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 뜨개방 현상소

일곱 번째 이야기. 세밑에서 우리들의 이야기

2023.01.03 | 조회 211 |
0
|

뜨개방의 이모저모

실 말고도 뜰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에 많더라구요. S와 J가 매주 글을 뜹니다.

J.

알쓸인잡에서 김영하 작가님이 연말에 늘 하는 의식으로 ‘올해 나에게 일어난 10대 뉴스’를 뽑는다고 했다. 한 해를 촘촘하게 다시 돌아볼 수 있기도 하고 일이 닥쳤을 당시에는 모르다가 돌아보니 의미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한다면서.

그래서 나도 2022년 내 인생의 10대 뉴스를 골라보았다. 핸드폰 사진첩을 훑어보지 않고 기억으로만 써보겠다 다짐했는데 정말 새까맣네. 음. 일단 기억나는걸 먼저 적어봐야지. (사진을 추가로 넣었다. 그렇게 모아본 2022 결산~)

 

1. 펜타포트를 가다.

전 주에 엉엉 울면서 읽은 <H마트에서 울다>의 미셸 자우너를 만났을 때의 기분이란
전 주에 엉엉 울면서 읽은 <H마트에서 울다>의 미셸 자우너를 만났을 때의 기분이란

 

2. 옷값을 5분의 1로 줄이다.

의식해서 소비를 줄였다. 있는 것만 잘 입기에도 벅차다는 걸 느꼈다. 
의식해서 소비를 줄였다. 있는 것만 잘 입기에도 벅차다는 걸 느꼈다. 

 

3. <여둘톡>을 만나 울고, 웃고, 배우고 느끼고 에너지를 얻다. 

<김하나의 측면돌파>가 끝나고 울적했는데, 더 큰 기쁨이!
<김하나의 측면돌파>가 끝나고 울적했는데, 더 큰 기쁨이!

 

4. 서울동물영화제에 참여하고, 카라 정기후원을 시작하다.

동물에 대한 관심을 조금은 더 늘린 해였다. 일상에서도 노력해보기가 올해의 목표
동물에 대한 관심을 조금은 더 늘린 해였다. 일상에서도 노력해보기가 올해의 목표

 

5. 멋진 무지개를 보다.

이런 완벽한 무지개는 처음이었다. 다시 보니 <플로리다 프로젝트> 포스터가 생각난다.
이런 완벽한 무지개는 처음이었다. 다시 보니 <플로리다 프로젝트> 포스터가 생각난다.

 

6. 외할아버지를 보내드리다. 

엄마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참 곧은 분이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정말 사랑했다.
엄마와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참 곧은 분이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정말 사랑했다.

 

7. 이영훈의 콘서트를 가다. 많은 위로를 받았다.

고요한 분위기. 소중한 음악. 혼자 온 관객이 무려 80% (ㅋㅋ)
고요한 분위기. 소중한 음악. 혼자 온 관객이 무려 80% (ㅋㅋ)

 

8. 도시에서 핸드폰을 보지 않고 여유부리는 법을 배우다.

여름 햇볕 받으며 벤치에서 바람소리 들으며 그냥 앉아있기. 최고의 기분! 
여름 햇볕 받으며 벤치에서 바람소리 들으며 그냥 앉아있기. 최고의 기분! 

 

9. 건축을 만나다. 작은 꿈이 생기다.

요즘 사진첩 지분 많이 차지하는 돌과 타일들.. 건축은 분명 재밌다.
요즘 사진첩 지분 많이 차지하는 돌과 타일들.. 건축은 분명 재밌다.

 

10. 뜨개방을 지속하다

작년 1월의 사진. 같은 책 있다고 좋아하는 비전공자 둘 ;_; 야금야금 해냈다 야호!
작년 1월의 사진. 같은 책 있다고 좋아하는 비전공자 둘 ;_; 야금야금 해냈다 야호!

 

이렇게 모아 정리해보니, 2022년은 사소한 것이 모여 일상을 잘 지탱해준 해가 아니었나 싶다. 큰 일이야 없었겠냐만은 결국 기억나는건 작은 조각들. 그게 일년을 살게 해준 동력이었다. 

2022년의 아쉬운 점은 게으르다는 핑계로 기록을 뜨문뜨문 했던 것. 올해는 덜 게으르겠다는 다짐을 쉬이 해본다. 무엇이든 한 발자국 더 가봐야지. 끝낼까 싶을 때쯤 한 번 더 시도해봐야지. 디테일을 무기로 귀찮음을 이겨보겠다 가다듬으며 2022년을 보낸다.

2023년은 S와 또 어떤 걸 떠보면 좋을라나~ 

 

미리보는 2023 뜨개팁 - 한 땀 한 땀 뜬다고 떴는데 망했다? 괜찮습니다 귀여우니까요

망한 꿀벌? 귀여워요
망한 꿀벌? 귀여워요
망한 개구리? 너무귀여워요
망한 개구리? 너무귀여워요


 


S.

12월을 시작되자 조금 허탈했다. 올해 대체 뭘 했나, 아무리 생각해도 손에 잡히는 무언가가 번뜩이지 않았다. 친구들과 모여 연말결산을 하면서도 웃음보다는 한숨을 더 많이 쉬었던 것 같다.

그래도, 남은 게 없다는 감각으로 1년을 마무리하고 싶지 않았나 보다. 앨범을 열어 2022년 처음 찍었던 사진부터 하나씩 훑어보는데 의외의 사실을 발견했다.

올해는 아주 부지런히 돌아다녔다는 것.

전주, 파주, 무주, 세종, 강화도. 서울과 방배동 구석구석 그리고 새로 이사하게 된 용인까지. 친구들과 혹은 엄마와 발이 닿는 대로 부지런히 걸으며 생각을 나누고 시선을 공유했다. 내가 보았던 세상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는 세상으로 시야를 넓혔다.

어떻게 보면 올해는 함께하는 삶을 배운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불안한 나를 보듬어주는 안온한 울타리 속에서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시간. 그래서 속상할 때, 웃음이 필요할 때, 혹은 다정한 쓴소리를 들어야 할 때 누굴 찾아가야 하는지 이제는 안다.

무언가 이루지 못했다는 생각(a.k.a 취업)을 한 겹 벗겨내고 나니 거둔 것이 훨씬 많은 한 해였다.

방향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
방향을 잃었다는 생각이 들 때
호로록 떠나기도 하고
호로록 떠나기도 하고
머리를 맞대고 앉아 재미있는 구상을 하거나
머리를 맞대고 앉아 재미있는 구상을 하거나
멍하니 누워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멍하니 누워 각자의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저녁 무렵, 아지트에 모여 동동주 한 잔 하면서
저녁 무렵, 아지트에 모여 동동주 한 잔 하면서
마음도 배도 든든하게 지냈다
마음도 배도 든든하게 지냈다
특히, 엄마랑 동네 산책을 많이 다녔는데
특히, 엄마랑 동네 산책을 많이 다녔는데
친구들과 하던 걸 엄마와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좋은 딸이 된 것 같은 착각은 덤)
친구들과 하던 걸 엄마와 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좋은 딸이 된 것 같은 착각은 덤)
따아-땃
따아-땃

 

그리고 뜨개방

구말이도 함께 하는 구글밋터스텔라~
구말이도 함께 하는 구글밋터스텔라~

2022년의 가장 큰 보람은 뜨개방을 이어온 것이다.

극강의 P 둘이 만나 마감시간 따위 멀티버스에 던져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개방의 모든 프로젝트는 꾸준하고 느슨하게 이어지고 있다. 아니 이런 것이 가능하다니! 늘 나는 마감 직전에 에너지를 왕창 몰아 쓰고 탈진하는 데 익숙했는데, 조금씩이라도 부단히 하는 것의 힘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아주아주 오래 뜨개방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의 벨트가 생겼다.

J와의 대화는 나누는 이야기의 재미를 아는 시간이기도 했다. 아주 비슷한 것 같지만 또 완전히 달라 한바탕 수다를 떨고 나면 혼자 곱씹게 되는 말들이 많았다. 좋은 말들이 휘발되지 않도록 노트 구석에 끄적이거나 길을 걷다 문득 떠올려보곤 했다. 필요한 순간 기가 막히게 마음이 맞는 친구와 즐겁게 다음을 이야기할 수 있어 행복하다.

2023년 뜨개방의 가능성을 마구 상상해본다. 또 어떤 기발한 프로젝트와 재미난 발상들로 한 해를 가득 채울지 기대해주십쇼~!

 


*

뜨개방은 코딩의 ㅋ도 모르지만 배움이 궁금한 J S 모여 시작한 스터디입니다. 맨땅에 곡괭이도 없이 손으로 흙을 고르는 정도지만, 하나씩 배우다 보니 코딩도 엄청난 수작업이라는  알게 되었어요. 코드를 짜는 일이     바늘 코에 실을 꿰는 뜨개질과 비슷하다고 느껴 뜨개방이라 이름 짓게 되었습니다.

뜨개방은   동안 작업물을 만들거나 각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만나,  주에  성과만큼 공유해요. 능력자들이 보기엔 작디작은 코드  줄이지만 저희는  만족하면서 서로 으샤 으샤 하고 있습니다. 코딩 결과물을 나눈 이후에는 이런저런 스몰토크를 시작합니다.  주에 읽은 , 영화부터 요즘 가장 깊이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해서도 나눕니다.

뜨개방 현상소에서는 스몰 토크에서 나온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합니다.

- 2022년 세밑에서, 한 땀🧵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뜨개방의 이모저모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뜨개방의 이모저모

실 말고도 뜰 수 있는 것들이 세상에 많더라구요. S와 J가 매주 글을 뜹니다.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070-8027-2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