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국내 개발 폐암 치료제 Lazertinib, FDA가 병용요법만 승인한 이유

탐색적 분석에선 Lazertinib도 Osimertinib과 비슷했습니다. 그런데 FDA는 왜 병용요법만 승인했을까요?

2026.08.02 | 조회 152 |
0
|
from.
엠제이

2024년 8월, 국내 개발 항암제 Lazertinib(렉라자)이 미국 FDA 승인을 받았어요.

국내에서 개발된 항암제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승인 내용을 들여다보니 흥미로운 점이 하나 있었어요.

첨부 이미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렉라자 승인’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국에서 승인된 것은 Lazertinib 단독이 아니라, Amivantamab과의 병용요법이었어요.

한국에서는 Lazertinib을 단독으로 사용하는데, 왜 미국에서는 병용으로만 허가됐을까요? 단순히 허가 기준이 달라서였을까요?

 

자료를 따라가다 보니, 이 차이는 약의 성능보다 임상시험이 처음부터 어떤 질문을 던졌는가에서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 왜 이런 질문을 하게 됐을까요?

의문은 여기서 시작됐어요.

 

한국에서 Lazertinib은 먼저 T790M 양성 환자의 2차 치료제로 2021년 조건부 허가를 받았고, 이후 LASER301 결과를 근거로 2023년 1차 단독요법까지 적응증이 확대됐습니다.

 

반면 미국 FDA는 Lazertinib 단독을 승인하지 않았어요.

오직 Amivantamab과의 병용만 승인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점은 미국 승인의 근거가 된 MARIPOSA 연구에 Lazertinib 단독군이 있었다는 사실이에요.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이어집니다.

  • Lazertinib 단독은 효과가 부족했던 걸까요?
  • 왜 굳이 단독군을 넣었을까요?
  • 반대로 단독 결과도 괜찮았다면, 왜 FDA는 병용만 승인했을까요?
첨부 이미지

 

이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신약 허가가 아니라 EGFR 치료 전략과 규제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요.

 


🧩 두 약은 경쟁자가 아니라 조합이에요

먼저 헷갈리기 쉬운 부분부터 보면,

 

Lazertinib과 Amivantamab은 서로 경쟁하는 약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변이 암을 공격하도록 설계된 조합이에요.

 

Lazertinib은 3세대 EGFR-TKI(thyrosine kinase inhibitor)입니다.

세포 안으로 들어가 EGFR kinase를 억제하며, CNS 침투를 고려해 개발된 약이에요. Osimertinib과 같은 3세대 EGFR-TKI 계열에 속합니다.

Lazertinib은 mutant EGFR을 억제하면서 wild-type EGFR은 상대적으로 덜 억제하도록 개발됐어요. 따라서 항체와 병용할 때 피부 발진이나 설사처럼 정상 조직의 EGFR 억제에서 발생하는 on-target 독성의 중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Amivantamab은 EGFR과 MET(중간엽 상피 전이인자)을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특이항체예요.

세포 밖의 EGFR·MET 수용체에 결합해 신호를 차단하고 수용체의 하향 조절을 유도하며, 면역세포를 끌어들여 ADCC(항체의존적 세포독성)과 같은 효과도 냅니다.

 

즉 한 약은 세포 안의 kinase를, 다른 약은 세포 밖의 receptor를 겨냥해요. 같은 EGFR 변이 암을 상대하지만 작용하는 위치와 방식이 다릅니다.

첨부 이미지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어요.

Amivantamab은 이미 미국에서 승인받은 약이었습니다.

Amivantamab은 2021년 CHRYSALIS 연구를 근거로 platinum-treated EGFR exon 20 insertion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FDA 가속승인을 받았어요. 당시 확인된 ORR(객관적 반응률)은 40%, DOR(반응지속기간) 중앙값은 11.1개월이었습니다.

 

하지만 exon 20 insertion은 상대적으로 드문 변이예요.

반면 EGFR 변이 폐암의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exon 19 결손과 L858R 변이입니다.

이 환자군의 1차 표준치료 자리에는 이미 Osimertinib이 있었어요.

 

그렇다면 개발사의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습니다.

Amivantamab을 exon 20 insertion을 넘어, 더 큰 EGFR 변이 시장인 exon 19 deletion·L858R 변이 환자군으로 확장할 수 없을까요?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나온 연구가 MARIPOSA입니다.

 


🧪 MARIPOSA는 무엇을 물었을까요

미국 승인의 근거가 된 MARIPOSA는 단순히 “Lazertinib이 좋은 약인가?”를 묻는 연구가 아니었어요.

 

연구의 핵심 질문은 더 컸습니다.

AmivantamabLazertinib의 병용이 Osimertinib보다 더 나은 1차 치료가 될 수 있을까요?

 

연구 설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P: 이전에 진행성 질환에 대한 전신치료를 받지 않은 EGFR exon 19 결손 또는 L858R 변이의 국소 진행성·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 I: Amivantamab + Lazertinib
  • C: Osimertinib
  • 추가 시험군: Lazertinib 단독
  • Primary endpoint: PFS(무진행생존기간), Amivantamab+Lazertinib과 Osimertinib의 비교

 

환자 1,074명이 2:2:1로 배정됐어요. Amivantamab+Lazertinib 429명, Osimertinib 429명, 그리고 Lazertinib 단독 216명입니다.

첨부 이미지

 

여기서 핵심 질문이 있어요. 왜 Lazertinib 단독군이 있었을까요?

이 단독군은 Osimertinib을 이기는지 보려고 넣은 ‘허가용 비교군’이 아니었습니다.

병용요법에서 각 구성 성분이 얼마나 기여하는지(contribution of components)를 평가하기 위한 군이었어요.

즉 병용의 이득이 정말 Amivantamab을 더해서 생긴 것인지, 아니면 Lazertinib 하나만으로도 나오는 것인지를 가려내기 위한 장치였습니다.

 

결과부터 보면, 등록의 대상이었던 병용요법 대 Osimertinib의 endpoint 비교는 병용의 승리였어요.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30% 낮았습니다(HR 0.70; 95% CI 0.58–0.85; P<0.001).

이 결과가 FDA 승인의 근거가 됐어요.

 

그렇다면 Lazertinib 단독군은 어땠을까요?

두 3세대 EGFR-TKI인 Lazertinib과 Osimertinib을 무작위·이중맹검 조건에서 사전계획한 탐색적 분석에서, Lazertinib 단독은 Osimertinib 단독과 무진행생존이 사실상 비슷했습니다.

중앙 PFS는 18.5개월(Lazertinib) 대 16.6개월(Osimertinib)이었고, HR은 0.98이었습니다(95% CI 0.79–1.22; p=0.86). 뇌전이 등 고위험 하위군에서도 결과는 일관됐어요.

즉 Lazertinib 단독은 효과가 없어서 실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 그런데 왜 단독은 승인되지 않았을까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1️⃣ 첫째, 애초에 개발 전략의 중심이 병용이었습니다.

MARIPOSA의 핵심은 병용(Amivantamab+Lazertinib)이 Osimertinib보다 좋은가였습니다.

이미 Osimertinib이 표준인 상황에서, Lazertinib 단독으로는 차별적으로 우위를 선점하기 약했어요. 반면 병용은 Osimertinib 대비 PFS 우월성을 입증해 더 큰 EGFR 변이 시장으로 확장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Lazertinib 단독군은 허가를 위한 독립 비교군이 아니라, 병용 성분의 기여도를 보기 위한 탐색적 군으로 포함됐어요. 그래서 FDA 승인도 자연스럽게 병용요법 중심으로 결정됐습니다.

 

2️⃣ 둘째, 비슷해 보인다고 같은 것은 아니에요.

Lazertinib과 Osimertinib의 PFS는 비슷하게 나왔지만(HR 0.98), 이 비교는 비열등성이나 동등성을 검정하도록 설계된 시험이 아니었습니다.

95% 신뢰구간(0.79–1.22)과 p값(0.86) 또한, lazertinib과 osimertinib이 '같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두 치료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동등성을 말하려면 별도의 설계와 기준이 필요합니다. 즉, 이 결과만으로 Lazertinib 단독을 미국의 표준치료로 승인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했어요.

 

3️⃣ 셋째, 한국과 미국의 근거가 달랐습니다.

한국 허가는 LASER301에서 Lazertinib 단독과 Gefitinib을 비교해 우월성을 보인 결과를 기반으로 했어요(PFS 20.6개월 대 9.7개월, HR 0.45).

반면 MARIPOSA의 단독 비교는 Osimertinib 대비 탐색적 분석이었고, 우월성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약이라도 무엇과 비교했는지에 따라 허가 결론이 달라질 수 있어요.

 


💡 In MJ sight

허가 범위는 약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 약에 어떤 임상 질문을 던졌고, 어떤 비교를 사전에 검정했는지가 허가의 형태를 결정해요.

 

  • 한국: LASER301에서 Lazertinib 단독과 Gefitinib을 비교
  • 미국: MARIPOSA에서 Amivantamab+Lazertinib 병용과 Osimertinib을 비교

약은 같았지만 임상시험이 던진 질문과 대조군, 개발 목표가 달랐어요.

 

과거 EGFR 치료제 개발은 더 좋은 단일 TKI를 만드는 경쟁이었습니다. Gefitinib과 Erlotinib에서 Afatinib을 거쳐 Osimertinib으로 이어지는 흐름이었어요.

그러나 MARIPOSA는 질문의 방향이 달라졌음을 보여줍니다. EGFR 내부 신호를 차단하는 TKI에 세포 밖 수용체를 겨냥하는 항체를 더하고, MET과 같은 우회 내성 경로와 면역 효과까지 함께 고려해요.

이제 경쟁은 더 좋은 TKI 하나를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MARIPOSA 이후의 경쟁은 어떻게 될까요?


🔭 What’s next?

 

현재 미국에서 Lazertinib의 개발은 Amivantamab과의 병용요법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피하주사 제형 개발과 투여 간격 개선처럼, 병용의 효과를 유지하면서 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시도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지켜볼 질문이 있습니다.

병용요법은 정말 모든 환자에게 최선의 선택일까요?

임상시험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사실과, 실제 진료에서 모든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라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다음 글에서는 MARIPOSA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며, 이 질문을 따라가 보려고 합니다.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MJ 뉴스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6 MJ 뉴스레터

MJ의 신약 ∙ 약물 ∙ 임상 추적 과정을 공유합니다. "What changed? and What's next?"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