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뉴스레터에서는 우리가 자기 통제에 실패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자기통제를 잘하기 위한 전략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람마다 성향, 해야할 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맞는 전략도 다릅니다. 최대한 다양한 전략을 소개할 테니 이중에서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찾아서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하면, 무언가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것에 대해 평가를 합니다. 좋으면 하고, 싫으면 하지 않는 반응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반응은 새로운 상황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요컨대 우리의 행동은 상황 → 주의 → 평가 → 반응 → 상황으로 이어지는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습관적인 행동의 경우 주의와 평가를 건너 뛰고 상황에서 반응으로 바로 이어집니다.
모든 문제는 조기에 해결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자기 통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안젤라 덕워스 등의 심리학자들은 자기 통제에서 상황을 다루는 전략에 주목하라고 권합니다. 우리의 갈등과 고민은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피하고, 목표 달성이 쉬워지는 상황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상황을 다루는 전략(간단히 "상황 전략"이라고 하겠습니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장소
상황 전략의 대표적인 예는 장소를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어떤 행동이든 하기 쉬운 장소가 있고 어려운 장소가 있습니다. 공부는 클럽보다 도서관에서 잘됩니다. 공부를 하려면 클럽보다 도서관에 가는 것이 당연한 전략입니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반대로 행동하는 사람도 흔합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흔한 이유 한 가지는 그냥 귀찮아서입니다. 도서관에 가면 공부가 잘 되지만, 도서관은 멀거든요.
그러면 익숙한 공간, 가기 쉬운 공간을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공간으로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집에서 일이나 공부가 잘 되지 않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일, 생활, 놀이 등이 한 공간에 섞여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책상에 앉으면 SNS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든 사람에게는, 책상이 SNS를 하는 공간입니다. 그 책상에서 공부를 하려니 자꾸 SNS 생각이 납니다. 가능하면 일하는 공간, 공부하는 공간과 노는 공간을 분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회적 도움
함께하는 사람도 중요합니다. 놀 때는 재미있는 친구지만, 같이 공부하려고 하면 자꾸 놀자고 한다면, 그 친구와는 놀 때만 함께 하고 공부할 때는 떨어져 있는 것이 낫습니다.
또는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친구에게 내가 공부를 해야 하니 도와 달라고 말하는 것이죠. 다만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들은 의외로 도움이 잘 안되기도 합니다. 일단 이들이 나를 돕기 위해서는 본인부터 자기 통제를 해야 합니다. 이들은 나와 오랜 시간 같이 붙어 있기 때문에, 자기 통제도 더 많이 해야 합니다.
게다가 이런 관계는 오랜 시간 복잡한 감정으로 얽혀있습니다. 내가 말로만 공부한다고 하고 노는 것만 평생 지켜본 가족들에게 내가 공부를 하도록 자기 통제를 하도록 도와 달라고 말하면, 그게 아무리 진지한 요청이라도 "이번에는 또 얼마나 가려고?"하면서 냉소적으로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가까운 사람들이 큰 도움이 못되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원래 어려운 일입니다.
차라리 잘 모르는 남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코칭이나 상담, 또는 전문적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들끼리 그룹을 이뤄 서로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보상과 처벌
스스로에게 보상이나 처벌을 줄 수도 있습니다. 해야할 일이 있는데 하기 싫다고 유튜브에서 영상을 보고 있으면 시간만 갑니다. 이럴 때는 반대로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유튜버에는 여러 개의 영상을 재생 목록으로 만드는 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보고 싶은 영상을 재생 목록으로 만듭니다. 다음에 할 일을 한 가지 할 때마다, 보상으로 영상을 하나씩 보는 것입니다.
반대로 스스로에게 처벌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친구들과 스터디 모임 같은 것을 할 때, 숙제를 못해오면 벌금을 거둘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거둔 벌금으로 다같이 맛있는 걸 사먹으면 효과가 떨어집니다. 그건 보상이기 때문입니다. 모아둔 벌금을 가장 혐오하는 단체에 기부하시면 가장 효과적입니다. 숙제를 하지 않으면 당신은 "그 작자"들에게 돈을 보태주는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려는데 과자를 참기 어려우면, 아주 비싼 과자를 사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과자를 하나 먹을 때마다 돈이 아깝기 때문에 처벌이 됩니다. 물론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분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전략입니다. 이런 분들은 과자는 과자대로 먹으면서, 통장도 녹아내릴테니 쓰시면 안되겠죠.
🚫선택지 제한과 접근성 조절
선택지를 제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정적 행동을 선택지에서 제외해버리면 할 수가 없습니다. 낭비가 심하다면 월급은 적금에 자동이체를 시키고, 신용카드를 없애세요. 쓸 돈이 없으면 낭비도 할 수 없습니다.
선택지를 완전히 제한할 수 없다면 접근성을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줄여야 하는 행동은 어렵게 만들고, 늘려야 하는 행동은 쉽게 만드세요.
간식을 너무 많이 먹는다면, 집에 간식을 사두지 않는 것도 방법입니다. 만약 간식을 사둔다면 쉽게 손닿지 않는 곳에 두세요. 뷔페에서 냉장고 문을 닫아두기만 해도 손님들이 아이스크림 먹는 양이 줄어듭니다.
반대로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면, 오며 가며 먹기 좋도록 손 닿기 쉬운 곳에 채소를 두시는 게 좋습니다.
🏃대체 행동
우리의 몸은 하나기 때문에, 동시에 두 가지 행동을 할 수 없습니다. 피하고 싶은 행동이 있을 때는, 그것과 동시에 할 수 없는 대체 행동을 하는 것이 유용한 전략입니다. 예를 들어, 야식을 줄이려면 일찍 자면 됩니다. 자면서 음식을 먹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하고 싶은 행동이 있을 때는 그 행동과 대체 관계에 있는 행동들을 피해야 합니다. 그 행동들이 딱히 나쁜 행동이 아니라도, 목표 지향적 행동을 방해합니다. 운전 중에 전화를 하는 것이 권장되지 않는 이유입니다. 사람은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화에 몰입하다보면 어느 순간 운전에 집중력을 잃게 됩니다.
🧘신체 상태 관리하기
자기 통제를 잘하려면 신체 상태를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신체 상태는 우리의 의사 결정 능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는 자기 통제력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운동도 해야 합니다.
밤에 일찍 자려면 커피를 늦게 마시면 안 됩니다. 저녁 시간에는 정신을 각성시키는 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 강한 충동을 이용하기
아침에 잠을 깨도 침대에서 꾸물럭대며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별히 피곤한 것도 아닌데, 아무 것도 하기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행동 관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물체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계속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관성이 있듯이, 사람의 행동에도 하던 걸 그냥 계속 하려는 관성이 있습니다.
이런 관성을 바꾸려면 더 강한 충동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핸드폰을 손닿지 않는 곳에 두고 자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계속 꾸물거리려는 충동과, 밤 사이에 핸드폰에 쌓인 알림을 확인하고 싶은 충동 사이에서 후자가 더 강하다면 결국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외에도 다양한 전략들이 있습니다. 다음 주 뉴스레터에서는 주의나 평가를 다루는 생각의 전략들을 다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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