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가 우리에게 일깨워준 것

미션58🚩 '푸바오들'을 지켜라

2024.04.15 | 조회 4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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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100

한국 사회, 100가지만 바뀌어도 살 맛 날 걸요?🥳 지금 필요한 100가지 제도 변화를 이야기하는 미션100레터. 매주 월요일, 무겁고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어 전해드려요.

사진: 에버랜드
사진: 에버랜드

용인에서 나고 자란 귀염둥이 판다곰 푸바오가 중국으로 갔어요. 많은 시민들이 푸바오를 떠나 보내며 슬프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는데요, 동물원들은 벌써부터 푸바오의 뒤를 이을 인기 동물을 찾고 있어요.

 

'동물 셀럽'의 시대

2020 7 20일 국내에서 자연번식으로 태어난 푸바오는 영상을 통해 처음 모습이 공개되면서 사랑둥이가 되었어요. 에버랜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푸바오 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5억 뷰가 넘어요. 푸바오가 등장한 이후부터 푸바오가 떠나기 전까지 에버랜드의 판다월드를 찾은 방문객 수는 550만명에 달하고요, 푸바오 관련 물품은 330만개나 팔렸대요. 덕분에 에버랜드를 소유한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322억원의 영업손실을 지난해 흑자로 전환하며 66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어요. 판다 한 마리가 스타 아이돌 그룹 못지 않은 영향력과 경제효과를 만들어낸 거예요.

 

다음 푸바오는 누구?

3년여간 에버랜드를 먹여 살린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자, 동물원들은 푸바오 뒤를 이을 다음 셀럽을 찾고 있는 것 같아요. 푸바오만큼 귀여운 다른 동물들을 내세우며 열심히 홍보를 하고 있거든요. 서울대공원은 지난달 3마리의 레서 판다를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어요. 서울대공원은 2010년에도 레서 판다를 들여왔지만, 이들이 사망하자 새로운 레서 판다를 데려왔습니다.

푸바오는 귀여움으로 살아남았지만

푸바오 열풍으로 동물원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전시동물에 대한 관심도 커졌는데요, 이 같은 열풍에 동참하면서도 우려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물이 셀럽이 됐을 땐 극진한 대접을 해주지만, 인기가 식거나 나이가 들면 푸대접을 받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또 너도나도 동물 셀럽을 배출시키려고 하면서 전시동물 사업이 활성화되는 것이 과연 올바른지에 대한 고민도 드러나고 있어요.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전시동물들은 자신의 고유한 습성이 제한되는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이에요.

대구의 달성공원에 사는 코끼리인 코순이는 한 자리에 서서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행동을 계속 반복해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나오는 정형 행동이래요. 코순이가 사는 달성공원의 코끼리사는 국내에서 가장 좁은 곳이라고 합니다. 달성공원에 사는 침팬지 한 마리는 사육장을 탈출하다가 숨지기도 했죠. 얼마전에는 성남시 한복판에 동물원에서 탈출한 타조가 돌아다니는 일이 있었잖아요. 작년에는 무리를 지어 다니는 습성을 가진 얼룩말이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동물원을 탈출한 사건이 있었고요. 푸바오는 충격적인 귀여움으로 스타가 되어 살아남았지만, 다른 전시동물들의 삶은 죽거나, 미치거나둘 중 하나인 경우가 많아요.

대구 달성공원의 코순이. 사진:경향신문
대구 달성공원의 코순이. 사진:경향신문

 

“푸바오로 번 돈 동물복지 위해 써라”

한 동물권단체는 푸바오로 번 이익을 전시동물을 위해 써달라고 에버랜드에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조직했어요. 푸바오 팬덤도 이같은 목소리에 공감할 수 있었어요.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기 전 검역기간을 지내야 하는데, 방사장이 모자라 한 달 내내 내실에서만 생활해야 한다는 사실에 푸바오 팬들이 화가 나 있었거든요. 에버랜드가 판다 수를 늘려온 데다가, 푸바오가 검역기간을 거쳐야 하는 시기도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방사장을 왜 미리 준비하지 않았냐는 거예요. 티켓값을 올리고 전시동물 굿즈를 판매해 돈을 쓸어 담으면서도 동물의 복지는 개선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다함께 분노한 거죠. 한 동물보호단체는 에버랜드의 내실은 대부분 지하에 있으며 장기간 내실에서 지내는 동물들은 푸바오의 한 달 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다고 비판했어요.

 

다른 해외 판다들과 달리 검역기간 내내 내실에서 지낸 푸바오. 사진: 에버랜드
다른 해외 판다들과 달리 검역기간 내내 내실에서 지낸 푸바오. 사진: 에버랜드


‘자연사’도 어려운 전시동물

국내 동물원이 보유한 국제적 멸종위기 야생동물 가운데 77.2%가 자연사가 아닌 원인으로 사망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어요. 동물원의 동물들 대부분이 질병 혹은 사고로 사망했다는 이야기예요. 그동안 동물원이 등록제로 운영되면서 누구나 최소한의 시설만 갖추면 동물원을 만들 수 있고, 관리규정이 부족해 전시동물 관리를 소홀히 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탓이 커요.

작년 말, 114년 만에 법이 개정되면서 동물원을 규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동물원은 동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동물 관리에 대한 계획을 수립하고 동물원 허가권자의 감독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기존의 동물원들은 이러한 규제가 적용되기까지 5년의 유예기간이 남은 상황인데요, 푸바오가 우리에게 남기고 간 동물복지의제가 잊히지 않고 전시동물들의 삶이 하루빨리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참고문헌 환경부. 23-12-05. [동물원·수족관 설립 ‘허가제’로…야생동물 보호·관리 강화한다]. 동아일보. 22-09-15. [동물원 멸종위기종 77%, 질병-사고로 폐사]. 한겨레. 24-04-09. [“바오네 유일한 세상이 동물원”…‘귀여움’ 소비로 그치지 않으려면]. 경향신문. 24-04-03. [우리가 푸바오에 열광하는 동안 죽어간 복동이와 루디···‘이상행동’ 동물 실태]. 한국일보. 24-03-28. ["에버랜드, 푸바오 열풍으로 번 돈을 동물에게 돌려라" 서명운동]. 한국일보. 24-04-04. ['이젠 진짜 안녕' 푸바오와 함께 한 1155일... 숫자로 돌아본 놀라운 팬덤]. 한국일보. 24-04-03. [푸바오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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