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
아이러니하게 이별을 겪었는데 마음이 홀가분하다. 어차피 진실되지 못했던 관계, 끝을 바라보고 항상 불안에 떨었으니 올게 왔다라는걸까? 가슴에 손을 얹고, 그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지 않은적이 없었고, 마지막은 나의 찌질하고도 부족한 모든것들이 세상밖으로 나와버렸으니 이제는 더이상 감정이 남아있지 않을것이다. 이제 머리가 좀 차갑게 굴러가는거 같다. 멋진 사람을 만났기에, 그 이상의 취향을 담을수 있을거같다. 포기를 배웠기에 빈 곳간을 채울수 있을것이다. 하고자 하는것들이 있기에 그 시간은 온전히 나의 것이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면, 그 아이는 나의 감정을 알리가 없다. 싸우기에 바빳고 항상 수습은 나의 몫이기에, 내 상처는 이미 벌어져 있었고 어떻게든 반창고를 붙여주고 싶어한 그녀의 상처와는 달리, 내 상처는 소금이 가득한 선홍빛 속살이었다. 그녀의 말은 따가운 소금기를 머금은 바다로 내 상처를 뒤덮었고, 바다 밑에서 아프다고 소리지르는 내 고함은, 절대 들리지 않았던거같다. 돌이켜보면, 나는 애초에 기댈곳이 없었던 관계였던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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