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쿠팡이츠·요기요 모두 ‘배달비 무료’ 선언
요새 배달음식 주문할 때 배달비 무료인 거 알고 계신가요? 음식 배달 플랫폼들이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거든요. 쿠팡이츠가 지난달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비 무료 서비스를 하겠다고 선언하자, 요기요도 멤버십 구독료를 낮추고 ‘17,000원 이상 주문 시 무료 배달’ 정책을 내걸었어요. 배달 앱 시장 점유율 1위인 배달의민족도 경쟁에 뛰어들었죠.
이러한 경쟁이 벌어지게 된 이유는 코로나 유행 시기 급성장했던 배달 앱 시장이 현재 침체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배달 앱 본사가 고객의 배달비를 부담해주겠다고 나서는 게 언뜻 출혈경쟁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요, 몇 년 전보다 사람들이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지 않는 상황이니 경쟁사를 누르고 점유율을 장악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겠죠. 결국 고객을 뺏어오기 위한 전략인 겁니다. 이러한 이벤트로 인해 배달음식 수요가 높아져서 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을 거고요.
자영업자 커뮤니티엔 ‘두렵다’는 반응이 지배적
배달비 부담이 적어진 고객들이 평소보다 배달음식을 많이 주문하게 된다면 요식업을 하는 점주들도 기뻐할 것 같은데요, 예상과 달리 많은 점주들이 배달비 무료 경쟁을 불안한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어요. 배달 앱 업체들이 정책을 발표하자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선 환영 의견보다 우려하는 내용의 글들이 여럿 올라왔어요.
배달앱 3사 속내는…수익성 높은 요금제 활성화?
자영업자들이 무료배달 정책을 반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정률제 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에요. 배달비 무료 정책은 배달 앱 3사 모두 ‘자체 배달 서비스’를 통해서만 운영되는데요, 이 서비스는 정률의 수수료 체계를 갖고 있어요. 가게 측은 매출(전체 주문금액)의 일정 비율을 배달앱 회사에 떼어줘야 하는 거죠. 배달앱 3사가 자체배달 서비스로 수취하는 수수료는 요기요가 12.5%, 쿠팡이츠는 9.8%, 배민이 6.5%예요. 이 정률의 수수료에 업주 부담 배달비를 건마다 1900~3000원 정도 더 내야해요. 카드수수료도 3.3%를 가져가고요. 자영업자들은 배달앱의 자체배달 서비스를 두고 ‘배달앱 회사의 배만 불리는 요금제’라고 말해왔습니다.
고객이 부담해야 할 배달비를 배달앱이 부담해주면서까지 ‘무료배달 시대’를 열겠다고 하지만, 결국 정률 요금제로 업주들을 유인하기 위한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무료 배달 열풍이 불면, 높은 수수료가 부담스러워 배달앱의 자체배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았던 업주들도 가입을 하게 될 수밖에 없잖아요. 그동안 배달앱 회사들이 가게배달보다 자체배달을 훨씬 더 많이 홍보해왔던 걸 보면, 무료배달 정책이 배달앱 회사의 수익성을 보장해주는 사업모델을 공고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음식가격·최소주문금액 인상 예측도
배달앱 회사들의 수익모델이 자리잡는 것이 소비자에게 과연 이익일까요?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배달앱 회사들이 당장은 고객을 위해 돈을 쓰는 것 같지만 절대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자체배달 무료’에 고객들이 몰리면 자영업자들은 자체배달 요금제에 가입해 기존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배달앱 회사에 내게 될 것이고, 음식가격 인상은 불 보듯 뻔하다는 거예요. 자영업자들은 벌써부터 쿠팡·배민 등이 정률제 요금제를 통해 기존보다 얼마나 더 수수료를 가져가는지 계산해보며 음식가격이나 최소주문금액 조정을 논의하고 있어요.
음식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는 더 많은 돈을 쓰게 되고, 그 돈은 자영업자가 아니라 배달앱 회사에 가게 됩니다. 배달의민족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65%나 증가했는데요, 어마어마한 성장률보다 더 화제가 됐던 건 배당금의 규모입니다. 배민이 재작년에 벌어들인 돈(당기순이익)의 150%를 작년에 주주들에게 배당했어요. 배달의민족의 지분은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가 99.07%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와 자영업자에게서 가져간 수수료로 해외 법인이 엄청난 이익을 챙기고 있는 지금, 자영업자와의 상생은 고려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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