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에서 발견한 DAW, Audio Design Desk

신제품이 갖춰야 할 조건

2022.01.24 | 조회 1.02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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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파는 김루씨

업계 사람들이 얘기하는 음악과 음악 산업

안녕하세요, 음악파는 김루씨의 김루입니다.

네, 저는 CES 2022를 끝내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짝짝짝!! CES발 코로나 감염자가 100명이 넘어간다는 기사를 보고 주변에서 많이 걱정을 해주셨는데요. 덕분에 저는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지금은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되었습니다.

CES에는 세계 3대 IT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정말 신기한 제품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제 마음을 뺏어간 제품은 바로 Audio Design Desk(이하 ADD)입니다.

 

쉽고 빠른 사운드 디자인을 위하여

ADD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ADD는 영상에 필요한 효과음과 배경음을 쉽고 빠르게 삽입하는 DAW(Digital Audio Workstation)입니다.

사운드 디자인은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우선 필요한 소리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작업하는 SW에 다 불러와야 합니다. 그 다음에는 영상의 타이밍에 맞게 일일이 마우스로 위치를 조정해가며 영상과의 싱크를 맞춰야만 하죠.

하지만 ADD는 이 귀찮은 작업을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바꿔 놓습니다. 일단 앱 내에서 키워드 검색을 해서 원하는 소리들을 다 찾을 수가 있죠. 그리고 영상을 보면서 타이밍 맞게 버튼만 누르면 바로바로 원하는 효과음을 추가할 수가 있고요. 게다가 추가한 소리를 교체하고 싶을 때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죠.

작동하는 법이 궁금하시다면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간단한 데모를 통해 이해하실 수 있으니 한번 해보심을 추천드립니다.

Audio Design Desk 홈페이지 데모 앱
Audio Design Desk 홈페이지 데모 앱

ADD는 사운드 디자인을 하는 사람들에게 꽤나 유용한 앱입니다. 실제로 넷플릭스나 프라임비디오 등 글로벌 OTT 사에서도 사운드 디자인 작업을 할 때 사용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오늘 이 제품을 소개하고 싶은 이유는 사실 따로 있습니다. ADD는 신제품을 준비하고 런칭하는 교과서적인 행보를 걷고 있기 때문이죠.

 

1. 첨단 기술은 혁신 제품이 아니다.

혁신적인 제품이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혁신 제품을 첨단 기술과 동일시 합니다. 사람들의 그런 습관 때문에 기업은 "AI"나 "블록체인"처럼 무슨 뜻인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으나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들을 덕지덕지 이용해서 마케팅을 하죠.

하지만 실제로는 혁신 제품에 첨단 기술이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에어 베드(Air Bed)와 아침식사(Breakfast)를 제공하는 것으로 시작한 '에어비엔비'에 첨단 기술이 들어가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죠. 오히려 현실에서 혁신은 고객의 문제점을 얼마나 쉽고 간단하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붙는 타이틀입니다. 그래서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막상 해결책을 들어보면 별 것도 아니거나 이미 있는 해결책인 경우도 많죠.

ADD도 마찬가지입니다. ADD에서 제안하는 내용들은 사실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본 것입니다. 메인 피처인 타이밍 맞춰 버튼을 눌러 효과음을 넣는 것도 '런치 패드'와 같은 이름으로 이미 익숙한 내용이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술을 새로 만들었다가 아니라, 이미 존재했던 기능이라 할지언정 그것을 사운드 디자인에 접목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이미 있는 기술이니까 이해가 더 빠르다는 거예요.

참고사진 : 런치패드
참고사진 : 런치패드

제가 좋아하는 '바로잉(Borrowing)'이라는 책에서는 혁신 전략을 위해서는 이종의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와서 지금의 상황에 결합하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ADD가 바로 그 사례인 것이고요.

 

2. 백문이 불여일견

제품에 대한 소개를 받을 때 소개 방법에 따라 신뢰도가 크게 차이가 나죠.

  • 말로만 설명을 한다 : 절대 안 믿음
  • 사진으로 보여준다 : 조작됐다고 생각함
  • 영상으로 보여준다 : 베스트 케이스만 편집했다고 생각함
  • 눈 앞에서 동작하는 걸 보여준다 : 지갑을 염

ADD는 잠재적 고객들에게 본인들의 앱을 사용하면 사운드 디자인 작업을 얼마나 쉬워지는지 눈 앞에서 직접 보여줍니다. 아래는 1분 정도 분량의 영상의 사운드 디자인 작업을 단 90초만에 해내는 걸 보여주는 영상인데요. 저도 현장에서 저걸 보면서 저도 모르게 "이게... 되네..?"라고 하고 있더군요.

제품 소개를 할 때 '시연'을 하는 것은 여러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를 한 것처럼 데모가 조작됐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있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개념을 한 번에 이해시킬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더 큰 관심을 이끌어 낼 수 있게 되죠.

ADD는 시연의 장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었고, 이를 적절히 활용하여 어떤 것보다 확실한 프레젠테이션을 해낸 것입니다.

 

3. 이미 검증은 완료되었다. 

ADD를 소개하고 싶었던 마지막 이유는 ADD는 이미 PMF(Product-Market Fit)를 검증받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이런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신제품 중에는 컨셉은 좋은데 퀄리티가 부족하거나, 심지어 실제로 발매되지 않아서 실무에서 쓰이지 못하고 잊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악에서도 수 많은 신제품들을 뒤로한 채 결국 쓰던 악기나 SW를 쓰는 경우가 허다하죠.

하지만 그때 눈에 들어오는 게 ADD를 쓰고 있는 회사 리스트입니다. Netflix, Hulu, Prime Video, HBO Max 등 누구나 알고 있는 글로벌 OTT사에서 쓰고 있다는 걸 보는 순간 퀄리티가 보장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되고 심지어 이 제품을 쓰지 않으면 뒤쳐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제가 사운드 디자이너가 아닌데도 말이죠.

게다가 화룡점정으로 CES 혁신상을 비롯하여 SXSW, NAMM, NAB 등에서 여러 개의 상을 수상한 것을 보며... '이건 진짜다'라고 확신을 하게 됩니다.

캡처 : Audio Design Desk 유튜브
캡처 : Audio Design Desk 유튜브

'글로벌 OTT에서 다들 사용하고 있고, 상도 이렇게 많이 받았는데, 안 쓸 이유가 있을까?' 결국 이러한 메시지는 소비자의 지갑을 열게 하는 마지막 결정타가 되는 거죠.

 

신제품의 조건

ADD의 메시지를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1. 사운드 디자인 작업은 귀찮고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2. ADD는 타이밍 맞게 키를 입력함으로써 작업을 훨씬 쉽게 만들죠.
  3. 이해가 안 된다고요? 저희가 얼마나 쉽게 작업하는지 직접 보세요.
  4. 넷플릭스랑 아마존도 이걸 사용하고 있고 상도 엄청 많이 받았어요.
  5. 하나 사실래요?

이걸 조금 더 회사의 언어로 바꾸면

  • 문제 정의 → 해결책 → 프로덕트 소개 → 프로덕트 검증

으로 정리할 수 있고, 정리하고 보니까 피치덱과 똑같네요. 반대로 이야기하면 문제 정의와 해결책, PMF 검증을 얼마나 철저하게 하느냐가 신제품 또는 신규 사업의 성공을 좌지우지 하는 것이죠.

'아이디어는 좋은데 왜 안 될까?'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으신가요? 그러면 다시 한번 문제정의나 해결책, PMF가 잘 갖춰졌는지 살펴보세요. 빠져있는 조각이 분명 하나 있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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