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잔이죠.
시작을 이야기하는데,
뜬금없이 웬 타잔 빤스 이야기냐고요?
우리가 익숙하게 듣는 음악의 시작,
그 기원은 언제일까요.
소리는 공기의 진동이니까
지구에 공기가 생겨났을 때일까요?
최초의 악기가 만들어졌을 때일까요?
악보로 기록되기 시작했을 때일까요?
저는 그 시작이 타잔,
그러니까 선사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소리를 ‘도구’로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타잔이 외치는 그 외마디 비명이
사자 떼가 온다는 신호인지,
친구를 부르는 소리인지,
외로움의 울부짖음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평범한 언어보다
호흡과 발성을 실은 그 소리가
더 멀리, 더 크게, 더 효과적으로 전달됐을 거라는 점입니다.
지금 우리가 칫솔만큼이나 필요로 하는 음악도
어쩌면 그 시작은
목이 터져라 생목으로 내지르던,
보잘것없는 외침이었을 겁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죠.
요즘 인스타그램만 봐도
“그냥 시작해!”라고 말하는 선구자들이 넘쳐납니다.
그런데 저는,
이 ‘시작’이 반이 아니라
80%는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작은 원래 보잘것없습니다.
서툴고, 어설프고, 모나기 마련이죠.
만약 시작부터 잘했다면
‘노력’이라는 단어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말하는 게 좋아서
무작정 지역 방송국을 찾아가
“저… 방송 전공했고, 말하는 걸 좋아해서 방송이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던 그 순간이
제 첫 명함을 만들어줬습니다.
“트랜스젠더는 다 창녀고 술집 여자잖아”라는 말에
반박하고 싶어서 올린
작고 사소한 저의 이야기가
저를 크리에이터의 삶으로 이끌었습니다.
목소리를 자유롭게 바꾸는 게 재미있어서
친구들에게 성대모사 녹음을 보냈더니
광고 성우 제안을 받게 됐고,
지금의 제 경제력으로는 타보지도 못할
벤츠 광고에 제 목소리를 실어 보내게 된 것도,
성대모사 대회에서 1등을 해
1,000만 원의 상금을 받게 된 것도
결국은
“심심한데 이거나 해볼까?
밑져야 본전이지 뭐”라는
아주 사소한,
보잘것없는 ‘시작’ 덕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또 하나의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습니다.
‘머스마’로서는
나름 자리를 잡고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스나’로 살아온 지난 1년은
신생아보다 더 많이 넘어졌던 시간 이였습니다.
사랑도, 일도, 인간관계도,
심지어 거울 속의 제 모습까지도
마치 방금 태어난 사람처럼
낯설고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평생 ‘머스마’로 살다가
‘가스나’로 살아가기 시작한 이 이야기를
저 혼자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겠습니까.
지금 제 일상은
그 어떤 고자극 영상보다도
훨씬 더 강렬한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대서사의 시작을,
이 이야기를,
비밀일기로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휩쓸리지 않는 시각.
요즘은 참, 선동이 쉽습니다.
아, 정치 이야기 아닙니다!
“얘 또 퀴어니 인권이니 어려운 얘기 하는 거 아니야?” 하셨다면
안심하세요. 제 뉴스레터엔 그런 이야기는 없을 겁니다.
댓글 하나로
몇만 명의 동의를 얻는 세상입니다.
“얼굴도 못생긴 것들이 잘난 척하기는~!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지~!”
요즘 젊은 분들은 모르시려나요.
옥동자로 대한민국을 호령했던
개그맨 정종철 씨의 대사입니다.
2016년,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작은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정종철 씨가 지방 강의를 갔다가
팬의 요청으로 사진을 찍어줬습니다.
피곤한 기색도 없이
흔쾌히 응한 촬영이었죠.
그런데 그 팬이
#못생김 이라는 태그를 달아 업로드합니다.
초반 여론은 상식적이었습니다.
“무례하다”
“팬이라면서 저건 아니다”
정종철 씨 역시
“어찌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라며
서운함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댓글 하나가
분위기를 뒤집습니다.

요약하자면,
“못생긴 캐릭터로 떼돈 벌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못생겼다는 말은 싫은 거냐?”
이 한 문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동조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지금도
그의 게시글에는 이런 댓글이 달립니다.
“이게 누구야?
못생긴 걸로 돈 벌던 사람이
이제 와서 싫다는 개그맨이네?”
때문인지,
그 사건 이후로 방송 출연도 눈에 띄게 줄어든 느낌입니다.
이렇게, 사람의 인식은 너무 쉽게 뒤집힙니다.
그래서 더더욱 뒤집히지 않으려는 ‘빠떼루’가 필요합니다.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서울대 국악과 출신 배우 황석정 씨가
‘반전 뒷태녀’로 강한 인상을 남긴 작품이죠.
그 캐릭터는 설정상
‘못생긴 인물’이었습니다.
완벽한 뒷태,
여기서 '반전'은 앞모습을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배우에게
#못생김 이라는 태그를 달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그건 ‘연기’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건 그녀의 연기일뿐,
황석정 이라는 배우의 매력은
무궁무진 하니까요.
정종철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옥동자’를 연기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였던 것이죠.
그는 단순히 외모로 웃긴 사람이 아닙니다.
게임 효과음으로 공채 시험을 통과했고,
희극에 맞는 연기력까지 갖춘
실력 있는 코미디언입니다.
웃음을 주는 사람을
가볍게 보는 시선은
어느 나라에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한 편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하나입니다.
우리는 개그맨을 우수운 사람으로 보는걸까요?
희극배우,코미디언으로 볼 순 없을까요?
음악, 연기, 영화를 모두 전공한 저는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선배들이
배우가 되기도 하고, 코미디언이 되기도 하는 걸 보며
결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습니다.
물론 지금 정종철 님은
‘옥주부’ 브랜드로도 잘 나가고 계십니다.
옥주부 김치는
몇 달을 기다려 사전예약에 성공해야
겨우 맛볼 수 있을 정도로 품귀라고 하죠.
하지만,
희극 캐릭터를
배우 개인과 분리하지 못하는 시선은
어쩌면 이런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옛날 드라마 속 악역 배우를 보며
“저 몹쓸 년! 죽일 년!”
이라고 욕하던,
식당에서 내쫒던,
그 시절의 무지한 시선 말입니다.
선동되지 않는 시선.
그건 본질을 보기 위한 힘입니다.
앞으로 주 1회,
여러분과 이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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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잼
잘 봤어요 감사합니다
하율s 깔깔지식집
잘 봐주셔서 제가 더더더 감사합니다...저의 첫 구독자가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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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휴지
첫 내용부터 너무 좋네요 감사합니다
하율s 깔깔지식집
첫 레터부터 구독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서툰 글솜씨로 수백번 읽어보며 걱정했는데 댓글덕에 힘이납니다...제 첫 구독자가 되어주셔서 진심으로 영광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글 보내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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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
좋은내용이에요! 감사합니다~
하율s 깔깔지식집
긴글 읽어주시고 예쁜 댓글 남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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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형
어떠한 것이든 눈에 보이는 너머를 보려는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너머를 볼 수 있는 것, 멋져요. 그런데 그것보다 멋지다 생각이 드는 것들은, 냄새도 맡아보고 만져도 보고 이야기도 들어보며 감히 결론짓지 않으려고 하는 자세인 것 같아요. 닮고 싶어 구독합니다. 멋진 사람이네요. 하율님.
하율s 깔깔지식집
아이고...너무 감사한 댓글이네요...저자신도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면 결코 바뀌지않았다 라는 생각이 없고, 시대가 변하고 내가 변함에 따라 가치관도 늘 바뀌어왔었습니다. 그래서 더 소신있게 살고싶지만 결론은 쉽게 내리지 못하는것같아요. 지금 제가 하는 생각도 언제든 바뀔수있고, 저한테 정답이 여러분께는 아닐수도 있기때문에...다만 말씀해주신대로 제가 직접 찍어먹어보지 않은것은 무엇이다 확언하지 않고, 더 넓은 세상이 있음을 항상 염두해두는것같아요. 앞으로 여러분과 소통하면서 저도 더많이 배우겠습니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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