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주의
나의 사진에 대한 욕심은 끝이난건지 걸어가던 와중, 사진은 사진일 뿐이며 자그마한 1x1픽셀 덩어리일 뿐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과 내가 완벽히 분리가 됐는지 전시회에서 내 사진을 어떻게 사용하던지 내 손을 떠난 하나의 결과물이라 생각하며 더이상 나를 대변하는 도구라고는 이제 생각이 들지 않는다. 굳이 대변하는것을 정의하자면 ‘새로운 도전’이란 행위로 바뀐거같다.
욕심과 타인의 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내려놨다. 그 자리엔 온전히 내가 좋아하는 피사체, 좋아하는 순간, 내가 좋으면 좋은거다 라는 취향이 자리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제 카메라 없이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도 아무렇지 않고 사진을 찍는 순간보다 아름다운 순간을 오감으로 느끼는게 더 중요해졌다.
내겐 사진은 사진일뿐이다.
행복
오늘 나는 가장 행복한 여행자였음을 확신한다.
피곤에 쩔어 늦잠을 자다 체크아웃 시간을 20분이나 늦어버렸다. 멋쩍은 웃음으로 호텔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하고 편한 반바지 차림으로 산책을 하다 눈에 밞힌 촌스러운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관광을 해야한다 라는 생각보다는 여행은 새로운 일상이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낮잠을 실컷 자다 특산물이 아닌 스페인 요리로 먹고싶은 식사를 하고 동네 주민들이 넘쳐나는 선술집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노력하지 않았다. 평소대로 먹고 잤으며 불필요한 대화도 없었다. 장담컨데 나는 오늘 가장 행복한 여행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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