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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3 | 조회 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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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마세요

남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고싶습니다.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중. 책 집필로 인해 잠시 중단

사과

 내 전 후임, 전 팀원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많이 느끼는 하루다. 혹시나 내가 부족한 프로듀서가 아니었을까, 디테일을 챙겨주지 못하고 잘 이끌어주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혹시나 내 부족한 능력때문에 곤란한적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조심스럽게 오늘 그들과 술잔을 나눴다. 최근 나와 비슷한 덤벙거림과 동시에 감정적인 사람을 조우했더니 내가 저렇게 부족한 사람이을까? 하는 자기반성과 나때문에 피해본 사람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나는 내가 팀원으로 있던 당시, 커뮤니케이션 문제로 트러블을 일으키는 일이 종종 생겼었다. 상사 중 a를 지시하면 a1, a2, a3까지 눈치껏 내가 알아서 잘 처리하길 원하는 사람이 있었고 말의 속뜻을 유추하지 않고 고대로 받아들이는 나로써는 고역, 그 자체였다. 대부분 업무에서 겪는 문제는 의사소통에서 발생하였고 팀원들에게는 내가 겪은 트러블과 혼란을 주고싶지 않아 애기한테 설명해주듯 a부터 z까지, 하나하나 얘기하며 혼선없는 업무관계를 만들고자 노력했었다.

 허나 나는 천성이 꼼꼼하지 않고, 타인을 돌볼줄 아는 여유가 없었고, 집중하면 다른걸 못보는 좁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며 타인에 대한 이해가 무뎠기에,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 팀원들에게 부족한 사람이었을거다.

 시간이 지나 함께 술을 마시다보니 내 부족함을 채워주고 응원해준 팀원들의 배려가 기억나기 시작했다. 내가 집중할 일이 생기면 집중력이 흐트려질까봐 입을 다물고 일이 끝날때까지 대기해주던 아영작가, 내가 놓치는 부분이 있으면 항상 알아서 채워주던 희윤이, 알게 모르게 뒤에서 우리 팀원들을 묶어주는 연우

 한명한명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 있는 팀원들을 뽑았고 그들에게 최선을 다했지만 최근 일로 불안함과 미안함을 지울수가 없었다. 이런 생각이 드는걸 보니 팀원들을 많은 애정으로 품고 있었나보다.

 

 

 

표정

 가장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가, 나를 알거같으면서도 아직도 잘 모르겠다고 한다. 평소의 말투에서는 감정을 쉽게 알아차리기 힘들어 어떤 상태인지 알수가 없기에, 내가 솔직한지, 아니면 빈말을 던지는건지 분간이 힘들다고 하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나는 그 이유를 쉽게 알아차렸다.

 한 사람에게만 나는 말을할때 마음을 꾹꾹 담아 얘기를 하지, 평소에는 자동응답기마냥 큰 의미없이 말을 흘려보낸다. 그러다보니 듣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영혼과 감정이 빠진 말을 듣는 꼴일것일거고 혼란스러운게 당연히 이해가 간다. 

 그렇다 해도, 나는 태도와 자세를 바꿀 생각은 전혀없다. 내가 진심을 담은 말을 하는데 얼마나 큰 에너지와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지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할것이고, 그렇기에 한 사람한테 말고는 굳이 그만한 힘을 쏟고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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