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r of rejection vs. sense of responsibility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들에 관하여

2023.08.20 | 조회 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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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리팝 변호사

오늘도 태산같은 업무 중 티끌만큼을 마친 변호사들에게 보내는 편지

거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의 특징_책임감의 부재

다루고 있는 사건 속에서, 아니면 나의 실제 삶에서, 거부당함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을 가진 이들을 몇 차례 만나 보았다.  

이들은 평소에는 거부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지 않고 감춘 채 사람과 조직 등과 관계를 쌓아가지만, 책임에 관해서는 외면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이중적 태도는 결국엔 갈등과 불화로 불거지고, 끝내는 거부당하지 않기 위한 거짓말과 상식 밖의 언어 사용, 극단적인 행동의 표출, 관계의 왜곡과 단절 등 파국으로 끝이 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끝 지점에서 책임져야 할 대상과 일에 관하여 더 이상 책임지지 않겠다는 본심을 드러낸다.

이들은 다른 커뮤니티, 다른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또 다른 만남을 시작하지만, 거부에 대한 두려움을 숨긴 채 책임지지 않을 일을 앞에 놓고 새로운 출발을 꿈꾼 탓에 결국 다시 거부당하고 책임을 회피한 채 관계로부터, 사람으로부터 멀어져간다.   

책임을 지려 한다면 거부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왜 fear of rejection을 가진 이들에게는 sense of responsibility가 부재하는지, 이 쪽 분야를 공부한 바 없는 나는 알 길이 없다. 다만, 책임감 있는 사람은 거부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는 점, 그리고 그 반대로, 책임감 없는 사람이 거부에 대한 두려움으로 살아간다는 점을, 직간접 경험으로 대면할 뿐이다.

거부당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세상을 향해 당당히 열심히 살아가다가 어쩔 수 없이 마주치는 난관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책임을 져가며 맞서가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는 훨씬 많다(고 믿고 싶다). 이들은 어차피 책임을 질 마음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이 세계가 자신을 거부한다고 하여 그다지 두려울 것이 없다. 세상이나 사람으로부터 거부당하건 말건 신경쓰지 않고 책임질 일과 과제를 뚜벅뚜벅 통과해 걸어가는 것이 더 중요한 가치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당연한 결과로서, 삶을 살다보면 뭐 그리 엄청나게 거부당할 일이란 게 많지 않을 것임을 이미 알기 때문이다, 자신과 세계에 대한 신뢰에 근거해서 말이다. 

성경의 달란트 비유에서 나오는, 많은 달란트를 받은 이가 느꼈을 책임감의 무게를 생각해 보았다. 그는 거부당함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실패나 후일이 걱정되긴 했겠지만 뚜벅뚜벅 걸어가 보기로 정했다. 거부당함이 두려웠다면 또 다른 이처럼 달란트를 땅에 묻었을 것이다.

책임감 부재의 악순환

fear of rejection의 이유, 그리고 거부당함을 두려워하는 이들이 책임감이 없는 이유에 관해서 조심스럽게 추측해보자면, 그들은 책임없는 자에 의해 자기 자신이 거부당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거부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거부당함에 대한 공포를 쉽게 품지 않는다. 

결국, 책임감의 부재, 특히 마땅히 책임져야 할 바를 회피한 이들의 원죄가 fear of rejection를 대물림시키거나 전전유통시키는 악순환을 낳고 있는 듯하다. 책임감이라는 퍼즐조각을 잃어버렸으니 완성작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들

이야기가 심각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늘 그렇듯) 희망에 관한 것이다. 

내 몸, 내 자신 하나 거부당할 것이 두려워 책임이라는 굴레를 벗어던지고자 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자신만을 보전코자 하는 이에게 책임이 주어지지도 않는다. 반대로, 책임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자면, 다섯 달란트를 받았던 이처럼, 해야 할 일들이 주변에 무척 많다. 많은 정도가 아니라, 한번 뿐인 삶 동안 꽤나 바쁘게 지내며 살 수 있다. 

더 중요한 사실 -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이 책임이라는 이름이 있어 가능한 일들이다. 그래서, 책임은 짐이나 멍에가 아니고, 동인(動因)이고 기쁨이라는 사실.

책임을 내려놓으면 기쁨도 사라진다. 우리 회사 인턴 '슈리'
책임을 내려놓으면 기쁨도 사라진다. 우리 회사 인턴 '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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