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이모님께서 연락이 오셨다. 먼치킨과 렉돌, 어머니가 키우시던 두 성묘를 데려갈수 있느냐고. 아마도 리트리버까지 데려가셨고 장사를 하시다보니 여건이 힘드신가보다.
동물을 사랑하는 입장으로써 정말 데려가고 싶다. 특히나 두 고양이는 정말 사람을 잘 따르는 아이들인데, 첫만남부터 헤드번팅을 시작으로 온갖 애교로 환영해주던 아이들 아니던가. 하지만 나나 동생은 집보단 각자 사회에서의 시간이 더 길고 두 생명체를 책임지기엔 여유와 틈이 없기에 순간의 어여쁜 마음으로 욕심을 가져버리면 무책임함속에 상처받을 두 생명체가 쉽게 그려진다.
동물을 사랑할수록 멀어지는 기분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집을 찾아주겟다 말씀드렷고 주변 고양이를 키우는 친구들을 우선순위로 꼽아 연락을 돌리기로 맘 먹었다.
언젠가 드넓은 들판에서 나 또한 반려동물과 시간을 지내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언제 그 낭만을 이룰수 있을진 모르겠다.
난 똑같은데!
동기들을 만나러 가는길은 언제나 흥미롭다. 다들 인생이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는지 몇개월을 텀을 갖고 만나면 ‘헉’ 소리나는 변화와 제각기 다른 속도를 체감할수 있다. 첫 방송국인 S사는 현재 재직중인 회사와는 달리 건설회사의 자회사로써 색다른 정보를 취급하고 있는것이 많아 갈때마다 신기한 눈으로 동기들의 입을 쳐다보며 맹하게 있을때도 있었다.
어쩌다보니 동기 7명 전원이 모였고, 순식간에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전환됐다. 모임 이후 새벽엔 공부를 해야했기에 잔에다 입술을 대는 시늉만 하곤 빙글빙글 대화의 폭풍으로 자연스레 빨려 들어간다. 처음엔 팔짱을 끼고, 다른곳을 보며 이야기에 집중을 하며 편안하게 하고싶은 얘기나 끼어들고 싶을땐 과감하게 들어간다. 모르는 이야기를 할때는 피곤함을 달래 턱를 괴고 대화의 화자를 눈으로 쫓거나, 나에게 대화주제가 쏠릴때는 급한 답변보다는 우러러 나오는 마음속 깊은 솔직함을 찾아 말한다. 어느때보다 편하고, 어느때보다 자연스럽다.
오늘 동기들은 하나같이 나에게 하는말이 있었다. 너는 pd같지 않다고. 그냥 좀 우리랑 다른 부분이 있는거 같다고. 처음에는 그 말이 썩 좋은 표현으로 들리지 않았지만 오늘 이들의 시선을 쫓고 반응을 보니 이제야 알겠다. 이들은 나를 신비롭게, 부정보단 긍정으로 받아들였고 바라보고 있는 시선이 다르다는걸 알지만 결국 마지막은 한 지점에서 만난다는걸 느낀거다. Pd같지 않다는건 배척이 아니라 동경에 가까웠고 상호간의 존중이었다. y가 회식중 들었던 업계와 조직 내 사람들과 다른 느낌이라고 하던 이야기(정확한 문장이 아니다. 대충 비슷한 이야기의 흐름일거다.)와 비숫했는데 그 감정이 무엇인지 이해할수 있었던 대화와 관계의 흐름이었다.
행복한 동기모임이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귀가 후 해야할 일을하고 글을쓴다. 좋은 사람과 연애를 하고 좋은 영향을 받아, 그 후엔 내가 좋은 사람으로 되고자하면 또 다른 확장이 생긴다란걸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참 피곤한 나날이다! 주재원 기회의 등장으로 갑작스레 삶의 속도가 휙 바뀌었으니. 해가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했던가, 이제서야 좀 괜찮아질 텀이라고, 나에게 운이 따라주기 시작하는 시긴가 보다. 올해 하반기 주재원 시험을 잘 준비해보고 내년 상반기엔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