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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젠더 프리 캐스팅

2022.07.11 | 조회 6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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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뉴스레터 MUB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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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님 안녕하세요?

저번 한 주는 하반기를 알리는 다양한 작품의

캐스팅 소식들로 공연계가 불타 올랐는데요.

그 중에서도 많은 팬들의 환호를 받은 캐스팅 소식이 있었죠.

바로 뮤지컬 미드나잇-액터뮤지션이예요.

출처: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공식 인스타그램
출처: 미드나잇 액터뮤지션 공식 인스타그램

작년 재연까지만 해도 ‘액터뮤지션’의 추상적인 캐릭이자 무성의 존재인 비지터 역에는 남성 배우들만이 캐스팅 되었는데, 올해 상반기 캐스팅에는 비지터 역에 여성 배우인 장보람 배우가, 하반기 캐스팅에는 홍륜희 배우가 추가로 합류하였습니다!

 

이러한 핫한 캐스팅 소식과 함께 오늘은

"젠더프리 캐스팅"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요!

 

 

🔎 젠더 프리 캐스팅이란? 

젠더 프리(Gender-Free)는 ‘성에 의한 제약을 받지 않음' 뜻하는데요. 그리고 이러한 개념을 적용한 '젠더 프리 캐스팅'은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배역을 결정할 때 성별을 제외한, 해당 캐릭터를 충분히 잘 소화할 수 있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배우를 캐스팅하는 것을 의미해요.

, 배역을 남과 여 이분법적 구분을 넘어서 재해석한다는 취지로 이루어진 것이 바로 젠더 프리 캐스팅이에요. 그리고 이러한 캐스팅은 작품 밖에서 극을 이끌어가는 해설자나, 영적인 존재 등 성별에 크게 제약을 받지 않는 배역들에 많이 시도되고 있어요.

 

📖 젠더 프리의 또 다른 용어는? 

사실 젠더 프리 캐스팅이라는 용어 자체가 ‘젠더가 없음’을 의미하는 단어라, 현재 성별에 구애 받지 않고 이루어지고 있는 모든 형태의 캐스팅을 젠더 프리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 내용이나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고 해요. 그렇다면 한 번 다양한 젠더 프리 캐스팅 방식에 대해 알아볼까요? 

 

1) 크로스 젠더 액팅 (Cross-gender Acting)

출처: 신시컴퍼니 / 뮤지컬 마틸다 - 트런치불 교장 역의 최재림 배우
출처: 신시컴퍼니 / 뮤지컬 마틸다 - 트런치불 교장 역의 최재림 배우

크로스 젠더 엑팅이란 말 그대로 성을 바꿔 캐스팅하는 것을 의미해요. 대표적으로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의 트레이시 엄마 에드나, 그리고 뮤지컬 <마틸다>의 트런치불 교장과 같은 여성 캐릭터를 덩치 큰 남성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크로스젠더 액팅의 대표적인 예시로 볼 수 있어요.

이렇게 성을 바꿔 캐스팅했던 연극의 역사는 매우 오래 되었는데요. 비극의 근원이 되었던 고대 그리스 시대 연극은 배우가 2~3명만이 출연하고 나머지 역할은 코러스가 맡았습니다. 2~3명의 배우가 모든 역할을 담당해야 했으니 성별의 구별은 무의미했지요.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여성이 무대에 서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년이나 왜소한 남성이 여성 역할을 해야만 했어요. 이처럼 다른 성을 연기하는 것을 '크로스젠더 액팅'이라고 해요.

 

2) 젠더 벤딩(Gender-Bending) + 젠더스와프(Gender-Swap) 캐스팅

젠더벤딩은 성별에 따른 기존의 성 역할이나 외모의 전형적인 모습을 의도적으로 뒤집거나, 뒤섞거나, 혹은 드러내지 않는 것을 가리키는 단어인데요. 이러한 개념을 적용한 젠더 벤딩 캐스팅(혹은 젠더스와프 캐스팅)은 배우가 자신과 다른 성별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경우와 배우 성별에 맞춰 캐릭터의 성별을 바꾸는 경우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에요. 우리가 알고 있는 기존의 젠더 프리 캐스팅(배우의 성에 구애받지 않고 캐스팅하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더욱 적극적인 연출 방향을 보여주며 여성 배우의 활동 영역을 넓힌다는 큰 특징이 있죠.

 

3) 블라인드 캐스팅

'블라인드 캐스팅'은 소수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시도에서 비롯된 캐스팅 형식으로, 인종, 성별, 장애 유무에 상관없이 연기만 잘한다면 그 배역에 맞는 배우를 캐스팅하는 방식을 의미해요. 블라인드 캐스팅은 소수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한 시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남성 혹은 백인 배우가 다른 성별, 인종을 연기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그러나 중립적인 용어가 착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최근에는 ‘컬러 블라이드 캐스팅’보다는 ‘컬러 컨시어스 캐스팅’이라는 단어를, ‘젠더 블라인드 캐스팅’보다는 ‘젠더 블라인드 캐스팅’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젠더 프리와 젠더 벤딩, 크로스젠더 액팅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에요. 대표적으로 연극 <비평가>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연극 <비평가>는 권위적인 연출가와 작가가 등장하여 작가의 작품에 대한 비평을 두고 벌이는 연극인데요. 이때, 원작에서는 남자 비평가와 작가가 등장해요. 국내 초연 때는 원작을 그대로 따라서 남자 배우들이 두 역할을 맡았지만, 재연에서는 대본은 수정하지 않고 대신에 여성 배우들이 두 역할을 연기했어요. <비평가>의 경우, 보는 관점에 따라 젠더 벤딩 더 나아가 크로스젠더 액팅으로 보는 것이 가능해요. 비평가와 작가의 성을 무시하게 되면 젠더 프리가, 이들을 여성으로 인식하면 젠더 벤딩이, 등장인물을 여성 배우가 연기하는 남성으로 인식하면 크로스젠더 액팅이 되는 것처럼 말이에요.

 

 

🔄 한국에서 젠더 프리 캐스팅이 확산될 수 있었던 계기는? 

사실 젠더 프리 캐스팅은 국내 공연보다는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를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있는데요. 특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 수입된 라이센스 뮤지컬과는 달리 국내 창작 뮤지컬들에서는 젠더 프리 캐스팅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어요.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공연계에서의 젠더 프리 캐스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출처: CJ ENM MUSICAL / 뮤지컬 광화문 연가 - 월하 역의 차지연 배우
출처: CJ ENM MUSICAL / 뮤지컬 광화문 연가 - 월하 역의 차지연 배우

2017년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선 월하라는 인물에 남성 배우와 여성 배우가 동시에 캐스팅된 것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뮤지컬 ‘더 데빌’에선 X-Black과 X-White라는 배역에 남성 배우와 여성 배우가 동시에 캐스팅됐습니다. 이때 두 역할 모두 차지연 배우가 참여하였어요. 그렇다면 이러한 젠더 프리 캐스팅은 어떤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 공연계에도 확산될 수 있었을까요?

먼저, 캐스팅 배우의 성비 불균형을 꼽을 수 있어요. 현재 우리나라 연극과 뮤지컬의 경우 남성 배우와 여성 배우의 캐스팅 비율이 평균 7대 3 정도라고 해요. 당장 대학로에 올라오는 작품들만 봐도 남:여 비율이 2대 1 혹은 3대 1인 경우가 많죠. 심지어 몇 년 전 공연된 한 뮤지컬에서는 7명의 남성 배우와 1명의 여성 배우가 무대에 오르기도 했어요. 해당 뮤지컬이 논란이 된 이유는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맡은 남성 배우들에 비해 여성 배우는 헌신하는 어머니처럼 틀에 박힌 여성성을 상징하는 인물들을 1인 다역으로 소화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이렇듯 성비 불균형으로 이루어진 캐스팅은 필연적으로 캐릭터 다양성을 저해할 수 밖에 없어요. 

젠더 프리 캐스팅 확산의 가장 큰 계기로 미투 운동을 꼽을 수 있는데요. 지난 2018년 연극계에서 일어난 문화예술계 성폭력 사건과 이를 폭로한 미투 운동은 예술계에 종사하는 여성의 문제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무대 위 고착된 성 역할을 재인식하게 했어요. 이러한 맥락에서 젠더 프리 캐스팅은 성별 패러다임을 뒤엎는 동시에 공연예술 분야에서 여성 역할의 확장과 다양성을 도모하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어요. 미투 운동 이후 오래 전부터 당연하게 여겨졌던 무대 위 남녀 간 위계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파악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게 되었고, 이 운동을 계기로 젠더 프리 캐스팅은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죠. 특히 공연예술계 주 소비층이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이며, 젠더 이슈에 민감해진 관객들이 계속해서 예술 콘텐츠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젠더 프리 캐스팅은 공연 제작 문화 전반에 도입될 수 밖에 없어요. 

 

 

🎭 우리나라의 젠더 프리 캐스팅은? 

우리나라 공연계에서 최초로 젠더 프리 캐스팅이 이루어진 작품은 바로 2015년 공연된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인데요! 지저스를 괴롭히는 해롯 왕 역에 캐스팅된 배우 김영주는 한국 공연에서만 볼 수 있는 여자 헤롯 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시작으로 현재는 더욱 더 다양한 국내 작품에서 젠더 프리 캐스팅의 사례를 찾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뮤지컬 록키호러쇼

출처: R&Dworks
출처: R&Dworks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 뮤지컬 ‘록키호러에서는 콜롬비아 역에 남녀배우를 더블로 캐스팅하였는데요. 콜롬비아 역은 앞서 언급한 헤롯 왕과는 반대로 여성 배우들이 도맡아 연기해 온 캐릭터였지만, 남성 배우인 송유택 배우의 캐스팅으로 개막 전부터 큰 화제가 되었어요.

 

2) 뮤지컬 ‘트레이스 유’

출처: 장인엔터테인먼트 / 이우진 역에 '안유진' 배우 캐스팅
출처: 장인엔터테인먼트 / 이우진 역에 '안유진' 배우 캐스팅

섬세한 스토리와 록 콘서트 형식의 창작 뮤지컬 트레이스 유는 초연 당시부터 남성 배우가 연기했던 이우빈 역에 2016년 처음으로 여성 배우를 캐스팅하였는데요. 파워풀한 락 음악을 열창한 무대는 남녀 가리지 않고 팬심을 자극하였고, 박수 갈채를 받았다고 해요.

 

3) 연극 비평가

출처: 두산아트센터 공식 홈페이지 
출처: 두산아트센터 공식 홈페이지 

앞서 설명한 <비평가>의 경우 젠더 프리 캐스팅으로 크게 호평을 받은 작품 중 하나인데요. 연극 ‘비평가’에는 등장인물인 비평가와 작가가 나누는 대화에서 여성에 대한 편협한 인식을 드러내는 혐오스런 대화가 이어져요. 하지만, 대사는 그대로 두고 여성 배우로 캐스팅만 바꾼 결과, 폭력성은 옅어지면서도 위계적 관계가 도드라져 비판적 거리를 두고 작품을 바라보게 해주었어요. 이는 젠더 프리 캐스팅의 긍정적인 효과라고 볼 수 있어요. 

 

 

🎈앞으로의 젠더 프리 캐스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국내의 젠더 프리 캐스팅과 관련하여 우리는 국내 공연계가 가야할 방향은 어디인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어요. 해외에서는 이미 작품 속 성별의 벽을 허무는 다채로운 시도를 하고 있으며, 젠더 프리 캐스팅을 위한 네로파 (Neureal Roles Parity) 프로그램이 개발되기도 했는데요. 네로파 프로그램은 대본을 분석해 성별 구분이 필요하지 않는 대사를 찾아내는 활동이에요.

이처럼, 뮤무는 국내에서도 젠더 프리 캐스팅이 단발성 재미나 화제를 위한 일시적인 트랜드가 아닌 진정한 의미의 캐스팅 형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제작사와 더불어 관객들 역시 무대 위의 고정관념과 편견을 깨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다면 더욱 더 다양한 공연을 향유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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