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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 조회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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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지마세요

남을 의식하지 않고 글을 쓰고싶습니다.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기록중. 책 집필로 인해 잠시 중단

나는 왜 나 스스로를 간질이지 못하나

 이 명제는 사실 나에게 해당이 안되는 조건이다. 내 몸은 아주 살짝만 스쳐도(특히 옆구리, 가슴) 움찔거림과 동시에 간지러움을 느껴버리는, 웃음이 매~우 많은 신체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타인과 신체가 닿는걸 극도로 싫어하기에, 대부분 내가 얼마나 간지러움을 잘 타는지 예상하지 못한다.

 사춘기가 오기전, 서먹서먹해지기 전의 아버지는 나와 누나들을 간지럽히는걸 즐기셨다. 말로 다정함과 즐거움을 주는 법을 몰랐던 분이기에 주말이면 가족들을 간지럽히며 온 집안을 시끄럽게 했었다. 얼마나 시끄러웠냐면, 지금 생각해도 왜 이웃들이 찾아와서 항의하지 않았지?하고 갸웃거릴 정도로 소리를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대며 웃었다. 그렇게 한바탕 웃고나면 침대에 발라당 누워서 호흡을 가다듬고, 아버지는 약간의 대화와 한주간의 학업성적 등에 대해 물으시곤 약간의 어색함으로 천장만을 바라봤던 아버지만의 무언의 표현이 기억난다. 간지럽히는건 표현력이 부족한 우리집안의 가장 큰 애정표현이었다.

 그리고 지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침대에 누워 바보처럼 스스로 몸을 긁어 간지럽혀 보았다. 역시나 웃음이 나왔으며 나 자신에게 애정표현을 선물한 꼴이됏다. 외국에서 나홀로 옆구리와 발바닥을 스스로 간지럽히는 이 바보같고 웃긴 상황을 선물해준 Y에게 감사하다.

( 스스로 간지러움을 느낄수 잇는 몸이란걸 29살 먹고 호텔에서 혼자 내 몸을 이리저리 긁으며 확인한 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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