근에서 저녁 식사: 오후 5시~7시
2. 모임 장소: <처음책방>
1) 주소: 경기 이천시 모가면 진상미로 1523번길 42 처음책방
2) 대중교통으로 오시는 방법:
(1) 경강선 이천역에서 하차하여 525번 시내버스 탑승, ‘원두 3리’ 하차(약 25분 소요, 배차 간격 약 30분)
(2) <이천종합터미널>에서 525번 시내버스 탑승하여 ‘원두 3리’ 하차(약 30분 소요, 배차 간격 약 30분)
3) 행사 당일, 자차(自車)로 오셔도 주차에 문제가 없습니다. (‘처음책방’ 주변에 수십 대 주차 가능하다고 합니다.)
3. 행사 문의: 토크 콘서트 준비팀
김기태(처음책방/세명대): 010-8885-3133 / 이진로(영산대): 010-6528-7725
연락 담당: 이윤복(충남대): 010-2947-2147
◎참석하실 분께서 연락 담당(이윤복)에게 되도록 9월 1일(화)까지 알려 주시면, 행사 공간과 식당의 좌석을 확보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