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에 보고 듣고 읽은 것
올해 들어 가을은 더 짧고,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보고 듣고 읽으며 사색하기 딱 좋은 요즘. 10월에 접한 여러 콘텐츠 중 가장 좋았고, 그래서 감히 남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는 것들만 모아보았다.
🎬 룸 넥스트 도어 - 페드로 알모도바르
스페인의 악동이라고 불리던, 지금은 노장이라고 부르는 게 더 알맞을 49년생의 페드로 알모도바르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그의 영화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 최근 몇몇 작품을 보고 '이제는 더 이상 전작만큼 좋은 작품은 나오지 않겠구나'라고 생각했던 터라, 이렇게 좋은 영화로 돌아온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고 감사했다. 게다가 그의 필모그래피 중 처음으로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고. 또한 줄리앤 무어와 틸다 스윈튼 조합만으로도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끼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올해 좋은 영화를 많이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면 이 영화만큼은 꼭 극장에서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추천 지수: 4.1/5.0)
🎧 Laura Itandehui
멕시코의 싱어송라이터 Laura Itandehui의 앨범 <Laura Itandehui>. 멕시코 전통 음악이 가미된 재즈를 구사한다. 대표곡은 'Yo no necesito de mucho'로, '나는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다. 이와 어울리게 막대기 두 자루와 목소리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앨범도 귀찮아서 자기 이름으로 지어버린 듯한... 물론 노래는 하나하나 다 좋다. 온갖 소음이 난무한 현대 사회의 모든 복잡함에서 벗어나, 그저 단순한 고요함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함. (추천 지수: 3.8/5.0)
📖 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 지넷 윈터슨
지금은 절판된, 민음사 모던 시리즈에 수록되었던 책이 이번에 새로운 번역과 패키징으로 재출간된 것으로 보인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의붓어머니 아래에서 자라는 동성애자 딸의 이야기. 지넷 자신의 반(半)자전적인 이야기라고 한다. 자신의 수난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오히려 구도자의 모습과 겹쳐보였고, 힘든 현실에도 애써 괜찮으려 노력하는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던 책. 조숙한 화자가 등장하는 성장 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추천 지수: 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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