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만두의 이커머스 11화. 카카오 선물하기

선물하기가 시장이 되었다고?

2021.05.21 | 조회 1.4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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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두의 이커머스

매주 국내외 이커머스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고만두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예요. 카카오톡으로 생일 선물 하나씩 받거나 줘본 경험 한번 쯤은 모두 있으시죠? 특히, 선물하기로 시작한 카카오의 이커머스는 어떻게 될지, 이 또한 한번 찬찬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소소한 즐거움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참, 저는 카카오 커머스와 네이버 커머스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점 먼저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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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선물하기가 시장이 되었다고?

요즘 뉴스를 보면, 선물하기 시장 규모 몇 조라는 글이 굉장히 많은데요. 선물하기는 하나의 기능이자 서비스로 시작 되었는데, 이게 단독 시장으로 인식되어 진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라이브 커머스도 비슷한 모습인 것 같아요.

출처 조선비즈
출처 조선비즈

카카오톡이 일궈낸 선물하기 시장은 작년 3조원 거래액을 찍었어요. ‘19년에 2.5조이고 ‘20년에 3조로, 1년 간 20% 성장했는데요. 한국 전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과 비슷한 추이인지라 엄청난 속도의 성장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하나의 시장의 규모로 까지 키운 것은 참 대단해요.

그런데, 선물하기에서는 통상적인 커머스 역량은 덜 중요해 보여요. 왜냐하면, 남에게 선물하는 것이기 때문에, 엄청난 가격 비교를 통해 초저가를 굳이 찾지 않아요. 게다가 익일 배송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잊고 있을 때 오는 게 선물의 행복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선물 받고 나서 반품 및 교환 하는 경우도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게다가 실물 상품과 비등하게 교환권/상품권들도 많기 때문에, 애초에 배송을 요구하지도 않고요.

카카오는 이 기세를 몰아, 지난 3월 기업용 선물하기를 출시했어요. 한번 주문할 때 최대 5천 개의 상품을 쏠 수 있다고 해요. 내 예산과 보낼 사람 규모를 입력하면, 인당 금액 대에 맞는 상품을 추천해줘요. B2B로 엮는 걸 보면, 앞으로 개인 간의 선물하기로는 배의 성장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판단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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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신저도 없는 네이버는 선물하기를 왜 하려는 걸까?

  
  

네이버도 선물하기를 시작하겠다고 해요. 후발주자인 네이버는 카카오보다 훨씬 많은 입점 업체를 가지고 있고, 이를 활용해서 따라잡겠다고 해요. 네이버에 스마트 스토어 셀러가 45만개가 있고, 신세계 협업으로 돈독한 명품 브랜드 스토어들도 있으니 구색으로는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거죠. 카카오톡에서는 교환권 중심이었다면, 네이버는 실물 상품 위주로 전개하는 것 같아요. 이 때, 네이버의 취약점은, 메신저 기능이 없다는 것이었는데요. 스마트폰 연락처 리스트를 네이버 어카운트에 연결 시켜서 해결했어요. 연락처 등록된 사람들의 생일이 다 뜨더라고요.

뭐. 국민 플랫폼 네이버가 이런 서비스를 한 두 번 런칭 했겠습니까. 안 쓸 이유는 없게, 크게 부족한 점 없이 런칭하지 않았을까요? 저는 네이버를 믿습니다. 그런데 그 보다 왜 이렇게, 열심히 하려고 하는 지가 궁금했어요. 메신저도 없고, 쿠팡이랑도 경쟁하기 바쁠 텐데 말이죠. 제 나름대로 3가지 추측을 해보자면 :

첫째, 세상에 시장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막상 카카오가 작년에 3조 거래액을 했다고 하고, 연 평균 40%의 성장을 했다고 하니 안 들어갈 이유가 없는 거라고 봐요. 게다가 선물하기는 기존의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 시키지도 않고,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엄청난 노고와 역량이 필요하지 않아 보여요.

둘째, 페이 결제액을 놓칠 수 없다. 커머스 옆 동네 페이 시장에서도 결제액으로 한창 경쟁 중에 있는데요. 카카오 선물하기 3조 시장은 고스란히 카카오 페이의 결제액이 될 수 있어요. 거래액에 ~2% 수준의 결제 수수료를 부과한다면, 600억 매출이죠. 선물하기 성장과 함께 페이 결제액은 그냥 따라오는 거예요. 네이버도 네이버 파이낸셜의 거래액을 놓치고 싶지 않아 보입니다.

셋째, 돈 잘 버는 커머스라고 생각한다. 이게 제일 중요하다고 봐요. 네이버가 기존에 주력으로 밀고 있는 스마트 스토어는 사실상 광고 비즈니스입니다. 스마트 스토어는 판매 수수료를 일절 받지 않아요. 쿠팡, 카카오는 판매액에 12%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데요. 네이버는 6~7% 정도 받는 것으로 보여요. 사실상 커머스 거래액에서 연동되는 매출 볼륨은 저조한 편이에요.

그런데 말이죠, 선물하기의 수수료는 +10% 수준으로, 카카오와 비슷하게 받는 셈이에요. 남들 받는 만큼 네이버도 벌겠다는 건데요. 그 동안, 네이버는 중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매를 도와주는, 즉 상생이라는 이름으로 커머스를 개척해왔어요. 모두의 눈총과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기존의 커머스의 저렴한 수수료 체계를 건드리는 것은 쉽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대신에, 이미 카카오가 형성해 놓은 시장에서는 발 뻗고 수수료를 부과하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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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커머스의 답은 위챗에 있다 (위챗 따라갈래)

카카오 커머스를 보면 ‘관계형 커머스'라는 차별성으로 움직이고 있어요. 관계형 커머스의 대표 주자는 중국의 위챗이에요. (사실 성공한 모델이 위챗 밖에 없어요) 저는 여기에 답이 있다고 봐요. 위챗 기다려!

첨부 이미지

위챗 커머스는 이렇게 작동해요 : 물건을 사기 위해서는, 애초에 나와 셀러가 친추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혹은 제가 제 친구를 이 셀러에게 소개 시켜줘서 등록하는 경우도 많고요. 친추 등록을 하면, 유저는 위챗 모멘트 (=카카오 스토리)를 통해 셀러가 올리는 트렌디한 상품들을 실시간으로 받아 볼 수 있어요. 구매 하고 싶으면, 단톡/갠톡방에 들어가서 유저랑 셀러랑 직접 거래해요. 특유의 흥정, 찐 후기, 이번 시즌 트렌드에 대한 의견들이 이 톡방에서 쏟아져요.

제가 염탐한 위챗 단톡방에서는 프리오더, 공구 형태의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톡이 아니라 하나의 커뮤니티로 기능하고 있었어요. 굳이 구매할 게 없어도 내 친구는 뭘 구매하나 살펴 보고요. 한국에서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난 게 파룸입니다. 네이버 파우더룸 카페 가보시면 댓글 TOP 글들이, ‘파스텔 자켓 공구' ‘OOst 원피스’ 등 공구 글들인데요. 그 글들을 보고 있으면 무슨 색, 무슨 아이템이 이번엔 유행이구나 싶었거든요. (근데 생각해 보니까 관계형 커머스가 약간 다단계 같기도 하고요)

아무튼, 셀러 입장에서도 너무 좋은 모델이죠. 일방향이 아니에요. 별도로 다른 채널에 마케팅 태우지 않더라도, 나를 친추해 둔 고객과의 1:1 interaction도 더 많이 가져갈 수 있고, 그 interaction을 바탕으로 ‘우리 언니가 파는 건 믿을 수 있지’ 식의 라포트와 충성도를 얻을 수 있고요. 인스타느낌 아시쥬?

그러고 보니, 카카오 커머스도 비슷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카카오톡 채널 자체가 하나의 스토어가 되고 (별도의 사이트 연결 필요 없이), 톡이라는 메시지 페이지 안에서 구매, 결제, CS가 모두 한번에 이루어지는 형태가 될 거라고 합니다.

지그재그도 인수도 여기에 엮어서 생각해보면 너무 그럴싸하죠. 지그재그에서 판매하는 의류는 아주 트렌디한 아이템들이죠.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어떤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장님인지, 그 사장님이 어떻게 파는지도 무척 중요하죠. (그래서 사장님들 인스타 엄청 하십니다) 그만큼 관계형 커머스를 입히기 딱 좋은 카테고리 아닐까요? 이런 기능을 듬뿍 넣은 서비스를 하반기에 런칭한다고 하는데요. 두고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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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만두 하이라이트!

*지난 고만두 7화 롯데 온편에서, 중고나라 인수보다는 29cm와 스타일쉐어를 인수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적었었는데요. 29cm와 스타일 쉐어는 무신사가 3천억원에 인수했네요. 무신사는 더욱 강해져 가네요.

*지난 4화에서 다뤘던 Shopify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어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래요. 소액 주주로서 뿌듯뿌듯 - 자세한 실적은 여기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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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남기고 싶으신 피드백이나, 다음 화로 궁금한 주제는 밑에 링크에서 작성을 부탁 드려요. 큰 힘이 되어요.

행복한 주말 되세요! 저는 다음 주 금요일에 다시 올게요. 

고만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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