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넷플 광고 뭐함?

처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주제를 먼저 꺼내나요? MBTI? 사는 곳? 나이? 사실 이마저도 다르고 잘 모르면 어색함을 깨는 게 쉽지 않은데요🥲 장시간 내려앉은 어색한 분위기를 한 번에 깨는 마법의 질문! “요즘 넷플릭스 뭐 보세요?”
최근에 어떤 콘텐츠를 봤는지부터 어떤 장르를 좋아하는지까지, ‘넷플릭스’ 하나면 어색함이 감돌던 공간도 금 활기를 되찾게 되는데요! 넷플릭스 역시 이것을 이용한 재치 있는 카피로 공격적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요. 넷플릭스의 뚝심 있는 마케팅 캠페인 전략과 경쟁사의 맞대응까지, 같이 알아보시죠!
- 에디터 수빈

넷플릭스 - <요즘 넷플 뭐봄>

📌누가 : 넷플릭스
📌무엇을 : '요즘 넷플 뭐봄' 마케팅 캠페인
📌언제 : 2023년 6월 ~ 
📌어디서 : TVC, 유튜브 광고부터 옥외 광고까지
📌어떻게 : 넷플릭스의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소개
📌왜 : 달라진 소비자의 콘텐츠 소비 경향을 반영하기 위해

그래서 요즘 넷플 뭐보세요?

이번 2월, 넷플릭스는 1,279만 명의 가입자 수를 보이며, 국내 사용자 수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습니다. 우리나라 총인구수가 약 5,100만 명(2023년 기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5명 중 1명은 넷플릭스를 사용하고 있는 셈인데요. 어느덧 우리의 일상 속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넷플릭스, 넷플릭스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번 6월부터 ‘요즘 넷플 뭐봄’이라는 직관적인 카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이죠. TV에서도, 유튜브에서도, 지하철에서도, 넷플릭스는 매달 공개되는 신작들과 함께 ‘요즘 넷플 뭐봄’이라는 카피를 일관적으로 전달했습니다.

이렇게까지 공격적일 수가!

✅ 넷플릭스의 일관된 뚝심

앞서 언급했듯 넷플릭스 ‘요즘 넷플 뭐봄’ 캠페인은 이번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어느덧 연말을 기다리는 지금까지 이 카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오고 있어요.

그래서 얼마나 공격적이냐구요?

위의 썸네일들은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 속 콘텐츠인데요. 썸네일만 봐도 아시겠죠? ‘뭐봄’이라는 카피를 활용해 장소부터 직업까지,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한 넷플릭스 영상 추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답니다. 정호영 뮤지컬 배우를 MC로, 출연진도 글로벌 가수 ‘크리스토퍼’부터 축구선수 ‘조두성’까지 대기업 넷플릭스의 자본력을 실감하게 하는 게스트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근데 이것밖에 없냐구요..?

위에 보이는 영상들이 모두 넷플릭스 #요즘넷플뭐봄 의 광고를 포하한 유튜브 영상들입니다. 다들 한 번씩 봤을 것 같은 유튜버들이 많이 보이죠? 모두 1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들인데요. 물론 이외에도 더 많은 인기 채널들의 콘텐츠가 넷플릭스의 광고 요청을 받아 제작되었답니다.

✅ 타사와의 콜라보도?!

지금까지는 넷플릭스의 콘텐츠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타사와의 콜라보에 얼마나 공격적이었는지도 살펴볼까요? 일단 ‘요즘 넷플 뭐봄’ 캠페인을 위해 협업한 브랜드가 많은데요. 중요한 브랜드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아요.

넷플릭스 X 오늘의집

넷플릭스는 오늘의집과 콜라보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어떤 순간에 어떤 넷플릭스 작품을 보는지 소개하고, 넷플을 보는 나만의 공간 사진을 #요즘넷플뭐봄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리면 당첨자에게 오늘의집 포인트를 주는 이벤트였답니다.

넷플릭스 X 텐바이텐

문구 플랫폼 텐바이텐 역시 나만의 넷플릭스 작품을 이유와 함께 소개하면 당첨자에게 넷플릭스 굿즈 패키지를 주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넷플릭스 X 네이버

넷플릭스는 네이버 블로그와도 콜라보를 진행했는데요. 블로그에 자신의 넷플릭스 최애작을 소개하는 블로그 챌린지에 참여하면 추첨을 통해 선물을 주는 이벤트였답니다.

넷플릭스 X GS25

GS25는 넷플릭스와 협업해 넷플릭스 콤보 시리즈를 만들었는데요. 오징어 튀김부터 라거 맥주, 팝콘까지 영화를 볼 때 빠질 수 없는 간식들을 ‘요즘 넷플 뭐먹?’이라는 재치있는 응용 카피와 함께 소개했답니다.

넷플릭스 왜 이렇게 광고할까?

✅ 롤러코스터 같은 OTT 시장

제가 앞서 이번 2월, 넷플릭스가 국내 사용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래서 넷플릭스가 안심해야 되는 상황인가? 하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랍니다. 그것은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 시장의 특징에서 알 수 있죠.

여러분은 넷플릭스를 언제 구독하셨나요? 그리고 언제 구독을 취소하시나요? 아마 많은 분이 기대하고 보고 싶은 작품이 넷플릭스에 나왔을 때라고 답할 것 같고, 취소하는 시기 역시 더 이상 볼 작품이 없다고 느껴질 때일 것 같은데요. 이러한 경향은 넷플릭스만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최근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에서 철수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이 무색하게 ‘무빙’의 흥행은 국내 가입자 수 폭증을 야기했고, 디즈니에서는 K-콘텐츠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하게 했죠.

이렇듯 잘 만든 하나의 콘텐츠는 3개월 만에 몇 백만 명의 가입자를 불러 모을 만큼 대단한 위력을 보입니다. 잘 만든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입소문을 한 번 타게 되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그 콘텐츠를 보기 위해 해당 플랫폼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니까요.

하지만 이는 반대로 좋은 콘텐츠를 계속 플랫폼에 수급하지 못하면 빠른 가입자 수 급락을 보이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벼락치기의 민족인 K-시청자들은 결말이 나오면 하루에 몰아서 전편을 보는 성향이 강한데요. 그렇다 보니 보고자 플랫폼 구독의 목표였던 ‘원하는 콘텐츠 다 보기’가 끝나면 쉽게 구독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코로나도 끝나면서 바깥 생활도 늘어나니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핸드폰 속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 그래서 달라졌습니다! 넷플릭스 광고

예전에는 넷플릭스 역시 잘 만든 작품 하나의 위력을 알고 있었기에, 작품에 초점을 둔 광고를 많이 내보냈습니다. “이 작품 봐봐~ 재밌겠지? 넷플릭스에만 있어! 넷플릭스 가입해서 보렴” 이런 방식으로 광고를 제작했죠. 즉, 플랫폼보다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잘 보여주는 데 집중했어요. 물론, 넷플릭스가 한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에는 K-콘텐츠 시장의 위력을 체감하지 못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지금처럼 거액을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지금처럼 달마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지지 않았구요. 하나의 좋은 작품에 혹해 한 번이라도 더 넷플릭스를 가입하고 작품을 봐주는 데에 집중했던 것이죠.

하지만 지금의 넷플릭스는 사정이 다릅니다. 이미 매달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음은 물론, 엔데믹으로 인해 세상에 즐길 거리가 너무 많아졌습니다. 하나의 오리지널 작품에 몰아서 마케팅하면 고객들은 ‘그 작품’을 보기 위해 넷플릭스를 가입하지만, 목표를 달성하면 빠르게 넷플릭스를 떠났거든요. 각종 축제와 콘서트, 여행 등 밖으로 나오길 유혹하는 많은 이벤트도 넷플릭스의 한 작품 강조하기 전략에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넷플릭스는 신규 고객에게는 넷플릭스를 가입해야 하는 이유를 소구하면서도, 기존 고객들에게는 넷플릭스 구독 취소를 하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소구해야 했습니다. 다양한 TPO에 넷플릭스 작품을 연결 지으면서 넷플릭스를 봐야 하는 동기를 계속 전달하는 것이죠. ‘요즘 넷플 뭐봄’이라는 카피를 ‘OO 넷플 뭐봄’으로, 장소, 상황, 인물 등의 키워드를 넣어 활용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웨이브는 가만히 있지 않지

많은 호평을 받는 넷플릭스의 캠페인, 하지만 이걸 기가 막히게 이용하는 경쟁사가 있었으니! 바로 웨이브입니다. 웨이브는 ‘요즘 넷플 뭐봄’이라는 카피를 재치 있게 역이용해 ‘요즘 넷플 말고 뭐봄’이라는 캠페인을 선보였는데요.

‘요즘 넷플 말고 뭐봄’ → ‘요즘 웨이브 봄’이라는 재치 있는 카피를 이용해 홍대, 이태원, 여의도 등 서울 주요 장소에서 옥외광고를 진행했답니다. 이 광고를 본 사람들은 넷플릭스를 대놓고 견제하는 카피에 신선함을 느꼈는데요. 사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해외에서는 흔해도 국내에서 흔하게 볼 수 없기에 더 신선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죠.

또한 사람들은 넷플릭스에서 볼 것이 없을 때, 갈아타고 싶은 욕구가 생길 때, 자연스럽게 웨이브를 떠올릴 수 있겠죠? 여러 OTT 플랫폼을 동시 구독하고 있는 소비자들에게도 ‘너희가 넷플에서 채우지 못한 갈증을 우리가 풀어줄게’하는 메시지를 소구할 수도 있을 것이구요!

지금까지 머기업 넷플릭스의 폭룡적인 ‘요즘 넷플 뭐봄’ 마케팅 사례와 맞불 전략으로 대응하는 웨이브를 살펴보았는데요! 엔데믹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넷플릭스는 어떤 next step을 보여줄지? 경쟁사들은 어떻게 대처할지? 앞으로의 전략이 궁금해지네요
- 에디터 수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