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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만두입니다! 다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오늘은 제가 생각하기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 안에서 앞으로 더욱 유망해질 영역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주제는 “드랍쉬핑"이에요.
혹시 생소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왜 유망한지, 해외의 선례는 어떤지, 국내에선 누가 후보인지 찬찬히 살펴 보시죠.
오늘도 소소한 유익함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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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랍쉬핑, 재고 없이도 물건을 팔 수 있는 서비스
이커머스 셀러(소매상)가 직접 재고를 보유하지 않고, 주문을 받고 판매하는 서비스를 말해요. 말모말모. 그림으로 보여 드릴게요
이전에는 셀러가 대량재고를 선 주문해서 들고 있다가, 고객 주문을 받으면 배송하는 구조 였다면요. 반면에, 드랍쉬핑은 고객에게 상품을 주문 받은 셀러가 그제서야, 도매상에게 주문하고, 도매상이 고객으로 직접 배송하는 구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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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랍쉬핑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 거야? (Feat. 쇼피파이 오벨로)
개론은 그렇다 치고, 어떻게 운영되는 것인지 쇼피파이를 통해 말씀 드릴게요. 고만두의 원픽 중 하나인 쇼피파이는 드랍쉬핑의 가능성을 5년 전에 알아봤어요. ‘17년 5월에 오벨로라는 리투아니아의 스타트업을 인수했어요. 당시 벨류에이션은 $15mil이었고, 매출은 대략 3~4mil이 되었다고 해요.
자, 이제 쇼피파이에서 오벨로라는 드랍쉬핑 서비스를 쓰면요, 이런 게 가능해집니다 :
1) 오벨로를 통해서 다양한 글로벌 공급 업체를 검색할 수 있어요 (예. 알리 익스프레스)
2) 해당 공급처에서 맘에 드는 물건을 클릭하면, 자동으로 쇼피파이 셀러 개인몰에 판매 상품으로 등록 되어요. 별도의 상품 등록이 필요 없어요.
3) 오벨로는 해당 공급처의 재고 수량을 실시간으로 셀러 몰에 연동을 시켜요. 수량이 없으면 고객이 구매를 할 수 없게 sold out이라고 표시 해줘요.
도매상에게 상품을 사입해 와서, 소매상이 직접 상품 하나하나 등록할 필요도 없어요. 오벨로는 쇼피파이의 SME 셀러들이 자주 쓰는 top 10 안에 드는 앱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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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해했어. 근데, 드랍쉬핑은 왜 뜨는 것일까?
드랍쉬핑을 활용하게 되면, 판매자는 재고를 사들일 초기 자본금이 없어도 괜찮고, 머리 아픈 수요 예측을 하지 않아도 되어요. 처음 판매를 시작하는 셀러일수록 재고관리와 수요 예측은 굉장히 높은 난이도의 오퍼레이션일 겁니다. 그리고, 배송도 생산자에서 바로 고객으로 이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본인이 배송을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되고요. 자, 이 때에 셀러는 오로지 마케팅에만 집중하면 됩니다. 자기가 잘 셀링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품만 골라서 사이트에 올려 놓고, 홍보하는 데에만요.
정리해서 보면요. 자본력도 크게 없고, 리테일의 경험과 노하우가 없는, 개인 셀러들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예. 인스타 인플루언서), 드랍쉬핑은 더 보편적인 서비스가 될 거라고 봐요. 이렇듯, 중소형 개인 셀러 대상, 쇼핑몰 솔루션이 다양했던 북미 (예. 쇼피파이, 빅커머스, 윅스 등)에서는 드랍쉬핑이 하나의 주류 서비스로 자리 잡았어요.
물론 대신에, 단점도 있어요. 셀러 본인이 가져가는 마진은 다소 박해질 겁니다. 셀러가 기존에는 재고를 떠안는 대신에, 개당 단가를 낮춰서 사입해 올 수 있었어요. 그치만 이제는 배송도, 재고 부담도 모두 공급자에게 있기에 이전처럼 싸게 줄 이유가 없겠죠. 게다가, 본인이 재고를 직접 쥐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에게 주문을 받았는데도 물건이 품절이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해요.
자, 드랍쉬핑은 생산자/도매상 입장에서도 할만한 서비스야? 싶으실 수 있을 텐데요. 드랍쉬핑이 등장하면, 드랍쉬핑으로 유입되는, (이전에는 없었던) 개인 셀러들이 많아져서 총 판매량은 늘어나는 구조가 되었어요. 그래서, 생산자/도매상들도 쇼피파이의 오벨로에 점점 더 많이 유입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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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의 드랍쉬핑 기회는 어떨까? (Feat. 신상마켓)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셀러 수가 ~45만명이 되는데요. ‘20년에 국세청에 등록된 통신 판매업자 수가 ~30만입니다. 저는 이전부터 이커머스 판매를 해왔던 전문 소매업자들 외에, 최근 2~3년 사이에 소자본 / 경험 많지 않은 개인 셀러들이 굉장히 많이 유입된 것이라고 생각되어요. 우리 당장 유튜브만 틀어도, “신사임당의 스마트스토어 셀러로 월 매출 얼마 달성하는 법”스러운 클립 정말 많이 볼 수 있잖아요.
그 말은, 한국 이커머스도 드랍쉬핑 서비스에 아주 적합한 시장이라고 봐요. 자 이제 시장은 준비 됐으니 어떤 사업자가 있는 지를 볼게요. 근데 결론부터 말하면, 쇼피파이의 오벨로 같은 건 한국에 아직 없어요.
가장 비슷한 건 신상마켓이에요. 먼저 신상마켓은 소매상들이 동대문의 도매상에서 어떤 상품이 새로 나오는 지 확인할 수 있는 플랫폼이에요. 그리고, 해당 플랫폼에서 주문을 할 수 있어요. 그 이후에, 소매상들이 본인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나 자사몰에 상품 등록하는 건 여전히 일일이 해야 해요. 그리고 여전히 재고부담은 소매상이 지고요.
성과 지표로 한번 봐 보면, 작년 기준으로 거래액은 4,300억 정도 되고, 도매가입자 수가 +1만명, 소매가입자 수는 13만명에 달해요. 동대문 패션 B2B 이커머스로는 제일 커요. 그 뒤를 링크샵스가 쫓고 있어요. 지금 신상마켓은 도매상의 신상품 광고로 돈을 벌고 있어요. 소매상이 도매상에게 구입하는 금액에 연동되어 수수료는 일절 받지 않아요. 대신에, 도매상으로부터 소매상까지의 배송을 대행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신상배송이라고 불려요.
최근 발표된 계획을 보면, 신상마켓은 드랍쉬핑은 아니지만, 풀필먼트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소매상이 도매상에게 주문한 상품들을 신상마켓 물류 창고로 받아서 쌓아놓고, 해당 창고에서 포장 패키징을 신상마켓이 직접 해서 최종 고객으로 배송하는 형태로요. 그래서 물류센터를 확장 이전하고, 풀필먼트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한다고 해요.
물론 소매상 대상 풀필먼트도 굉장히 소구력이 높은 서비스일 거예요. 동시에, 국내에서 어떤 도매상들과 도매상품이 있는지 보여주고, 맘에 드는 상품은 셀러 오픈마켓/자사몰에 연동이 바로 되고, 배송도 거기서 해주고, 이런 플랫폼 또한 기대해 봅니다.
혹, 비슷한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알고 계시다면 알려주세요. 개인 돈이라도 투자해서 응원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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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두 하이라이트 (이전 화에서 다뤘던 기업 소식을 같이 팔로업 해보아요)
- 월마트가 1Q 실적 발표를 했어요. 기대치를 상회했어요. US 이커머스 매출은 YoY로 37% 증가, 전체 매출은 작년 대비 3% 늘었다고 해요. 자세한 소식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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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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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도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찾아 뵐게요. 좋은 주말 되세요!
5월 28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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