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침대에 몸을 누이면 오랜시간 고민을 하다 잠에 들었습니다.
결국엔 저의 어릴때 이야기를 시작점으로 결정했어요.
여러분은 어렸을 때의 가장 좋았던 기억의 자국이 남아있으신지요.
저는 워낙 자세한 것을 기억해내지 못하는 사람이지만, 단 한가지.
잊지 못할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어릴 때 워낙 활발했던 저는 틈만나면 저 혼자있을 구석을 만들 곤 했었죠.
맏이라고 부모님이 사주신 책장이 붙어있는
어린아이의 몸 세 배정도 되는 크기의
큰 책상은 제 놀이터로 삼기 딱이었어요.
가볍지만 넓은 이불을 챙겨오고,
동화책을 이불 위에 몇 권을 올려 고정하고,
그렇게도 안될때면 노란색 박스 테이프를 주욱 당겨서 붙여서 텐트를 만들었죠.
의자가 들어가는 책상 빈 틈에
빛도 잘 들어오지 않는 저만의 아지트를 만들었어요.
물론 몇 번을 책을 넘어트리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요.
뭐가 그리 좋았는지 혼자 히죽대며 기쁨에 심취해 그림책 한 권을 들고 들어가
몇시간이고 누워서 내 세상을 휘젓고 다녔어요.
그 공간에선 어떤 상상이든 가능했거든요.
은하수가 쏟아지는 하늘을 상상하기도 하고,
좋아하는 음식을 상 한가득 펼쳐두고 먹는 상상을 하기도하구요.
어떤 날엔 잠이 들때도, 또 나이를 먹어가니 재미가 없어지기도 했지만,
집에서 혼자 놀아야될 때면 항상 아지트만드는 일을 반복하곤 했어요.
그 몽상마저도 반복했죠.
이 기억이 아직도 선명히 저의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그렇게 몇 십년이 지난 현재의 저는 변함이 없어요.
힘이 들때면 혼자만의 공간을 찾아 떠납니다.
몽상의 시간에 잠기고, 또 책을 읽기도 하구요. 알지도 못하는 길을 산책 합니다.
달라진건 단 한 가지인 것 같네요.
웃음을 잃었습니다. 아 물론 울음도 잃었죠.
넘어지고 다치다보니 많은 것들에 바지를 훌 훌 털어내며
일어나는 힘을 길렀습니다.
그럼에도 저 때의 자신을 잊지않으려 노력합니다.
순수했던 동심의 세계의 제가 너무 예쁘니까요.
그때의 모습을 잃어버리면 생기없는 어른이 되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에 떨며살아요.
그 웃음을 다시 떠올리며 오늘도 남들이 이 두려움을 알 수 없도록
해맑은 거짓의 미소를 짓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미소를 지으시나요.
어린시절 동심의 미소를 잊지말기를 바랍니다.
어른이 됨. 그 무색함의 공포는 한도 끝도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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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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