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보면 사람의 인생이 보인다는 말이 사실일까. 한획이란 단순한 한일자에 사람의 시간과 이념이 녹아들어 존재감을 내뿜을수 있는지 궁금하다. 그저 글자인지, 아니면 획이 모여 대해를 이루어 절벽을 깎아내리는 발버둥일지.
동갑내기인 친구가 1기 암을 진단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건 공부를 끝내고 잠들려던 참이었다. 난생 처음들어본 얼음장같던 그의 목소리는 많은것을 무거운 무게로 억누르는듯 했고 그의 냉기로 전화 너머 나까지 얼어버릴것만 같았다. 아무렇지 않은척, 평소보다 많은 말을 하며 감히 예측도 못하는 공감과 위로보다는 가벼운 세상의 이야기와 관심을 끌만한 주제로 잠시나마 그간의 일들을 잊을수 있게 도와주려 노력했다. 곧 만나자는 안부를 전하며, 짧은 위로 후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때가 작년즈음, 책을 집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각자의 목표를 응원해주었던 가을철 포근한 계절로 기억하는데. 사람의 인생은 글로 표현할수 없으며 말로 가늠할수 없는게 시간이자 삶인가보다.
1년 사이에 나와 내 주변인들에게 그림자가 드리운건지 기쁜 소식보다는 안좋은 이야기가 뻘의 밀물마냥 천천히 영역을 차지하며 해안으로 몰려온다. 생각지도 못한 불행들이 모여 그 무게를 감당못해 일어나지 못할수도 있다. 심지어 나를 방해하는것이 나 자신일수도 있고 남들에게 도움의 손을 뻗기 부끄러운 상황도 생길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건 자신의 문제가 아니고 그저 상황과 운이 안좋았을뿐. 자신의 마음을 갉아먹는 생각과 감정에서 벗어나 양기와 햇빛을 머금은 시간을 언젠가 모든 사람이 보상받았으면 좋겠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초록색으로 가득한 다정한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