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선
귀를 찌르는 매미의 소음, 새벽에 감정을 내려놓고 나 자신을 3인칭으로 바라보는 이 행위, 온 몸과 감정을 한 지점으로 던져버리는 미련함, 이 모든게 행복하다.
동시에 오늘 행복과 동시에 누군가 내 목 끝에 칼을 겨눈 기분을 느낀다. 지금 가진걸 쉽게 망각하지 말라고, 지금 행복에 겨워 내가 해야할 일과, 앞으로 나아감을 잊지 말라고 섬뜩하게 누군가가 경고하는거 같다.
그렇기에 y와 입을 맞춰도, 함께 일을 끝내고 고된 상태로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나를 잠시 내려놔도, 피곤에 쩔어 잠을 못자더라도 해야할 일들을 미루지 못하겠다. 지금이 끝이 아니라 더욱더 행복할 나날들이 남아있고 여기에 만족할 내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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