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전 초기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첩보망 붕괴에 대한 이야기

2023.03.31 | 조회 4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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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의 공상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개전 초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내부의 자국 첩보망을 대거 가동해서 우크라이나의 전쟁수행 자체를 붕괴시키려고 시도했음. 이에 따라 수도 키이우의 몇몇 아파트에는 아예 GRU 소속 스페츠나츠 분견대와 FSB 요원 등이 건물을 임대해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던 상태였고, 이외에도 우크라이나 군, 관, 민간 전반에 상당한 협조자들을 뿌려둔 상태였음.

이들은 러시아군이 VDV를 투입해서 수도 내부로 진입하고, 기계화부대들이 각 도시로 들어가는 길목을 차단하면 우크라이나 의회, 대통령궁, 중앙은행 및 각종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을 접수하여 메드베추크 같은 친러 정치인 앞세워서 사실상 항복에 가까운 협조를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었음.

그러나 전쟁이 시작하면서 러시아의 예상과 다르게, 그들이 구축한 첩보망은 삽시간에 붕괴당했음. 정확히 이야기하면, 개전 72시간 내로 이들은 완전히 소멸당해버림.

이들이 소멸당한 이유는 상당히 간단했는데, 러시아가 구축한 광범위한 휴민트 라인이 규모는 크지만 통제가 제대로 안되는 규모였기 때문임. 이게 무슨 말이냐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부의 최고위 정보요원 내지 협조자들에게까지 정보를 숨기는 바람에 하부 조직들의 기능을 완전히 제약해버렸음.

그러다보니 하부조직들은 붕떠있는 경우도 많았고, 상당수 사례에서는 자신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하여 일하는 경우로 인식하였다가 개전 직후 사태를 파악하고 정보당국에게 순순히 협조하는 사례들도 종종 발견될 지경이었음.

"아니 나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일한 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해온게 반역이었다고?"

라는 반응도 대다수. 즉 러시아는 전쟁 직전까지 구축해둔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 통제에 실패했고, 실제 전쟁이 벌어졌을 때는 최고위급 요원들도 사태 파악에 실패해서 조직 자체가 와해되는 경우가 많았음. 이렇게 접촉이 끊어진 경우 크게 3가지의 결말로 이어졌음.

자신이 협조한 사실을 부정하거나,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에 협조하여 되려 사냥에 나서거나, 혹은 저항하다가 사살 내지 구금당하는 것이었음.

이러한 러시아의 실패에 대해, RUSI 연구소는 러시아가 자국군의 하향식 지휘문화를 우크라이나 내부의 첩보조직에 투사했다가 완전히 말아먹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 즉 FSB가 아니라 러시아 국방부, 더 나아가 크렘린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앞두고 정보망을 멋대로 운용하는 바람에 쓰지도 못하고 박살이 났다는 추측이 나올 지경.

여튼 이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개전 극초반에 러시아가 구축한 라인을 모조리 파괴하는데 성공했음. 물론 러시아라고 죄다 실패한 것은 아니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성공을 거둠. 그 중 하나가 체르노빌 방면인데, 이 지역에는 우크라이나 국가근위대 소속의 분견대가 배치되어 개전 초기 러시아군과 대치하고 있었음.

그러다 돌연 이들은 별 저항없이 무기를 버리고 투항했는데, 그 이유가 당시 체르노빌 발전소 방위를 담당하던 방위실장이 러시아 측에 포섭된 요원이라서 그랬던 것이었음. 근데 이게 끝이었고, 그 이후 러시아가 시도한 것들은 모두 실패함.

키이우 아파트를 임대해서 암약하던 GRU 소속 스페츠나츠나 FSB 요원은 개전 초기 미리 대기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정보국 및 특작부대한테 소멸당했고, 친러 인사들은 미리 명단을 작성해두고 있던 우크라이나 내무부 및 군 당국에게 체포, 구금되어 완전히 무력화당함.

러시아는 내부적으로 우크라이나를 붕괴시키려고 지난 돈바스 전쟁 이래로 8년 가까이 이러한 첩보 조직들을 구축해왔는데 잘못된 체계로 인해서 한 방에 날려버린게 패인이었음. 아마 개전 초기 러시아군의 작전 계획에 이들이 분명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상정되어 있었을 텐데, 72시간 내에 거의 다 소멸당한 것을 보면...애초에 단추 자체를 잘못 꿰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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