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면 장례식이 끝난다. 며칠간 잠자리를 제대로 가지지 못해 몽롱함으로 비틀거리며 상주자리를 지킨다.
자아를 유지하기위해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마음속 많은것을 꺼버리는게 최선이다.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낙하되어 다시 올라오기엔 너무나도 버거운 높이인거 같아, 어떻게든 줄위에서 버텨보려고 노력한다.
동일한 날에 가장 믿고 아끼던 사람들 두명이 떠나갔다. 한명은 내게 무한한 믿음을 줬던 사람이자, 한명은 처음이자 유일하게 내 가정사에 대해 모든걸 얘기했던 사람. 치유되지 못할정도로 크게 아파하고 버거워서 어쩔줄 모를거 같았는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않다.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정도로 정신없는 한주는, 내가 감정을 살필새도 없이, 상태가 어떤지 짐작도 못할정도로 상황이 전개되어 마치 몸이 거대한 에너지에 줄이 묶여버려 강제로 따라가는 기분이다.
오히려 다행인가. 이상하리 쉽게 감정을 꺼버리고 무감각한 상태로 지낼수 있다는게
장례식이 끝나면 감정이나 온갖 상념들이 밀물처럼 들어올까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